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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Sep 25. 2019

라캉과 상상

흥사단 아카데미아 독서모임

시작질문


1. 시작은 어디서부터인가? 정신인가 물질인가?

2. 상상력이 상상계를 만드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3. 라캉의 상상계는 무의식인가?



0. 들어가기


오늘 우리가 다룰 주제는 '상상'이다. 과연 상상은 어디서 부터 시작해서 어디로 흘러가고, 상상력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서 모든 역사를 돌아보기에는 힘들기 때문에 라캉의 '상상계' 개념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이야기들을 해볼까 한다.


1. P-ORBITAL


처음에는 데카르트, 칸트, 헤겔의 코기토적 방식에서 대척점에 있는 스피노자의 방식에서부터 시작해서, 베르그송과 들뢰즈, 푸코, 라캉의 위치를 파악해볼 생각이다. 두 흐름은 보통 이성과 감정으로 분류되었고, 미술사에서도 이러한 큰 흐름으로 구분해 보면 각각의 영역에서 많은 작가들과 작품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식으로 서로 배치되는지에 대한 위상학적인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볼 것이다.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우리가 그릴 그림은 P-ORBITAL과 흡사하다. 어디에나 있으나 시간적으로 볼 때 그 위치에서만 드러나는 양자의 세계가, 우리가 언제나 생각하고 있으나 그 순간에만 우리의 표현으로 작품이 탄생하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오비탈개념을 사용하고자 한다. (P-ORBITAL의 개념에서 중요한 것은 물질이 불확정성의 원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중심으로 들어가보면 원자 주변의 전자는 정해진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어떤 형식을 가지고 회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철학사를 이해하는 P-ORBITAL 모형


철학사를 이해하는 P-ORBITAL 모형은 위의 내용과 같다. 플라톤의 이분법을 일단 시작하는 의미에서 사용해보면, 물질로 구성된 순수일자와 영혼으로 구성된 순수일자가 양극에 위치한다. 각각 물질에서 진화가, 신에서 창조가 일어나는 방법으로 서로 발전하여 만나는 지점은 바로 사람이다. (물론 이러한 도식은 인본주의적이다. 들뢰즈는 인간의 무의식은 사실 자연이라고 말한다.)


2. 순수일자에서 순수다자로


순수일자에서 순수다자가 파생된다. 순수물질일자에서 순수물질다자가 만들어지고, 순수정신일자에서 순수정신다자가 파생된다. 순수물질에서는 아브젝시옹의 개념으로 보면(줄리아크리스 테바의 이론을 빌려서) 모든 것은 원래 있던 것들과 떨어져서(아브젝시옹) 개체화가 되고 이러한 개체들은 형성되는 어떤 이벤트(프로젝트)에 의해서 주체(서브젝트)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주체로 설정되어 개별화가 된 물질적 주체들은 노마드처럼 기호와 상징을 왔다 갔다 하면서 부유하게 된다. 그러다가 뭉치면 사람이 되기도 하고, 구름이 되기도 하고, 벽돌이 되기도 하고, 자동차가 되기도 한다. 이 원리는 대부분 비슷하다.


이러한 개념은 스피노자에게서 시작되어서 베르그송과 들뢰즈까지 이어진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방식을 구조로 보고 인간은 그 구조 안에서 물질적인 해방을 추구하는 가운데 세상을 변화시켜 나간다고 말한다. 또한 한나아렌트의 입장에서 볼 때 인간의 조건은 '자연과 만나는 노동'과 '인공을 만들어내는 작업'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위'로 구분되는데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분할된게 아아니고 분할되고 나서 의미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그러니 행하는 모든 것들은 일단 기호를 거쳐서 상징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럼 '상상'의 자리는 어디인가? 들뢰즈의 관점에서 볼 때 노마드로 돌아다니는 물질들이 어느 지점에서 자리를 내리고 자라나기 시작하면 정신이 만들어지고 영혼이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이러한 관점에서 '상상'은 실재에서 상징으로 상징에서 상상으로 이어지는 아래에서 위로 투사되는 것이다.


순수정신일자에서 순수물질 다자가 나오는 방식은 반대로 진행된다. 순수정신일자에서 시작된 정신은 곧 정반합의 이론을 통해서 상징을 만들어내고, 그 상징은 실재를 움직이는 이유가 된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들은 상상에서 상징으로 그리고 실재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부분을 아래 라캉의 논의에서 자세하게 살펴보자.



3. RSI, 라캉


"무의식은 구조화되어 있다. 그 무의식의 구조화를 알아내는 방법은 언어이다."라고 말했던 라캉의 욕망이론의 핵심은 무의식을 구조화하기 위해서 실재계(the Real), 상징계(the Symbolic), 상상계(the Imaginary)로 나는 것이다. 세 가지 체계의 이니셜을 따서 흔히 RSI라고 부른다. 라캉의 3가지 세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정신분석학을 넘어서서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까지 확대가 가능하다. 이론의 기능은 확장 가능성이니, 라캉의 RSI를 바탕으로 철학사를 다시 구성해보는 나름대로의 P-ORBITAL 모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조금 더 설명을 붙이자면, 실재계는 우리가 실재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영역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이야깋고, 사람들을 만나고, 빨래를 하고, 글을 쓰면서 컴퓨터를 만지고, 게임을 하면서 핸드폰을 하는 현실 말이다. 이 현실은 다른 체계인 상상계나 상징계의 영역과 다르게 기억으로만 전해지고 오직 현재화된다. 실재는 계속해서 사라지면서 차이와 반복을 지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실재계는 항상 상징계나 상상계 속에서만 존재한다. 오직 현재, 지금, 여기서만 가능한 영역인 것이다. 하이데거가 이야기한 것처럼 '한 말'과 '하는 말'은 다르다라고 하는 것과 우리는 '영원한 현재를 사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니체가 말한 카르펜디엠은 이러한 실재계의 특징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오직 이 시간, 여기에서만 이 사건과 관계가 만들어지고 다시는 이것이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는다. 일상이 반복되는 실재인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조그만 차이에서 완전히 다른 차이로 실재는 구성된다.


이에 반해서 상징계는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움직이지 않으면서, 항상 무엇인가를 지칭하고 있다. 상징체계는 흔히 '언어'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상징화된 것들은 구조를 갖기 마련인데 언어는 문법체계를 가지고 사회적인 약속의 의해서 의미들을 만들어가는 상징계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라캉은 상징계를 통해서 실재계에서 경험한 개인들의 이지미와 감정이 언어화되어서 무의식의 구조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상상계는 우리의 관념 속에서 이성으로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상상을 통해서 존재하는 것들을 분할하고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다.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것들도 상상해볼 수 있다. '존재할 수 있는 것만 우리는 생각할 수 있는가, 존재하지 못하는 것들도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철학사가 시작된 그리스부터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고민이다. 이것이 상상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흔히 상상계는 이성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4. P-ORBITAL, RSI


양자역학에 의하면 원자의 구조는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고체처럼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기체처럼 부피가 큰 것도 아니다. 어디서나 존재하지만 우리는 시간 속의 존재이기 때문에 한 시점에 하나의 공간을 갖는다. 그러나 원자의 구조 속에서 오비탈OBITAL은 처음에는 전자가 원자 주위를 도는 것처럼 생각했지만, 양자역학이 발견된 이후로는 전자가 원자를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 원자 주위 어디나 존재하는 것을 알아내었다. 굳이 오비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오비탈의 종류 중에서 P-ORBITAL이 라캉이 말하는 RSI의 구조화와 같다는 것이다. 상상계와 실재계, 상징계의 흐름은 사실 정해져 있지 않다. 인간은 항상 실재계를 살면서 상상계에 접속하고 상징계를 사용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나 어떤 시점에서 실재를 표현하고 하면 상상계의 어떤 지점에 존재하는 사물을 꺼내서 상징계의 언어(미술로 보면 선과 색과 공감일 것이다)를 사용하여 표현하게 되어 있다. 그렇게 표현된 것은 또한 누군가가 보게 되면 상징계적 공명을 통해서 상상계를 변화시키고, 실재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비탈의 개념에서도 '공명resonance'은 다른 원자가 근접했을 때 전자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의 작품을 보고 감동을 느꼈다면 그 작가의 어떤 지점에서 '공명'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라캉에게서 빌려온 RSI구조를 아래쪽에는 실재계를 위치시키고, 위쪽에는 상상계를 위치시켰다. 그리고 두 영역이 만나는 지점에 상징계를 위치시켰다. 앞으로 예술사나 미술사도 이러한 방식으로 위계를 정하고 서로의 영향력을 살펴보려고 한다. 물론 철학사에서도 이성을 중시하는 상상계적 이론들과 감성을 중시하는 실재계적 이론들이 계속해서 싸우거나 연결하거나 하면서 시대정신을 만들어가 가고 있다. 이번 장에서는 예술사까지 확장시키기 않고 철학적인 관점에서만 이해의 폭을 넓혀보겠다.


플라톤의 구분


5.순수일자, 기원


실재계의 아래쪽, 바깥 쪽에는 실재를 만들어내는 존재의 기원을 '마스'라는 덩어리로 본다. 어떻게 보면 세포조직 하나이기도 하면서 스피노자가 이야기하는 신의 양태를 만들어내기 이전의 속성들의 집합mouds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실재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감성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철학자들은 인간이 물질에서 시작헤서 서서히 진화하여서 생각할 수 있는 사피엔스까지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을 먼저라고 이야기하는 철학자들에 대해서는 속임수나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깐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 혹은 칸트나 헤겔 같은 사람들은 대중을 속이고 있는 거짓교사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실재계를 중시하면 중시할수록 물질들 간의 관계를 더 중요시 하게 된다. (그래서 신학정치론을 이야기한 스피노자는 물질로 부터 인간이 파생되었고, 모든 것들은 속성만 다를 뿐 하나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중세기독교가 보기에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인간을 모독하는 말이 되었다.)


반면에, 상상계의 위 쪽은 순수일자인 '신'이 존재하고 있다. 모든 정신은 신으로 부터 탄생해서 상징을 만들고 실재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했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했다고 생각했고, 신의 정신을 일부 부여받은 인간들은 자신들의 삶을 정신과 이성를 통해서 통제하고 지속한다고 생각했다. 플라톤이 이야기한 이데아론은 이러한 신의 이데아를 어떤 특수한 계층만 부여받고, 그렇지 못한 계층은 자연스럽게 하층민으로 전락하게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인간의 기원이 '신'에게서 부여받은 정신이라는 전제 때문이었다.


6. 상상계, SYSTEM


상상계의 특징은 헤겔의 정반합의 개념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 기존의 정신은 새로운 부정성인 '반'대를 만나서 더 고차원적인 '합'으로 발전한다. 헤겔이 이야기하는 변증법을 통해서 지식과 이성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깊어진다. 그리고 어느 범주에서나 상상계는 나름의 시스템이 존재한다. 시스템을 만들고 변증법에 의해서 시스템을 더 견고하게 만들어간다. 인간이 되어 간다는 것은 사회와 가정, 국가와 세계에 대한 시스템을 이해하는 과정이면서 자신도 그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서 더 견고한 시스템을 만들어간다는 데 있다. 시스템을 중요하게 여기는 상상계적 이론과 학문은 국가를 유지하거나 사회를 유지하는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을 양산해 내었다. 물론 경제학이나 법학과 같은 시스템을 통해서 발전하는 모든 것들은 상상계적 특징을 갖는다. 제도와 국가 사회와 문화, 사람과 가족은 시스템의 구성요소로서 서로 변증법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역사를 발전시킨다. 이러한 역사의 발전을 통해서 문명은 만들어지고 인류는 진보한다고 믿는다.


'정-반-합'의 변증법을 통해서 시스템은 더 정교해져 간다.


7. 실재계, MOVEMENT


물질들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실재계는 질서보다는 운동을 중시한다. 살아 있는 것들은 시스템을 만들기보다는 매번 다른 선택과 변화를 만들어낸다. 인간은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고, 자연과 동물 역시도 마찬가지로 항상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시스템은 항상 새롭게 바뀐다.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흐름이나 운동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그렇게 정의내릴 수 없는 신비와 차이가 있는 반복을 통해서 지속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비단 생명이 있는 것이라면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실재계의 특징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오감을 통해서 끊임없는 데이터들을 수용하고, 자신도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물리학적으로 보면 존재들은 떨림을 통해서 다른 존재에게 울림을 주는 것이다. 한나아렌트가 말하는 인간의 조건에서 자연과 사람이 만나면 노동을 하게 되고, 사람은 작업을 통해서 인공물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사람은 자연과 인공물 사이에서 행위를 하면서 살아간다. 이것이 실재계의 핵심이다.(들뢰즈, 베르그송으로 부터 제시되는 '물질과 기억', '차이와 반복' 등의 개념은 다음에 프랑스 철학 편에서 다루도록 한다. 일단 오늘은 큰 그림만 그려보자)


순수일자에 대한 질문은 실재계를 바라보는 철학자들에게도 매우 다양한 관점이 제시되었다.


8. 상징계, Chora


상징계는 쉽게 말해서 언어를 떠올릴 수 있지만, 실재계와 상상계를 통해서 이해하게 되면 중간의 공존 지점인 '코라chora'라는 개념으로 표현할 수 있다. 언어는 지시하는 대상이 있어야 하고, 그 대상이 실재계에서 상상계적 개념과의 동일시가되어야만 성립할 수 있다. '고양이'라고 부르는 순간 실재의 고양이와 머릿속의 고양이가 일치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이것도 역시 오비탈 개념이다) 상상계에서 시작된 상징계에서는 코라의 영역이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에 언어로 진행되는 과정을 진행하는 방면에, 실재계에서 사물을 보고 언어로 넘어오는 과정은 물질 자체에 대한 '기호'들의 경계를 먼저 넘어야 한다. 일명 '기호계적 코라'라는 지점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기호에 대한 의미화 작업을 통해서 기호는 상징이 된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기호에 대한 의미가 다른데 이것은 상상계와 실재계의 연결에서 상징계를 어떤 방식으로 구성해 갔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즉 코라의 영역을 어느쪽을 더 많이 사용했는가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상징계적 코라와 기호계적 코라는 프랑스의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이론을 참고하면 된다.)


9. 나오기


라캉 세미나 1에서 “이 세 시스템이 우리를 인도하지 않는다면, 프로이트(주의)의 기법과 경험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 시스템의 차이에 집중하면, 많은 어려움이 규명되고 명료해질 것이다.” 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상상계와 실재계 그리고 상징계의 차이를 잠시살펴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철학사는 역사적으로 보면 상상계의 특징들이 데카르트에 오면서 상징계적 특징을 가지계 되었고, 칸트에 의해서 다시 상상계(실천이성)와 실재계(순수이성)으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칸트 이후에는 다시 헤겔에 의해서 상상계 강화를 통한 주권국가가 등장한 반면에 실재계를 통한 시민사회적 특징이 프랑스에서 등장하기도 했다. 시간적으로 볼 때 인간은 오비탈의 한 지점을 선택하고 정지해서 표현할 수 밖에 없지만, 사실은 우리의 삶 자체가 상상과 실재를 넘나들면서, 상징계에 포섭되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17세기 초기 독일낭만주의 철학자들이 도전했던 상상계와 실재계를 잇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 모델은 어느정도 성공했으나 후기 모델로 갈수록 낭만주의는 상승해버려서 상상계에서만 놀게 된다. 그래서 낭만주의라고 말하면 현실성이 결여된 사람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초기에는 둘을 연결하는 도전들을 계속해 나갔다. 다시 그 지점에서 새로운 접근과 시도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더하기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 아니 결정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실재가 상상을 만들어가는지, 아니면 상상이 실재를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그것을 결정한 어디쯤 미래에 대한 어떤 개념이 생기고 자기 인생과 지금 앞에 있는 사람드로가의 관계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미국의 프레드릭 제임슨은 라캉의 RSI개념을 사용하여 이러한 질문에 답한다. 태초에 실재가 없다면 우리가 어떻게 상상할 수 있겠는가? 실재는 상상으로 넘어가서 우리 내면의 공간을 넓히고 그렇게 넓혀진 공간에서 실재들이 맺히는 상들의 교차점에서 상징이 만들어진다. 그것은 언어의 탄생이었으면 어떤 규범과 관습, 국가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서는 실재가 사라져도 사람들은 상상과 상징을 연결해서 '이데올로기적인 장치'를 만들어내는 데 그것이 국가가 될 때 국가는 전체주의적 성격을 갖는다고 말한다. 제임슨의 논리를 조금만 뒤집어 보면, '그럼 실재하지 않는데 상상을 말하는 사람은 그에 맞는 실재를 만들어 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혁명이면서 현실이 될 것이다.


상상을 만들어내는 일, 실재를 만들어내는 일, 상징을 만들어 내는 일, 순서관념이 어떻든지 간에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어떤 우선순위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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