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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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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Oct 12. 2019

조용히 오솔길로 들어간다

요한복음 10장 묵상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을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참되고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들에게는 파괴자의 손길이

결코 닿지 못할 것이다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그들을 내게 맡기신 아버지는

파괴자나 도둑보다 훨씬 크신 분이다


아무도 그들을 내 아버지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다


나와 아버지는 한마음

한뜻이다


요한복음 10장_메세지 성경




어느 순간 죽어서 가는

천국이 의미가 없어졌다


현실을 인질로 잡고서

모든 삶의 미를 죽음이후로 보내는


사기꾼들과 삯꾼들의

거짓놀림에 속아나길 거부했다


인간은 오직 영원한 현재인

지금밖에 경험할 수 없다


시간 개념이라는 것도

과거-현재-미래라고 분류하지만


사실 그것은 세속화된

다시 말하면 자본으로 구분한 시간이다


소유의 개념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구분하는 인간들은


사실은 매번 현실에서

과거와 미래의 주사위 놀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지도 않았고

예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곧 잘 하나님의 일입니다라고 하는

사람들의 천국은 아마도 땅 아래 있을 것이다


관계가 없이도

천국을 운운하는 그런 이들에게서


오늘은 아주 멀리

멀리멀리 도망처 나온다




어떤 종교든지 경전이 있고

경전은 처음에는 행동의 데이터를 제공하다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생각의 정보를

쥐어주고 세상을 이해시키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식의 깊이로 대부분의 사람들을 구도자로 만든다


길을 가는 이들이 결국 다다른 도착지가

지혜가 살아 숨쉬는 인생의 전당이 된다


한 가지는 다른데

그 길을 혼자 간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다른 점이 이것이지 않을까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이기에


함께 가는 내내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이렇게 잔인하게 마음 먹을 수 없다


누군가를 멀리하려할 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천상 착한 아이 컴플렉스때문에

착하게 산게 아니라 그 분과의 관계 때문에


지금도 모질게 마음 못 먹고

매번 제자리를 뱅뱅 도는 것 같은 것


나는 그게 기독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관계가 끊어지면 기독교가 아니게 된다


하나님과 관계가 끊어진 사람들에게는

이 세상의 시간개념으로 삶을 정리하는 기술이 발전한다


과거를 영광으로 만들어 내는 사람

미래를 보험상품으로 만들어서 파는 사람


현재의 부를 세습하기 위해서

온갖 이론들을 가져 오는 사람


다 가짜다

거짓말쟁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안다


인간의 죄성이 날마다 죄의 집을 짓고

다른 이들을 공격하는 것을 본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그 악은 마을과 사회를

국가를 넘어서 세계로 뻗어 나간다


마음에 눈보라가 일고

비가 억수로 내리는 밤에


어떻게 희망을 품고서 내일을

소망하면서 살 수 있을까?


어쩌면 그건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 안에서는 다시 시작할 수 있으리


하나님이 오늘도

모든 것보다 크신 분이시며


양에게 사랑의 음성을 불러 주시는

그 안전한 목소리 때문에


나는 다시 토요일 오후 2시의

우울과 증오가 교차하는 대로에서


조용히 옆으로 피해서

오솔길로 따라 들어 간다


양들의 우둔한 걸음걸음

목자를 잘 따라가기 위해서


귀를 쫑긋 세우고서는

믿음으로 한 발짝을 걷는다


관계 안에서 자유한 시간에

나는 인간의 선함을 눈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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