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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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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pr 09. 2020

인격과 대화

출애굽기 6장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말씀하시며

그를 안심시켰다


"나는 하나님이다

나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서


강한 하나님으로 나타났으나

그들에게 하나님이라는 내이름을 알리지 않았다


또한 나는 나그네로 머물던 가나안 땅을

그들에게 주기로 그들과 언약을 맺었다


이제 나는 이집트 사람들이 종으로 부리는

이스라엘 자손의 신음소리를 듣고


나의 언약을

기억했다


그러니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출애굽기 6장_메시지 성경




말씀하시는 하나님

언약을 맺으시는 하나님


인간과 같이 기억하시고

그 기억을 소망으로 바꾸시는 하나님


비인격적인 정신이 아니라

인격적인 몸으로 오신 하나님


우리의 세부적인 삶의 표피의

두근거림을 아시고 항상 앞서시는 하나님


우리가 무엇을 하기 전에

이미 거기에 계신 하나님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삶은

언제나 인격적이다


심지어 죽음에 이를 때에도

인격적이다


불의에 참지 못하여 화를 낼 때도

인격적이다




출애굽기 내내 모세는

갈팡질팡한다


그리고 마침내 시내산에서

언약을 저버리고 가난안 땅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하나님은 계속해서 모세와 관계하신다


아론을 보내고 훌을 보내고

여호수아를 보낸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기에


그 의미를 잃어 버리면

하박국처럼 포도넝쿨 하나에 목숨을 버릴려하고


다시스로 가기 싫어서

반대로 가기로 한다


나의 계획이 틀어지면 항상

비인격적인 하나님을 상정해놓고선


하나님께 따지고

대답은 듣지 않는다


의미가 내게서 발생하는 사람

언제나 실존이 존재보다 앞서는 사람


그래서 성경은 이 사람들을

하나님의 존재 아래로 거두어 들이는


거대하고 험난하고 지난한

이야기들을 써 내려 간다




나에게 의미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의미의 의미?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지 간에

그 일들이 일어난다는 의미이며


내가 무엇을 하든지 간에

삶의 의미는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이들이

이신론으로 빠지거나 인격성을


완전 자신에게 몰아내는 방식으로

신앙이나 믿음을 전제해 버린다


내게 발생하지 않는 의미들의 연속 가운데

우리는 기도할 수 있고 물어볼 수 있고


하나님과 대화할 수 있으며

조용히 기다릴 수도 있다


공간과 공간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수 많은 것들을 배우지 못한 채로


어른이 되지만 신앙은

계속 제자리를 멤돌게 된다




가만히 기다리고 조용히 앉아서

하나님의 뜻을 기대하고 기도하는 사이에


하늘문이 열리고 의의 빛줄기가

우리의 가슴 가득 채우고 매운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고

듣고, 이야기하고 결정한다


죽음을 지나서 부활까지

심판을 지나서 영원한 삶까지


우리에게 열려진 인격적인 삶

그 안에서 의미는 화수분처럼


날마다 날마다

넘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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