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결과 미안함

무엇이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가

by 낭만민네이션

미안했다

그냥 미안했다


살결

향이나는

나의 조금은 하얀종아리가


그의 굳은 근육가득

스물스물 흘러내리는 땀방울과

교차될때

아렌트가 생각났다


누군가의 노동위에 서 있는 것

누군가의 땀바울의 결과로

나는 누리고 있었다

일상의 평탄함을.


삶은 그렇게

노동 위에

실제로 지어진 집이었다


있음을 만들어내는

노력의 지향성 안에서

나는 존재의 아픔도 보지만

인생의 깊음도 바라본다


하얀 살결이 더 빛날수록

거뭇해지는 살결들이 더욱 드러난다


누군가가 편집해 놓은 듯한

삶의 질서를 다시 돌아본다


인류를 훑어간

역사의 은하수를 건너


우리를

나와 너희로 나누지 않은

시간들을 찾아본다


처음부터 함께였던 시간에

나는 너였고

너는 우리 안에 있었다


미안함이 살결을 덮어

하나의 빛을 내길


불편함을 해결하려

너무 빨리 시력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뜨거운 태양아래

축축한 자아를 말리고


노동과 땀방울의 현장으로

타박타박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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