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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철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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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pr 20. 2016

표상과 세대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

표상에 익숙해진 세대


맥루한이 이야기하는

구텐베르크 갤럭시의 세계는

인쇄술을 통해서 지식이 아날로그로 전해지던

세계였지만,


과학주의가 만들어내는

전기적 메시지, 디지털의 세계에서는

미디어가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였다


디지털은 시그널로 만들어지고

그 시그널이 모여서 형상을 만들고

결국 표상을 만들게 된다


표상으로서 지식을 습득하는

미디어 세대는 항상 시그널로

인식하는 것이 익숙하다


따라서 대중들은 시그널로

움직이는 영상이나 사진과

같은

대중 매체에 길들여지게 되고,

그러한 삶은 너무나 익숙하게

우리에게 표상을 가꾸고 신경쓰게

만들도록 장려한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그러한 표상으로서의 문화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욕구를

가슴속으로부터

끌어 내고 그러한 욕구를 통해서

상품을 판매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확보한다


발터 벤야민의

파샤쥬의 논의처럼 여러가지

잡다한 용품들을 팔고 있는

상점들의 집합인 피사체는

그 자체로 표상으로 작용하여

욕망을 욕망하게 만드는

시그널의 역할을 하게 된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자본주의는 어쩌면 권력과 손잡고

자신의 본질인 자본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을

사람들에게 팔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들도 곧 그 본질에

자신의 시그널을 팔아

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향성을 향해서 가는

그 자신의 삶은 잃어 버린 체

지향하고 있는 그 욕망에 만족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욕망은 다시 표상을 만들어내고

표상에 얽여 있는 욕망의 시그널은

수많은 경배자들을 만들어내고

하나의 언어가 탄생하게 된다


표상을 바라는 세대

표상에 압도된 세대

표상을 만들어내는 세대


다시

표상을 초월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세대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창조한다는 것을 믿는 세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삶으로 사는 세대


그런 세대를

기대하고 그려본다


표상의 거울이

반짝임을 멈출 때

진정한 자의 거울이

우리의 인간됨을 비춰줄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표상을 넘어

진짜 우리를 만들어 내는 것들과

손을 잡고 영원을 걷겠지


표상을 넘어

표상된 인간을, 인간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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