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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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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un 24. 2020

마지막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요한복음 11장_예수님과 나사로

마지막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지금 이 순간에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어도 살고

누구든지 살아서 믿는 사람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네가 이것을 믿느냐?


예수께서는 눈물을 흘리셨다

예수께서 무덤이 이르렀을 때


그 분 안에 다시 분노가

북받쳐 올랐다


나사로야 나오너라

그러자 나사로가 나왔다


요한복음 11장_메시지 성경




예수께서는 우신다

예수께서는 분노하신다


우리와 함께 걸으시고

느끼시고 깨달으시며 눈을 마주친다


예수께서는 죽으시고

또 부활하신다


하나님이 인간이 되어서

인간이 삶을 모두 경험하고


인간이 다시 하나님이 되어서

인간의 모든 것들 회복시킨다


태초에 선악과가 없었다면

선악을 몰랐다면


인간은 영원한 생명을 살았지만

자유의지는 없었겠지


자유의지가 올바로 작동하는 것은

합리성과 객관성을 넘어서


사랑할 때이다

선택 이전에 사랑이 있을 때이다


예수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사랑하시고


목자가 양을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듯

자기를 희생하여 우리를 살리시고


죽으시고 부활한 이야기

복음이라는 것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로

학창시절을 보냈다


죽음은 너무 가까이에 있었고

나는 죽기가 싫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불현듯 임하는

죽음의 재앙은 공포 자체였고


안간힘을 다해 벼랑끝에 메달려도

죽지 않을려고 잡초라도 잡는 시늉을 했다


낭떨어지 밑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매장당한 것처럼 널부러져 있었고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인 나는

그렇게 떨어져서 죽은 이들이


떨어지면서 무슨 느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노심초사 하는 순간마다


지옥을 여러번 다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

이 다음에 벌어지는 일이


다음 생이 있는지 없는지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고야_아들을 잡아먹는 사르투누스 : 죽음의 공포가 엄습한다




최근 들어 다시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가 온 인생을 휘저어 놓았다


선하다고 오래살지 않고

용감하다고 죽지 않는게 아니다


오히려 선한사람은 목숨이 짧고

악한 사람은 끈질기게 오래 살며


비겁한 이들의 뒷걸음질이

10년은 더 생명을 연장하게 만든다


나는 그 사이에서 고민, 고민이라기보다는

답을 알면서도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


사는 것이 이미 지옥이었고

죽는 것이 좀 더 나은 지옥 같았으니까


예수님을 계속 만난다

중학교 때도 만나고, 고등학교 때도 만나고


대학교 때도 만나고, 일을 하면서도 만나고

바쁜 일상을 마치고 돌아가는 지하철에서도 만나고


이렇게 아침에 조용히 책을 펴고 앉으면

더 깊게 만난다


렘브란트_돌아온 탕자




구약학자들의 말을 너무 많이 들은 것인지

너무 구약에만 매몰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예수께서 하신 말들 속에서

내가 고민하던 모순이 진리로 던져진다


예수님을 믿으면 지금도 살고

죽어서도 살고 부활도 같이 한다고.


믿음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이 남지만

나는 예수님이 좋고, 너무나 함께 하고 싶다


항상 만나주시고 또 말을 걸어 오시고

힘들면 쉬었다 가라고 하고


걱정말고 마음을 좀 편하게 먹으라고 하고

죄악에 빠지는 순간 그 자리에서 기다리시고.


오래된 연인들처럼 나는

그렇게 떠났다가 만났다가


이야기를 들었다가

무시했다가 결국 돌아오는 이야기.


탕자가 되기도 하고 향유 부은 여인이 되기도 하고

베드로가 되기도 했다가 사도바울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샬롬과 사랑을 외치는 예수께서


마지막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지금 바로 부활의 순간이라고 하신다면


그냥 믿고 떠나는 거다

그게 믿음이겠지


도마의 말처럼

자 우리다 다 같이 죽으러 가자!


그와 함께 죽으면

그와 함께 부활하지 않겠나?


루벤스_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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