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많이 모여 있어
그것을 견딜 만한 힘이 없을 때
비가 내린다.
슬픔이 많이 모여 있어
그것을 견딜 만한 힘이 없을 때
눈물이 흐른다.
밤새워 울어본 사람은 알리라.
세상의 어떤 슬픔이든 간에
슬픔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가를.
눈물로 덜어내지 않으면
제 몸 하나도 추스를 수 없다는 것을.
이정하_슬픔의 무게_어찌그리 더디 오십니까
밤이 찾아왔다
그런 밤이다 슬픈 밤
슬픔의 무게들이 한 없이
영혼의 깊숙히 푸~욱 박히는 밤
무게는 나만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가득히 느껴지기도 하고
나도 힙겹게 겨우
삶을 밀어내고 있다고 돌아볼 때 느껴지기도 한다
아름다움의 작은 향기조차
변두리에 던져진 냄새조각으로 흩어져버릴 때
기억은 갈피를 못잡고
추억이 아닌 슬픔을 슬며시 꺼낸다
괴로운 것이다
무엇인가를 안다는 것은
더군다나 타인의 아픔을
슬적이라도 엿본 사람이라면
나는 그렇지 않아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는
찰라, 알게 될 것이다
그의 인생도 나의 인생도 역시
한 시대에 섞여서 모두의 것이 된다는 것을.
누군가는 계속 외면하려고 하고
어떤이는 계속 응시하지만
그런듯이 아니듯이
슬픔의 무게는 항상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것을.
아직은 변화나 희망이나 기쁨을
꺼내기 전
먼 동이 터 오르는 어떤 미명에
나는 암흑같은 슬픔들을 꺼내놓고
나름대로의 삶의 리듬을
맞추어 가는 사이
깊게 드리워진 커튼 사이로
작은 빛이 새어 나온다
바로 이 순간
잠시 시계를 주머니에 넣어 놓고선
불어오는 바람에
나의 무게를 맡기어 본다
고통의 한 가운데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지점에서.
고개를 숙이고선
잠시 슬픔에 잠기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