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제 자리에 앉혀놓고
마가복음 7장_메시지 성경
바리새인들이 예루살렘에서 온 몇몇
종교 학자들과 함께 예수의 주위에 모였다
그들은 예수의 제자 몇이 식사 전에
씻는 정결예식을 소홀히 하는 것을 보았다
바래새인을 비롯한 유대인들은 의식 상
손 씻는 시늉을 하지 않고 절대 식사를 하지 않았다
시장에서 돌아왔을 때에는 특히
더욱 문질러 씻었다
(컵과 냄비와 접시를 닦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바리새인과
종교학자들이 물었다
"어째서 당신의 제자들은 규정을 우습게 알고
손도 씻지 않고 식탁에 앉는 겁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 같은 사기꾼들에 대해서
이사야가 정곡을 찔러서 말했다"
이 사람들이 거창하게 말은 바로 하지만
그 속에 마음이 담겨 있지 않다
그들은 나를 예배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 아니다
무엇이든 자기네 구미에 맞는 가르침을 위해
내 이름을 팔고 있을 뿐이다
하나님의 계명은 버린채
최신 유행을 좇기에 바쁘다
마가복음 7장_메시지 성경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는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서
악마에게 그림자를 판 슐레밀을 소개한다
그는 자신의 그림자를 마르지 않는
금화가 나오는 주머니와 바꾼다
등가교환의 원칙에 따른다지만
그 당시에는 자신의 그림자가 어떤 의미인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다가
그림자가 없이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는게
어딘가 이상하고 사는것 같지 않아서
다시 그림자를 찾아서 헤메인다
결국 다시 그 악마를 만나지만
그림자를 주면 영혼을 건네달라고 말한다
금화주머니는 교환의 매개였을 뿐
결국 악마는 영혼을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슐레겔은 결국 영혼을 팔지는 않고
방랑길에 오른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지금 있는 것들에
만족하지 못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외부에 맡긴다
그래서 결국은 사람들 안에서
인정받고 인정받지 못하는 것으로
자신이 가진 것들을 가치 매기고
그것들을 무엇인가와 바꾼다
자신의 지식을 돈으로 바꾸는 것은
아주아주 흔한 일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계를
권력으로 바꾸는 것을 정치라고 말한다
자신이 가진 외모를 좋아요로 바꾸면
곧 그것은 돈이 된다
자신이 가진 꿈을 제법 키워서
스타트업을 만들면 그것은 곧 사람들 사이에서
핫한 기업이 되거나 주식으로 교환하면
아주 비싼 가격의 유니콘이 된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면
결국은 이런 고민을 던지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고 있는가?'
아주 늦은 나이에 깨달은 사람들에겐
후회로 점철된 삶을 맞이하는게 두려워서
재단을 세우거나 혹은 다른 이를 위해서
뒤늦게 나마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자신이 그동안 수 없이 많은 '등가교환'으로
바꾸었던 것들을 다시 가지고 오려고 한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인정을 교환하다가
나중에는 자신이 죽었을 때 기억되는 것으로
교환하기에 이르러서 동상을 세우거나
책을 대필하거나 한다
결국은 그림자도 찾지 못하고
영혼도 지키지 못한체로 인생을 마감한다
젊을 때 이것을 깨달았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혹은 그림자를 팔려고 하는 찰나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달았다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훨씬
나의 내면에 소중한 것들을 지켜나가려고 하거나
하나님과의 관계가 소중해서
등가교환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섬김의 도구로
혹은 교환이 아니라 서로 공유하고
함께 걸어가기 위한 작은 실천으로 여긴다면.
바리새인의 삶을 권장하는 사회에서
절망은 날마다 생산된다
절망의 크기 만큼 환상도 불어나서
같은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누군가는 소중하고
누군가는 존귀하며
이 사람이 없으면 안되고
이 사람이 있으면 된다라는 영웅주의가 탄생한다
바리새인들이 손을 씻는 행위만큼이나
사람들은 자신이 인정받기 위한
다양한 등가교환의 제스처와
실크옷과 멋진 자동차와 부동산을 자랑한다
친구들은 그런거에 비판 그만하고
너도 돈좀 벌고, 좀 너가 가진 것을 잘 활용하라고 한다
다 하는데 왜 너만 안하냐고 한다
곰곰히 생각해 본다
나는 무엇으로 무엇을 바꾸려고 할까?
내가 가진 것, 받은 것들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그 많은 사색과 고민과 공부
글과 지식들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어떤 길로 걸어갈 것인가?
내 앞에 놓여진 물씻는 그릇에 손을 담그며
예수님의 이야기에 정신이 화들짝 깬다
사기꾼 같이 사악한 마음의 저장소에
이리저리 풀어놔서 제갈길로 갔던
욕망들을 잡아다가 다시 묶어 놓고
나의 그림자도 나의 영혼도
조용히 제 자리에 앉혀놓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리듬을
타면서 흥얼거린다
최신유행을 얼른 쫓아가는 삶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더 잘 쫓기 위해서 뒤돌아 서는 시간
나의 그림자를 보고 나의 뒷모습을 본다
잘생기고 못생기고가 없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과
그 모습을 그대로 받으시는 하나님 앞에서
결국은 자유를 누린다
다른 사람의 인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속삭임이 호흡속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도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