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정치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민네이션 May 18. 2016

컵라면과 이웃

두가지의 길, 다시 데미안인가

후르륵
쩝쩝


바쁘디바쁜 출근시간
북적되는 환승장


내 나이 또래의 한 청년이
폐품을 모아 놓고 앉아
라면을먹는다


아침인데

컵라면

아직
씻지도않은
얼굴로

주위

눈치 아랑곳 없이

쩝쩝
대는 순간


그 청년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나 역시 멍하니

그 청년을 바라본다

포개지는시선 속에
쪼개지는마음들

"거지같으니
왜저런데서먹어"

"머야 아침부터"


지나가는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에는

짜증과 귀찮음이

잔뜩 묻어 있다


 



그 청년을 향한 마음이
느껴지는 아침


컵라면 하나에
아침부터걱정했을

그청년이
내가된다
나의아픔이된다

앉아서 한 참을 운다
함께 운다

아아
대한민국

아아
인생이여

이뿜을 뽐내며
젊을을 자랑하며

가진 것으로
옷입을때


우리 이웃들의 삶은
찢어지는 마음과.함께
삶도 쪼개진다


이웃사랑이
하나님사랑이라

컵라면 속에
한 아름 아름다운이

담기 길

그 사랑을
기억하면
오늘도그냥은

못살지

조금만기달려줘요
나의 이웃들




세상에는 기회를 특권으로 여기고

다른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플라톤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항상 언덕위에서 소리친다


반대로

기회를 책임으로 여기고

다른 사람들을 찾아가 자유를 선물하는

소크라테스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항상 타자의 동굴앞에서

자유를 노래한다


데미안과 같이

세상은 항상

두가지의 길이 하나의 길에서 만나는가를

시험한다


나는 알에서 나올 것인가

아니면 알 속에서 썩을 것인가


인간이 될 것인가

속물이 될 것인가


컵라면과 이웃

나는 그 길을 가기로 했다

함께 컵라면을 앉아서 먹기로.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과 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