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보다 미련한 사람
어디가나 꼭 한 사람은 있다
0. 인트로
어딜가나 언제나 타인보다 미련한 사람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머리가 똑똑한 것과는 다르게 지혜롭지 못하고 미련하다. 무엇인가 부족한데, 그 부족함을 가릴려고 스스로를 속이고 다른 이들을 속이고, 결국 삶의 권태를 먹으면서 살아가는 것을 본다. 어리석은 사람은 나이를 많이 먹는다고 성숙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어리석어 진다. 주변에 점점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자기 스스로를 갉아 먹다가 결국은 허무함에 질식되어 버린다. 점점 더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나도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특징들을 정리해보았다.
1. 자기 세계에 갖혀 살기
어리석은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우물안 개구리이다. 자신의 세계에 대한 애착과 함께 자신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자기 세계를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서 여러가지 이상한 일을 많이 꾸민다. 세상을 바라볼 때도, 자신을 바라볼 때도 결국은 자신이 결정한 세계의 기준만을 가지고 온 세상을 본다. 그래서 결국은 사람들이 떠난다.
2. 두려움을 방어기제로 가리기
어리석은 사람들이 사실 그렇게 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두려움이다. 자신의 미련함이 들통날까봐서, 사람들이 자신을 떠날까봐서, 삶의 여러가지로 다가오는 자극들이 두려워서 방어기제로 빠른척하는 행동을 한다. 그러다 보니 정확하지도 않고 진실되지 않다. 대부분의 미련함은 두려움을 가리기 위한 방어기제이다. 그러다 보니 항상 두려움에 빠져서 살지만 정작 자신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미련한 사람이 더욱 미련해지는 이유가 된다. 두려움과 직면하려는 노력은 멀리한체, 두려움을 가려줄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자신의 자존감을 세워줄 어떤 물건을 소유하려고 한다. 두려움의 왕국에 갖혀 있는 어린 자아는 곧 사람들에게 미련함의 왕관을 씌워준다.
3. 잘 안듣고 더 말하기
어리석은 사람들은 대체로 잘 안 듣는다. 듣는척 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기다린다. 그러다 보니 항상 다른 사람들의 말을 끊고 자신의 말을 하느라 바쁘다. 잘 안듣고 자신을 더 알리기 위해서 말하다 보니 친구가 점점 없어지고 점심시간에 자기 혼자만 남기 일쑤이다. 잘 안듣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도 매우 둔감하며,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느라 정신이 없다. 누군가가 진실한 충고를 하려고 해도 잘 안듣기 때문에 그 미련함은 점점 더 세력을 뻗어 나간다.
4. 사람에 대한 관심을 끄기
미련한 사람들은 대부분 배우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 이유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얼굴이나 이름, 그 사람의 특징은 자기에게 이로운 경우에는 기억하려고 하지만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이 들면 아예 무시하거나 모른척한다. 자신만의 세상으로 다시 들어가서 다른 이들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덧칠한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저 사람도 똑같이 생각한다고 믿는다. 물어보고 들어보면 되는 일을 참 미련하게도 멀리 돌아서 결국은 다들 자신을 떠날 때에만 알게 된다.
5. 자기 과신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나 도전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두려움과 대비되는 것도 같지만, 사실은 두려움에 대한 방어기제로 잘 될 것이라는 낙관적 관점을 탑재한 것이다. 현실에서는 결국은 잘 되지 않는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로 잘 안되고, 많은 실수를 하는 가운데 자기 스스로를 깨닫게 된다. 하지만 깨달은 수준이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다시 자신을 아주 믿는 긍정적 마인드에 아주 가벼운 멘탈을 가지게 된다.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기에 다른 사람이 못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자신이 해본 것에 안 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이상 도전하지 않는다. 말로만 잘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과정을 거친 사람들이다.
6. 자신의 경험에만 의존하기
어리석은 사람들이 판단을 내리는 기준은 단순하다. 자신이 경험한 수준에서이다. '내가 해 봤는데~' 이정도 수준에서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실패한 경험이라도, 끝까지 해보지 않았더라도 자신이 일단 경험한 것만 있다고 하면 그것은 충분한 판단의 결과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삐뚤어진 경험만 하는 데다가, 그 경험에만 의존하다 보니 처음에는 특이한 사람이 되었다가 점점 이상한 사람이 되어 간다. 문제는 그러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기때문에 더더욱 이상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스스로는 자신의 이상과 취향을 존중한다며 차별화전략을 선택한다. 변화의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져 버리는 것이다.
7. 포기하고 다른 사람도 못하게 하기
타인보다 미련한 살마의 특징 중에 하나는 쉽게 포기하는 것이다. 어떤 목표나 누군가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보다는 자신을 중심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타인과의 연대가 주는 행복도, 문제를 해결했을 때 즐겁게 만날 수 있는 미래를 잘 그리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두려움과 공포 혹은 불확실한 것들에 대해서 도전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이로운지, 자신이 할 수 있는지만 생각하게 되고 이것은 곧 포기로 이어지는데 문제는, 다른 살마도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미련한 수준으로 끌어 내리는 과정 가운데 그 공동체는 점점 어두워져 가고 사람들 사이에서 깊이 있는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된다. (몰론 타인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있으면 다른 방식이 이루어진다. 다음 글에서 타인보다 지혜로운 사람을 써볼 생각이다.)
8. 여유 있는 척 하면서 능력없음을 숨기기
미련한 사람이 지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편하고 즐겁고 혹은 이익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 범위 내에서는 지혜롭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할 수 없는 것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 이것을 가리는 방식의 방어기제가 발동하는데 '여유있는 척, 쿨하게 대응하기'이다. 그러나 이것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발로이다. 가볍게 쳐 내야 하는 일이 있고 가볍지 않게 쳐 내야 하는 일이 있다. 진지하게 고민해도 결코 답이 안나오는 것들이 있다. 아주 오랜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고, 여유가 아니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다. 미련한 사람은 자신의 여유를 위해서, 자신의 능력없음을 숨기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한다. 그 노력을 하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9. 자신의 신념을 수정하지 않는다
신념이 있는 것은 좋다. 누구나 신념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행동과 언어를 움진인다. 그런데 미련한 사람은 미래를 열어 놓지 않는 방식으로 신념을 움직이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자기 스스로의 체념이 있고, 유전자의 힘을 매우 믿는다. 그러다 보니 이 세상은 할 수 있는 사람과 할 수 없는 사람이 나누어져 있고, 자신은 그 어디쯤에 위치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사람이면 교만에 빠지고 자신이 할 수 없는 사람이면 우울감에 빠진다. 자신의 신념이 닫혀져 있는 사람이 미련한 사람이 될 경우가 많다. 바뀔 수 없는 것들이 바뀌는 경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미련한 사람은 더욱 미련한 신념을 가지게 된다.
10. 이중 잣대
마지막으로 타인보다 미련한 사람은 타인보다 똑똑하다는 생각에서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다. 타인을 위한 비판이라면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자신에 대해서는 매우 느슨한 잣대를 들이댄다. 그 이중잣대를 스스로 탑재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의 잘못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더 많은 상황들에 더 많은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미련한 사람은 살아가는 게 힘들어진다. 생각해야 하는 게 너무 많아지고, 그 에너지 소모 때문에 삶은 더욱 복잡해지지만 행복하지는 않다.
0. 나오기
미련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부단히 노력하고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자신으로부터 오는 것들이 아니라 타자가 주는 선물을 받아들이기까지 마음의 장벽이 수 만번 무너져야 하고, 내면의 감옥을 수없이 열어서 다른 이들을 풀어 주어야 한다. 미련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를 망하게 할 수 도 있고, 지혜로운 한 사람이 많은 이들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엘리트주의를 넘어서려면 미련한 사람은 엘리트가 되어서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모두가 엘리트가 되지 않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보이지 않고, 미련한 사람은 언제나 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