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 올스타전이 3번째 방송을 마쳤다. 이야기할 것 없이 프로들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 9개 팀의 무대를 하나하나 듣고 있으면 영혼이 살아나는 것 같고, 무엇인가 아련한 것들이 떠오르다가도 열정이 불타기도 하다. 예술의 힘은 아득히 마르쿠제에게서 보여진다. 예술은 우리가 기존에 연결해 놓았던 상상과 언어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기회였다. 팬텀싱어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뉴런세포들이 다른 방식으로 만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화에서는 대결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대결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만은, 그래도 브랜딩, 블렌딩의 차이가 확실하게 보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오히려 경연이 아니라서 그런지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음악들을 마음껏 하는 것 같아서 더 보기 좋고 감동이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가 있는데 그 목소리는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와야만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다. 목소리에 빛이나는 그들의 노래들을 가슴으로 들어보자.
K will의 '내 생에 아름다운' 곡을 편곡해서 불렀던 레떼 아모르. 레떼아모르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이 거의 다 있다. 박현수의 테너 바리톤은 즐거운 느낌도 났다가 장난끼도 있었다가, 묵직하기도 하다. 김성식의 가늘면서도 감성있는 목소리이고 케이윌이 보여주지 못한 높은 성위에 있는 느낌을 준다. 길병민의 베이스바리톤은 세계적으로도 명품이지만 듣고 있으면 누군가 안아주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머니머니 해도 제일 호감이 가는 것은 김민석이다. 김민석의 맑고 높은 고음이 쭉 이어지는 부분은 언제나 먼가 생각의 넘어에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끌어내는 묘미가 있다.
레떼 아모르는 이 곡에서 자신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모두 표현해주었다. 그 청년들도 사랑을 하고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함께 손을 잡고 걸었을 것이다. 그리고 노래는 그렇게 마음으로 불러야만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소중한 추억을 꺼내게 하는 법이다. 이 곡을 통해서 잊어 버렸던 사랑과 사람 그리고 추억과 기억을 다시 꺼내었다. 예술의 묘미는 바로 이런게 아닐까? 우리를 조금 더 인간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 말이다.
"어쩌면 산다는 건 말야~ 지금을 추억과 맞바꾸는 일~" 아 이부분 부터 이미 끝났다. 시간이 멈추고 아득한 가을로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박강현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촉촉한 눈빛 만큼이나 선명한 기억들이 떠올랐다. 어쩌면 산다는 것은 나이가 먹어가면서 과거에 우리가 행했던 추억을 먹고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한참을 누군가와 손 잡고 걷다가 결국은 우리는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사랑했던 기억만 남을 것이다. 우리가 추구했던 어떤 비전이나 꿈도 사라지고 그 사람과 만났던 그 순간만 남을 것이다. 그 많던 돈도 청춘도, 관계도 조금씩 사라지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할 때 그 한 사람이 생각날 것이다. 그리고 그 이름을 부르겠지. 늘 그것으로 조금 나아지는 삶을 살아가겠지.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지금이다.
Drag me to death, like a lit cigarette Took my last breath, like the smoke from my lips I've lied for you, and I liked it too But my knees are bruised, from kneelin' to you I've had enough, but you're too hard to quit We've had our fun, now your sugar makes me sick I've lied for you, and I liked it too But my makeup's ruined And now I'm laughin' through my tears I'm cryin' through my fear But baby, if I had to choose The joke's on you The joke's on you God knows I've tried to be kind But I will just lay down and die Wearin' a fake smile The joke's on you My heart's gone bad, now it won't beat for you You had your laugh, now I won't play the fool I've lied for you, and I liked it too But I'm black and blue, from bleedin' for you You strike the match, burn me out so fast Look what we had, now it's turned to ash I've lied for you, and I liked it too But my makeup's ruined And now I'm laughin' through my tears I'm cryin' through my fear But baby, if I had to choose The joke's on you The joke's on you God knows I've tried to be kind But I will just lay down and die Wearin' a fake smile The joke's on you
처음에는 포르테 디 콰트로가 편곡을 이렇게 심오하게 한줄 알았는데, 원곡을 찾아보니 조용필 선생님이 35번째 앨범에서 이렇게 기가막히게 편곡을 하셨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와 믹싱해서 기존의 노래를 다시 태어나게 했다. 거기에 포디콰의 제대로된 성악발성으로, 순서마다 악센트를 사람마다 주니 이건 정말로 오페라다 오페라! 먼가 서울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들이 영화처럼 흐르는 것 같았다. 서울 올림픽도 생각나도 63빌딩도 생각나고 명동의 뒷골목과 동대문시장, 청계천 광장과 뚝섬 유원지 등등. 여행의 향연이었다. 향연.
포레스텔라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 그래서 좋다. 이번에도 경연이라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감성과 취향을 제대로 보여주는 음악을 했다. 물론 프랑스어를 알아듣지 못해서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감성은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다. 인간의 감성을 스피노자는 48개로 본다. 가장 기본적인 감정 6개에서 각각 나누어져서 다양한 감정으로 나누어진다. 그 감정들을 나누면서 삶을 살아간다. 이런 음악들은 그 세세한 감정들의 어느 틈바구니에서 마치 중세시대의 음유시인과 같은 감성을 전해준다.
유로비전에서 발표된 Molitva는 우리나라발음으로는 몰리트바이다. 떠나간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돌아오길 기도하는 내용이다. 오랜만에 들었지만 역시나 이 팀은 열정이 느껴지는 팀이다. 이충주의 가성과 미성을 넘나드는 음역대는 오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블렌딩이라서 아주 감상하면서 들었다. 안세권의 테너발성도 너무 좋았고 말이다.
Ни ока да склопим Постеља празна, тера сан А зивот се топи и нестаје брзо К'о дланом о длан
К'о разум да губим Јер стварност и не примецујем Јос увек те љубим Јос увек ти слепо верујем
К'о луда не знам куда Љубави се нове бојим А дане, зиве ране Висе не бројим
Молитва, као зар на мојим уснама је Молитва, место реци, само име твоје Небо зна, као ја, колико пута сам поновила То, небо зна, бас као ја Да је име твоје моја једина молитва
Ал' Богу не могу лагати Све док се молим А лазем ако казем Да те не волим
Молитва, као зар на мојим уснама је Молитва, место реци, само име твоје Небо зна, као ја, колико пута сам поновила То, небо зна, бас као ја Да је име твоје моја једина молитва
И небо зна, бас као ја Колико пута сам поновила То небо зна, бас као ја Да је име твоје моја једина молитва
발레리아 린치의 곡 La balanza를 편곡했다. 1985년에 나온 곡이지만 거의 비슷하게 편집을 했고 특히 곽동현이 이번에도 특유의 락 창법으로 하이톤을 이어갔다. 가사 자체가 매우 철학적이여서 다시 보게 되기는 하지만 역시 이런 장르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여서. 개인적으로는 Molitva가 더 좋았던 것 같은데 아쉽다. 유슬기의 프로듀싱 능력은 전략적으로 사람들의 뇌속을 들어갔다 나왔다가 한다.
라크리모사~라는 부분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이라서 이 부분만 계속 듣고 있는 중이다.
Mañanas empezadas, noches sin terminar, Que grande es la cama, que me ve llegar, Borracha de sueño, dormida de alcohol Y un duende pequeño me empuja el colchón.
Cerrada la puerta de mi habitación De un lado el infierno, del otro estoy yo Y justo en el medio el diario de hoy Y justo en el medio el diario de hoy.
Quien maneja la balanza del bien y del mal Quien permite que me duerma o que muera quizá Quien me quita, quien me da Quien se queda, quien se va.
Mi cuerpo incrustado yace en el colchón Mi ropa arrugada y el sueldo del show La mente vacía y el cuarto también Y la fantasía de volver a querer.
Quien maneja la balanza del bien y del mal Quien permite que me duerma o que muera quizá Quien me quita, quien me da
대결이라고 하지만 그 의미는 역시 별로 없었다. 지난주의 흉스프레소와 라비던스의 무대도 너무 좋았지만 이번주에 다채로운 무대들은 한 없어 좋았다. 다만, 스스로 좋아하지 않은 장르는 노래는 좋았으나 다시 돌려보지는 않는 중이다. 팬텀싱어를 보면서 정말 다양한 음악과 사람들의 생각을 엿보게 되는 것 같다. 듣고 있으면 생각하게 되고, 감정선에 접어 들면서 그런 우울감 혹은 흥분, 즐거움이나 가엾음 등등의 오만가지 정서들이 살아나는 것 같다.
다음주는 1대 1 미션이다. 경연프로그램을 보면서 재미있는 것은 프로듀서들이 시청자들의 감정과 흥미를 어떻게 빌드업하는가?이다. 팀별로 1명씩 봅아서 1:1 경연을 한다고 하는데 물론 노래는 들어볼 것도 없겠지만 나름대로 팀별로 테너나 바리톤 등등 무작위로 뽑아서 새로운 팀을 만들어서 경연을 해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마치 운명처럼 이미 만들어져서 다른 사람들과의 화음을 잘 들을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