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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Dec 05. 2019

생각하고 생각합시다

천천히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우리가 보는 것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대하게 됩니다


인간을 동물로 볼 것이냐

신의 모형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서


자기 자신도, 남을 대하는 것도

달라지게 됩니다


실상 수학으로 인간의 머릿수가

매겨지는 시대에서는


인간은 동물보다도 못한

물건이나 기계로 전락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보아왔듯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악은


simple함 속에서 우리를

저마다 같은 자리에 앉혀놓고서는


하나, 둘, 셋이라고 세어가면서

이진법의 코드를 만들고 시스템을 만들어 냅니다


자신 매우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마다 이렇게 거대한 스케일의 숫자놀음을 합니다


이러한 생각 속에는

모든 인간이 같은 존재이며


같은 상황에서는 같은 결과를 내는

기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그렇게 관찰하는 자신은

왜 다른 사람과 다른 결과를 내는지


왜 다른 사람과 다른 관점으로

책을 쓰고 글을 쓰는지 입증하지 못합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서 존재가 달라지는

슈뢰딩거의 방정식에서도


그들은 자기스스로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본다고 하면서 보지 못합니다


현상으로 경험을 만들어내는 이들에게

생각으로 경험을 만들어내는 이들은


매우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곧 생각하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화형시킵니다


우리는 끈질기게 사고해야 합니다

절대로 사소함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너는 너무 민감하구나!'라고 하는 사람에게,

'너는 너무 생각이 많아!'라고 하는 이들에게


꿋꿋하게 고개를 들고 반대하면서

'그래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음이 이렇게 많은 비참을


세상의 고통을 만들어 냈어!'라고

되려 따져 물어야 합니다


생각해야 합니다

두번, 세번, 네번, 백번까지라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 생각만하고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경험주의자들에게 휘말려들지 마십시오


경험해보고, 해보고 말하라고 하는 이들에게

말해주세요


'너가 조금만 더 생각하고 움직였어도

너자신 뿐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어!'라고.


누군가의 노동 위에서 자신의 경험이

존중받았음에도 오히려 그것이


자신의 용감함이나

자신이 도전했기 때문에 알아냈다고 하는 이들에게도


'오늘날 너가 있기 위해서

너의 받침대가 되어준 다른 이들의 노동을 잊지마!'라고


당당하게 외쳐주세요

우리는 더욱 더 생각해야 합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시기에도

눈발이 날리는 어느 오후에도


비가 주르륵 내리는 수요일 아침에도

매연으로 가득찬 금요일 저녁 스산함에도요!


코드화되고 누군가의 의지로

시스템화되는 감옥같은 세상 속에서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해서

이 개미지옥을 빠져나갑시다


먼저 앉아서 곰곰히 선현들의

지혜를 읽으면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어떤것이 우리의 길인지


찬찬히 따져봅시다

'빨리빨리'라고 하는 이들에게


'너의 죽음의 시간과 나의 죽음의 시간이 다르니

너의 시간을 나에게 주입하지마!'라고 말하면서


조금씩 천천히

그리고 깊이있게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우리의 길을 비추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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