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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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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pr 06. 2016

기다림과 자아

마침내 완성되는 자기다움, 기다림이란 말이다

믿음과 사랑은 이렇게 닮아 있다

믿음은 기다림에서 시작해서


기다림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끝난다


사랑도 마찬가지로 기다림에서 시작해서

기다림이 이루이지는

만남으로 더 큰 시작을 맡는다


나는 사랑을 잘 몰랐다


욕망이

집착이

나의 투영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더랬다


기다릴 줄 몰랐다

그 사람의 마음이

내게 자연스럽게 열리기 까지


그 사람의 생각이 나의 생각과 만나기 까지

그 사람의 비전이 나의 비전과 교우하기까지


나는 기다리지 않고

강요했더랬다


그리고 정죄하고

평가했더랬다


 
그리고

나의 기준에서

함량미달이라고 생각했더랬다

 

기다림이 없는 사랑은

항상 조급하고


무엇인가를 달라고 조르기만 하듯이

나는 사랑을 간구했다


조르고 졸랐다

고르곤졸라와 같이


좀 더 여유가 있었다면

오랜시간이 흘러서 아름다운 꽃향기로

내 마음에 남았을 텐데


지금은 기다림 한가운데에서

웅크리고 있다


그리고 힘없는 자리에 앉아 있는 듯이

그 기다림이 결국은 만남의 시작으로

이어지기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그 기다림을

당신은 모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기다림의 시간에


나는 진정으로

내가 얼마나


나를 버리고

나를 넘어서


당신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당신이 나에게 다가오기까지

기다릴 수 있을 지


시간의 연속선 상에서

잠잠히 거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지


나는 그런사람이 될 수 있을지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


마음의 여유도

생각의 느슨함도


기다림 속에서


조금씩

성숙해져 가고


열정이 넘쳐서 냉정을 이끌어 내지 않도록

적절한 열정이 기다림과 손잡고 있다


함께할 날들이 아련하지만

그 날이 다시 올 것이


행복한 기대감으로

설레이는 가끔의 시간들로


기다림이

내 삶의 전부인듯


나는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구나 한다


기다림이 만들어내는

최선의 인간이

되어 가는 구나 한다


당신의 그림자일까봐

설레이는 시간들이

 수 놓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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