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목마를 일이 없다
요한복음 4장_메시지 성경
한 사마리아 여자가 물을 길으러 나왔다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 물 한모금 줄 수 있겠느냐?"
사마리아 여자가 당황해 하며 물었다
"당신은 유대인이면서 어떻게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하나님의 후하심을 알고 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내게 마실 물을 달라고 했을 것이고
나는 네게 시원한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요한복음 4장_메시지 성경
어느것 하나 붙잡을 수 없을 때
들뜬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하늘을 자주 보면서 한숨을 쉰다
어느시인의 말처럼, 목이 길어서 슬픈 짐승처럼.
인생의 우여곡절 속에서는
그 가파른 계속을 빠져나가느라 정신이 없다고
어느순간 평온해지는 대지가 찾아오고
수 만가지의 길이 사라져 버린 황야에 서면
지금까지 내가 왜 이길을 걸어왔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하는지 애매해지는 시기가 온다
일방적으로 주어진 삶의 기준들에 맞추려
이것저것 챙기다가 몸에 병이 들고
마음에 상처가 난채로 몇년을 살다보면
원래부터 마음이 그렇게 삐뚫어져 있는 것처럼
사람들에게도 함브로 하게 되고
자신에게도 함브로 하게 되어 있다
사람은 가던 길을 계속 가고 싶은 것처럼
마음먹은 길을 계속 가려고 한다
막다른 길, 낭떨어지에 선 것처럼
더 이상 그 길이 길이 아니게 되는 시점에.
묻게 되는 질문 비로소.
'나는 누구인가?'
고갱의 고민은 동일했다
한참 자신이 누구인지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으로 다른 사람을 무시하던 사람들을 비껴내고
예수님은 조용히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신다
그리고 그 여인이 가지고 있던
사마리아의 정체성과 여인이라는 정체성을 거두고
창조주와 피조물로,
인간과 인간으로 만난다
누군가에게 환심을 사거나
어떤 부탁을 들어줘야만 인정받는 상황에서
오히려 내가 영원히 마르지 않는 물을 주러왔다고
이제는 더 이상 구걸하지 않아도 된다고.
오늘 아침 서늘해지는 아침 공기에
사마리아 여인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공허한 마음과 상한 마음에
갈급한 심령의 숨소리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끊임없이 존재해야만 하는 존재라서
계속해서 열정을 내고 힘을 내야 하지만
어느순간을 지치고
결국은 멈춰설 수 밖에 없다
다른 엔진이 필요하다
다른 동력이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세상의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부어지는 생수의 강물이 필요하다
목마른 사람들을 부르시고
응답하지면서 하시는 말씀은
뜨거운 여름철 차가운 냉수처럼
'내가 곧 길이고 진리요, 생명이다'
정말 우리 인생에 그리스도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이 없었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아에 눈을 뜬 12살부터 지금까지
나의 허망한 인생의 그리스도가 없었다면
나는 어디서 또 계속해서 구하고 있겠지
구걸하고 있겠지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오늘도 말씀하신다
구하지 않아도 미리 주시는 분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이렇게 넘치는 생수를 마시고
다시 일어난다, 다시는 목마를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