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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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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ug 16. 2019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마태복음 19장_포도원 일꾼의 비유

하나님나라는 아침 일찍 자기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들을 고용하러 나간 재산관리인과 같다


일꾼들은 일당 오만원에 합의하고

일하러 갔다


얼마 후 아홉 시쯤에

관리인은 동네 공터에서 일없이


어슬렁거리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보았다


그는 그들에게 자기포도원에 가서

일하라고 하면서


품삯을 상당히 쳐 주겠다고 했다

그등른 일하러 갔다


관리인은 정오에도

그리고 세 시에도 똑같이 그렇개 했다


다섯 시에 다시 나가보니

아직도 서성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가 말했다 '당신들은 왜

하루 종일 하는 일 없이 서성거리고 있소?'


그들이 말했다

'아무도 우리를 써주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관리인은 그들에게 자기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고 했다


드디어 하루일이 끝나자

포도원 주인이 작업반장에게 지시했다


'일꾼들을 불러서 품삯을 주어라

나중에 고용한 사람부터 시작해서

 

먼저 온 사람까지 그렇게 하여라'

... (모두가 똑같은 품삯을 받았다)


마태복음 19장_메세지 성경




얼마전에 존 러스킨의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라는 책을 공부했다


경제학자였던 러스킨은

이 책에서 오늘 본문의 이야기를 한다


개인주의로 휩싸인 개인의 내면은

경쟁원리에 의한 비교가 가득하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노동의 비교는

단위시간 대비 성과로 나타나게 된다


그 당시 애덤스미스와 리카도 같은

경제학자들이 판을 만들어가던 시절


러스킨은 다른 방식으로 인간을 바라본다

산업사회에서 폐허에 갇힌 인간


마지막 5시에 겨우 온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품삯이었다


나중에 온 이 사람이게도

나중에 개발된 이 나라에게도


나중에서야 깨달은 어떤 이에게도

나중에 돌이킨 나에게도


우리는 합리와 이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것을 넘어서는 열린세계에서 산다


인간 내면에 갇혀진 닫힌 세계가 아니라

이것을 열어 놓은 세계에서 산다


그럼 인간은 자신과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안위와 상황도 살피고


함께 살아갈 궁리를 하는 것이다

살림살이의 경제, 생명의 경제가 탄생하는 것이다


러스킨과 같이 칼폴라니도

거대한 전환에서 인간이 어떻게 급격히


나락으로 떨어지는지

노동자들 노숙자들이 어떻게 양산되는지


국가가 어떻게 이데올로기에 휩싸여

어떤 한 부류나 개인만이 위대해지는지를 분석한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이상한 주인을 만난다


그는 각기 다른 시기에 온

일꾼들에게 동일한 품삯을 준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평등주의적 선언인 렌-마이드너 모델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평등한 존재이면서

같은 노동에선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전제한다


인간의 타락, 죄, 욕망, 실수에 대해서

그리고 구조에 갖힌 인간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물론 스웨덴은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보험체계를 아주 잘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가난은 되물림되고

구조적 악은 양화를 구축하는 중이다


사람들은 점점 가난해지고

누군가는 점점 유명해진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이것을 부축이고 있고

성공이나 번영신학으로 축복을 독점한다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

주어지는 자리를 애써서 치우는 중인가보다




오늘 같은 품삯으로 주어진 한 데나리온은

일꾼의 하루 품삯이었다


오늘 이 품삯을 받지 못하면

자녀들이 쫄쫄굶고 가족들은 미래를 희망하기 어렵다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가족이 있고

먹고 살아야하는 인생이 있다


'아무도 우리를 써주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온 사람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들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렇게 직접적인 물음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나에게 오늘 이 말씀이 귀에 응했다면


포두원 일꾼의 비유를 통해서

어떻게 세상을 바꿀까라는 질문에서


다시 공부의 방향과

신앙의 현실들을 마주해야 한다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행복할 이유가 있지 않소?'






책소개


전 인류의 위대한 사회개혁 사상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온 고전이며 위대한 영혼들을 움직인 존 러스킨의 명저

경제학에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인간의 정신과 영혼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러스킨은 죽음에 맞선 "생명의 경제학", 악마에 대항하는 [천국의 경제학]인간의 뜨거운 애정의 피가 흐르는"인간의 경제학"을 주장하였다. 러스킨이야말로 당대의 아들이자, 동시대를 넘어 죽음에 맞서 노동하는 전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다.

"진짜 경제학은 생명을 향해 나아가는 물건을 열망하고 그 때문에 일하도록, 그리고 파멸로 이끄는 물건을 경멸하고 파괴하도록 국민을 가르치는 학문이다."
'생명'의 가치가 유일한 척도인 그의 경제론은 정직, 도덕, 정의 등 인간의 정신적 가치들을 더 중요시하였다. 그를 통해 노동, 자본, 고용, 수요와 공급 등의 경제용어들은 새로운 시각에서 윤리학적이고 철학적인 사상을 심어 주었다. 즉, 일반적인 경제학 책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도덕]이나 [정직] [애정] [신뢰] [영혼]과 같은 단어들이 그의 중심 사상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굶주린 어머니와 아들이 한 조각의 빵을 놓고 이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지는 않는 것처럼 다른 인간 관계도 무조건 적개심을 품고 경쟁하는 것으로 가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천국의 포도원에는 처음과 나중이 없다"이것은 하나님 나라와 구원의 영속성을 이야기하지만 존 러스킨에게는 당대에 외롭게 투쟁하고 후대에 빛을 비출만한 반-경제학의 모토가 된 성경 본문이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법칙을 깨뜨리는 이 이상한 불평등은 '마지막에 온 사람'에게도 동일한 구원을 베푸시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 온 사람들과의 계약을 정직하게 이행할 뿐 아니라 나중에 온 사람들에게 '동일한 보수'를 줌으로써 결국 모두의 부를 창출하는 주인의 모습은 인간의 이성(선형적 논리)을 넘은 지혜로움이다.

이것이 왜, 모두의 부를 더하는가를 설명하는 것이 이 네 편의 논문의 핵심이다. 이것은 존 러스킨의 시대, 곧 애덤스미스의 국부론과 같은 정통 경제학이 인간의 이기심을 긍정하며 빅토리아 왕조의 산업혁명의 제사를 드리던 세계사를 수놓은 영국의 화려한 물질문명의 풍요, 그 뒤안길에 스러진 노동자들과 실직자, 폐허가 된 자연의 모습이 러스킨에게는 "맨 나중에 온 자들"을 위한 경제학이 필요함을 일깨워 주었다. 정통 정치경제학으로는 고려할 필요가 없던 요소들, 도덕성과 고결성, 정직성과 애정과 비계산적 태도와 같은 고리타분한 규범은, 오히려 그런 요소들을 내버려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되던 시대에 이단아로서 존 러스킨의 결벽증에 가까운 이 짤막한 네 논문은 저널에 게재되었을 당시에는 전혀 환영받지 못했다. 오히려 러스킨의 논문이 게재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한 해당 저널의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형국이었다. 터너를 좋아하고, 풍경화를 좋아하던 러스킨의 섬세한 '윤리의 예술성'은 그의 예술론뿐 아니라 이 비판적 정치경제학에도 여실히 드러나 이후 마르크스의 과학주의적인 방법과도 다른 문학의 경지마저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러스킨이 무엇보다도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 시대와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공장 라인에 갇힌 부품, 소모되는 기계로서의 육체일 뿐인 노동자의 모습이 아닌 영혼과 마음을 지닌 존재로 보고자 했던 러스킨의 의지는 이러한 '마음의 경영'이 가져오는 부의 법칙을 역설한다.

마르크스의 [자본론]보다 7년 먼저 세상에 나온[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는 애덤 스미스와 맬서스, 리카르도, 존 스튜어트 밀로 이어지는 정통파 경제학과 배척점에 섰다는 점에서는 자본론과 동일하다. 출간 당시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그의 책은 이후 간디, 버나드 쇼, 톨스토이 등의 삶을 통째로 바꿀 만큼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목차


머리말

제1편
명예의 근원(the roots of honour)

제2편
부의 광맥(the veins of wealth)

제3편
지상의 통치자들이여(qui judicatis terram)

제4편
가치에 따라서(ad valorem)

부록
1. 간디, 러스킨을 말하다
2. 연보로 읽는 러스킨의 생애



영국의 예술평론가, 사회비평가.


그는 영국 런던의 부유한 포도주 상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여행을 좋아하는 부친을 따라 여행하며 폭넓은 문학과 미술을 배웠고, 모친의 교육에서 성서를 접하였다. 그로인해 목사가 되려 했으나 옥스퍼드대학 시절 포기하고, 1843년 《근대 화가론》을 집필하여 예술미의 순수감상을 주장하였다. “예술의 기초는 민족 및 개인의 성실성과 도의에 있다”고 하는 자신의 미술원리를 구축했다. 이때 쓴 작품으로는 《건축의 칠등》 《베니스의 돌》 《참깨와 백합》 등이 있다.


그 후 1860년 경제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사회사상사로 활동하였다. 그는 전통파 경제학이 아닌 인도주의적 경제학을 주장하였다. 그리하여 《예술의 경제학》 《최후의 사람에게》 《무네라 풀베리스》 등을 발표하여 사회개혁의 필요성을 널리 알렸다. 그러나 많은 활동으로 건강에 무리가 와서 정신이상을 일으켰고, 그 후 회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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