한참을 길가에 서서
기다렸어요
당신과 함께 온 바람이
모두 지나가기까지
마음의 소용돌이가
모두 거두어져 까지
새벽이 찾아오지 않는
새벽의 정중앙에서
조그만한 빛도 기다리지 않고선
끝없는 암흑에서 주저 않았어요
가끔은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낼 필요 없이
절망 속에서 머무르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했죠
모든 바람이 지나가기까지
내면의 황량한 사막에선 가랑비조차
내리지 않았어요
얼마나 황량했겠어요
언젠가 우리가 걸어간 길이
교차점에서 만나더라도
조그만한 시간의 틈바구니
가느다란 호흡의 가장자리에서
아주 조금씩 아주 바짝바짝
벗어나고, 빗겨가고 있었겠죠
시간은 흐르고
마음은 가라앉고
새벽을 이젠 기다리지
않아도 어느정도의 어둠을 인정한 사이
바람은 모두 불어가고
당신의 뒷모습을 기억하고 있음을.
그래서 내게 다시는
그 사막의 문을 열지 않아도 됨을
당신 역시 그 시간들이
하나의 신기루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되는 서로의 시간은
이제 반짝이는 별과 같이 멀리멀리
누군가의 역사로
어떤이의 한숨으로 날아가겠죠
낭만이 숨쉬는 공간에서
어떤 것 하나도 벗어나지 않죠
기다림이 끝나가요
바람이 거의 다 지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