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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an 05. 2021

프랑스 현대철학의 흐름 4가지

알랭바디우철학 들어가기 전에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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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무엇인가? 혹은 무엇이 아닌가?


이런 근본적인 물음보다는 철학자는 무슨 생각을 하는가?에 너무 치중하지는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 본다. 프랑스철학, 독일철학, 영미철학 이런 식으로 나누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미는 결국 무게감을 갖는 것을 말한다. 어디에 무게를 두는가에 따라서 의미의 구조가 달라진다. 나는 누구인가? 존재하는 것들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세상은 어떻게 인식되는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생을 올바르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런 이야기를 '~누구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로 옮겨오는 시간이 필요하다. 철학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철학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1. 바디우 철학이 나오기까지


바디우는 '철학의 보편성과 특수성'에서 자신의 철학을 시작한다. 보편성은 어디서 나오는가? 보편성은 사실 특수한 지점에서 나온다. 어떤 특수성을 가진 곳에서 보편성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철학은 항상 보편적인 것을 말하지만 '특수한 장소와 시간'을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철학은 '고대그리스의 장소와 역사'에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가진 제도와 문화, 생활 양식 가운데서 보편성이 나온다. 바디우는 이러한 보편성이 나오는 특수성의 시대를 3가지로 본다.


1. 고대 그리스철학
2. 독일 관념론철학
3. 현대 프랑스철학


바디우는 현대 철학사에서 가장 창조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독일 관념론 철학은 독일적인 특수성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독일의 역사적 흐름과 현대 속에서 경험한 전쟁과 나치즘과 같은 경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철학의 소재들. 프랑스는 68혁명을 지나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보편적인 인간주체의 사상들이 나온다.


2. 프랑스 현대철학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다양한 논쟁이 존재할 수 있으나 20세기 초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베르그송이 '생철학'이라는 개념은 옥스포드에서 강연하면서 나오게 된 1911년 '사유와 운동'이라는 논문에 수록이 된다. 1912년에는 베르그송과 다른 방향으로 레옹 브륀슈비크Reon Brunschvicg가 등장한다. 이것은 존재에 대한 방향설정이 다르다. 베르그송은 존재와 생성의 일치를 강조하는 일원론의 철학을 제시하면서 삶의 도약과 삶 자제체 집중하게 된다. 일명 '생기론적 내제성'이다. 베르그송의 철학은 들뢰즈에 와서 절정을 이룬다.


철학을 어디에 근거 지을 것인가?에 대해서 '수학'과 '철학적 형식주의'에
근거를 두는 것이 개념의 철학이다.


브뤼수빅의 주체철학은 '개념의 철학'이다. 철학을 어디에 근거 지을 것인가?에 대해서 '수학'과 '철학적 형식주의'에 근거를 두는 것이 개념의 철학이다. 레비스트로스-알튀세르-라깡-바디우로 이어지는 흐름이 바로 개념의 철학이다. 삶의 철학과 개념의 철학은 명백하게 대립적이고 분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20세기의 시작이다. 현대 프랑스철학은 이 두 개념들의 논쟁으로 귀결된다. 삶이냐, 개념이냐는 공통적으로 '주체'의 문제와 연결된다. 주체란 무엇인가? 살아있는 몸이면서 삶인 반면에 개념의 창조자이면서 '사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주체는 양쪽 모두에서 공통의 주제가 된다. '육체와 관념'의 문제는 프랑스철학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주제가 되었지만, 이 문제는 사실 '데카르트'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철학은 헤겔의 철학을 비판하는 것이 가장 크지만, 더 큰 범주의 도전은 바로 데카르트이다. 모든 프랑스철학은 데카르트의 범주 안에 있다고 할 만하다. 데카르트의 유산인 심이원론을 가지고 논쟁을 하는 프랑스현대철학을 볼 수 있다. 샤르트는 자유의 개념을 가지고 데카르트를 연구했고, 들뢰즈는 철저하게 데카르트를 반대했고, 라깡은 데카르트로의 귀환을 시도했다고 볼 수 있다. 철학자들의 숫자만큼 데카르트가 존재한다고 할 만하다. 결국 '주체'문제였고, 이러한 주체논쟁은 20세기 전반을 끌고 간다.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은 이후 철학적으로 큰 간극을 만들어낸다



3. 현대 프랑스 철학의 공통점


현대 프랑스철학의 동선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을까? 현대 프랑스철학자들의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연구의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독일철학을 재조명하고, 과학적인 전통에서 철학을 들여다 보고, 정치와 삶, 예술의 범주에서 철학을 다루어 보는 작업들이다. 이제 왜 들뢰즈가 그토록 시네마에 집중했으며 다른 프랑스 현대 철학자들이 소설이나 시를 많이 썼는지 알게 될 것이다. 


1) 독일철학 재조명


모든 프랑스 현대 철학은 독일철학을 가지고 논쟁하고 연결한다. 코제브의 헤겔강의는 '정신현상학'을 가지고 강의를 하는데, 현대 프랑스철학에 영향을 가장 많이 끼쳤다고 할 수 있다. 라캉이나 레비스로스도 꾸준히 이 주제를 가지고 고민했다. 훗설과 하이데거의 현상학을 그 다음으로 조명하면서 프랑스철학은 발전한다. 샤르트르에서 출발해서 메를로 퐁티, 레비나스, 장뤽낭시, 롤랑바르트와 같은 사람들은 하이데거의 철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스트라스부르와 하이델베르크가 매우 가까웠기 때문에 하이데거의 철학을 직접 들을 기회도 많았다. 데리다의 경우는 훗설에서 출발해서 해결까지 가는 경향을 보여준다.


해체론, 실존주의, 해석학과 같은 프랑스철학의 연구는 '개념과 실존'사이를 연결하거나 대체하는 작업들을 했다. 독일철학을 프랑스철학의 장 위에서 새롭게 다루고 있다. 프랑스철학을 통해서 본 독일철학은 기존의 독일철학과다는 다른 방식으로 반복된다. 독일 철학의 문제의식이 프랑스적인 문제의식으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2) 과학적 전통의 계승


과학에 대한 철학은 과학철학, 이신론적인 철학들을 지속해 왔다. 과학적인 발명들이 인식과 연구방법까지 영향을 미쳤다. 원래는 과학의 존재론은 반성의 형식이었지만, 현대철학에서는 과학을 통해서 새로운 '생성, 전환'을 가능케 된다고 믿게 되었다. 과학은 현상을 발견해서 재해석하는게 아니라 '과학 자체가 창조적인 실천'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과학이라는 것은 예술과 비슷한 것이 된다. 예술적 활동이 창조의 원천이었는데 현대프랑스철학에 오면서 과학이 바로 예술과 같이 창조성의 영역으로 갈 수 있게 해주었다. 들뢰즈에 가서 정점을 이루게 된다.


철학은 예술, 정치, 과학을 통해서 인간의 본질, 사회의 본질, 자연의 본질을 찾아내려고 한다. 자연에 본질을 인식의 일반에서 찾아내려고 하는 노력이 바로 과학적 접근을 통한 철학의 목표이다. 여기에 프랑스철학은 독일철학의 과학적 접근을 극복하고 회유하고 다시 연결하려고 하는 경향들이 나타난다.



철학이 분류의 기점이 되어서 과학의 구조와 접근방식을 규정한다


3) 정치 안에서 철학하기


정치에 있어서도 철학은 정치 안으로 들어가서 '주체'와 '행위'의 문제를 다룬다. 때문에 프랑스 현대 철학의 거장인 샤르트르와 푸코는 현대 프랑스 정치사에서 '주체'의 물음을 계속해서 던진 것이다. 가장 본질적으로 정치의 목적은 무엇인가?이런 질문들을 던지는 것이다. 랑시에르의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나 푸코의 '감시와 처벌' 같은 저서들이 그 예이다. 조금 세련되게 정치철학이나 정치이론으로 다루지 않고 정치 안에서 실제적인 주체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는 정치를 하는 주체는 어떠해야 하는가? 정치적 주체는 어떻게 탄생하는가?(알튀세르) 와 같은 질문들을 하는 것이다. 행위에 있어서는 집단적인 실천으로서의 행위주체를 다룬다. 정치적 활동을 통한 행위와 주체, 개념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정치참여를 하는 프랑스 현대 철학자들이 많다.



4) 삶과 예술의 새로운 형식에 대한 탐구


현대 프랑스철학의 특징은 철학이 철학 자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다른 방식, 형식으로 탐구하고 구현해 냈다는 것이다. 모더니즘에 대한 탐구를 철학적으로 분석하기 보다는 오히려 예술과 삶의 방식, 문화의 변화를 분석하고 그 안에 철학적인 모티브를 찾아냄으로써 일상과 더불어서 철학을 전개해 나갔다. 들뢰즈의 시네마라던지 다양한 회화작품에 대한 분석이라던지, 사진에 대한 감각과 분석이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 특히 '아방가르드'와 같은 경우는 아예 새로운 철학의 형식이 어떤 이론이 아니라 예술로 표현되는 것을 보여준다. 뒤쌍의 작품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대상이 새로워지면 그것을 탐색하는 철학도 새로워져야 하는데, 그 형식 자체로 새로워져야 하는 것이다. 새롭게 출현한 실제들은 새로운 개념을 담고 있으며 이전의 철학적 언어와 표현으로는 그 언어를, 실제를 다룰 수 없다. 철학과 문학, 철학과 예술의 융합이 일어나면서 이전과 다른 형식의 글쓰기와, 다른 형식의 미술적 표현이 철학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아방가르드의 새로운 실험들
뒤샹의 작품들은 삶 속에서 인간을 발견하게 만든다.


들뢰즈의 운동, 기호, 이미지는 완전히 다른 형식의 철학적 사유를 보여준다


4. 현대프랑스철학에서 '주체' 문제


주체는 생산행위 혹은 삶 속에서 발견된다. 다시 말하면 주체는 '과정 속에서' 발견된다. 기존의 철학들은 '주체'는 이미 존재하고 그에 따라서 주체가 드러난다고 본다. 하지만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주체'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주체의 죽음이라는 표현을 말과 사물의 마지막에서 사용하는 푸코는 바닷가의 모래위에 쓰여진 문장들이 바닷물에 지워듯이 주체는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만들어지고 있는 주체, 과정 속에 있던 주체를 다른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오히려 현대 프랑스철학에서는 '주체' 자체를 표현하지는 않지만, 그 내용에는 주체형성의 과정이 음각화처럼 잘 나타나있다.


라캉의 경우 프로이트의 주체범주를 다시 가져와서 '주이상스'에 부딪혀서 무너지는 자아가 제대로 자신의 욕망을 중심으로 새로운 자아를 형성할 수 있다고 하는 '정신분석의 임상'을 주장하는 것이 그 예이다. 프로이트는 이미 정해진 자아의 분할들을 가지고 비율을 산정하는데 몰두했다면, 라캉은 아예 그것들을 무너뜨린 다음에서야 주체가 스스로 형성될 수 있다고 말한다.



0. 나오기


프랑스 현대 철학은 독일철학을 비판하고 수용하면서 과학, 정치, 예술의 형식으로 철학을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독 프랑스철학자들이 소설이나 희곡을 쓰는 이유를 이제 알 수 있게 되었다. 왜 그렇게 들뢰즈가 시네마에 매달렸는지 말이다. 문학과 철학은 구분 불가능하고, 영화와 철학은 원래부터 서로 의존적이었다는 것이다. 프랑스철학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 소설 속에서 철학을 발견하고, 그 철학을 어떤 형식으로 전개해 갔느냐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들뢰즈는 죽을 때까지 '과학적인 방법'으로 최신 '초끈이론'까지 검토했다고 하니 말 다했다. 최근에 중요한 개념인 양자역학을 분석하는 '양자역학적 주체'를 '양가론적 입장'에서 분석하는 들을 보았다. 아마도 이런 흐름일 것이다.


철학은 어쩌면 관점의 변형이다.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철학적 결론은 달라진다. 오늘은 워밍업으로 프랑스현대철학의 큰 흐름을 알아보았다. 이제 알랭바디우가 이러한 지적 전통 아래에서 어떻게 자신의 철학을 발전시켰는지 알아볼 것이다. 오늘 대부분의 강의는 아트앤스터디에서 '서용순 교수님'의 강의를 참고했다.




로데릭 치좀의 철학에서 드러난 다양한 관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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