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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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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pr 17. 2020

성경시대와 영성

민수기 머리말_메시지 성경

우리 가운데 상당수는 낭만적으로

묘사된 영성을 마음 속에 그리며 좋아한다


이를 테면 "하나님께서 하늘에 계시니

모든 것이 세상과 제대로 어우러지네"

_로버트 브라우닝 '피파의 노래'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이나 자신을 탓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상황을 헤쳐 나가고

종종 성질을 부리고


다른시대에 태어났더라면(아마도 성경시대)

거룩하게 사는 것이 훨씬 쉬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헛된 생각일 뿐이다

하나님께 지음받은 인간이 되어


순종하는 믿음과 희생적인 사랑의 삶으로

부름 받는다는 것이 무슨 듯인지를 보여주는


기본 교재인 성경 어디에도

사는 것이 쉽다거나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암시하는 대목은 없다


따라서 우리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는 공동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민수기 머리말_메시지 성경




성경을 읽으면서 많은 시간

내가 그 때 안 태어나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해 본다

광야 40년을 어떻게 보낼 것이며


노아의 홍수시대에 언제

100년동안이나 배를 지을 것이며


여호수아시대에 가나안을 얻기 위해서

계속해서 전쟁은 또 어떻게 감당하며


에스겔의 환상이 임하던

그발강가 이후로 포로귀한은 언제하나


더욱이, 예수님이 오셨는데

못 알아보면 어쩌지하는 삭개오 같은 마음으로


성경시대에 태어나지 않고

이 모든 것이 역사의 한 획이 된 후에 태어난 것


그것으로 감사했던 시간들이

상당히 많았다





학부시절 이스라엘을 위해서 기도하고

공부하면서 이스라엘을 다녀왔다


2달 동안 키브츠에서 사과를 포장하면서

저녁마다 예배를 드리고 결국 마지막날에


예수님의 오심과 다시 오심에 대해서

한국인의 밤을 열었다


의아해 하던 유대인들의 얼굴이

아직도 생각난다 '너네가 예수를?' 이런 느낌.


일이 잘 안될 때 성경에서 주요한 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심심한 위로를 준다


다윗이 쫓겨다닌 13년의 생활과

아브라함이 이삭을 얻기까지의 100년을 기다리며


요셉과 마리아가 겪었을

집단 따돌림과 오해들


예수님의 십자가 박해와

제자들의 박해, 거꾸로 매달린 제자들


존재에 대한 물음이

삶을 파고들어 살깣을 흠짓낼 때마다


성경에서의 인물들은 친구가 되고

형이 되고 아버지가 되어서


위로해주시는 하나님의 피부가 되어

함께 부둥켜 안고 울었던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자는

어떤 마음을 품어야 할까


하나님의 뜻을 구한다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고민을


수 만번도 넘게 한 것 같다

때론 성경에서도 이런 잘못하는데


나는 이정도 쯤은 해도 되지 않나?라는

안일한 생각들도 많이 했었더랬다





영성은 일상에서 하나님과

실재의 삶을 꿰어가는 것이다


낭만적으로 붕 뜬 기분의

영적충만한 느낌적인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선택의 자리에서

고민과 고뇌 가운데서


하나님과 대화하고 소통하고

기도하고 기다리면서 결정하는 것


영성은 그렇게 날마다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한 일상을 사는 것이었다


함께 지어져 가는 공동체에서

함께 이루어가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이


현실의 슬픔과 어려움 속에서

믿음의 순종과 결단으로 꽃을 피우는 것


그러다 보며 같은 패턴의 선택과

굳이 안해도 되는 일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우리는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그래서 성경의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덧입혀지고 있음을 알아채는


공동체로 이 시대를

같이 걷고 있음을 알게 된다





가끔 동시대에 태어나서

정말 좋다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민수기에서 함께 광야를 다니던

친구들처럼 말이다


꼭 다시 만나면 좋겠다

그가 다시 오실 때


치열하게 잘 살다가

함께 만나서 축제를 벌이면 좋겠다


지나가는 오늘이

누군가에게는 성경시대와 같은 이야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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