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소란스러움 잠재우기
가끔
빠르게 다니는 길이 있음에도
오래 걸리는 새로운 길로 갈 때가 있다
몇번은
빠르고 북적대는 급행보다는
느슨하고 여유있는 완행을 선호한다
오랜만에
시간 위의 존재
인간의 시작을 기억하고
기억의 습작들을
망각의 골짝기에 버리거나
혹은
의식의 서랍장에
차곡차곡 정리한다
시간 위의 존재들에게
시간이 중력을 거스른체
너무 빨리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면
존재자체가 흔들리기도 한다
잠시 멈춰서서 여유를 부여하고 나면
내가 서 있는 자리와 걸어갈 방향이
아스라이 안개 속에서 걸어나오는 때가 있다
여유의 공간에서
시간은 자신의 속도를 찾고
인간은 존재의 형상을 여민다
시인들과 만나
낭만을 이야기하고
철학자들과 만나
인생의 고민을 털어 놓고 나면
타자가 눈에 보이고
이웃이 친구가 되는 때가 있다
여유와 시간
인간과 존재
낭만과 자기다움
시간은 제자리에 서서
나를 부르는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