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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ug 28. 2021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그 무엇

영화 '잡스'를 보면서 마음 속에 일어나는 생각들


자본주의가 만연해지면서 인간의 영혼은 어느새 갈 곳을 잃는다. 


사는 것과 먹는 것이 연결되어 있듯이, 인간이 일하는 곳과 인간의 영혼은 연결되어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나의 영혼을 구성하고 다시 그 영혼에서 나오는 힘이 일을 이끌어 간다. 일이 일의 가치를 잃어 버리고 모든 것을 언젠가는 바꾼다는 식의 교환관계가 되어 버리면 인간의 영혼을 갈 곳을 잃어 버린다. 그럼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닌게 된다. 신념도 사라지고 비전도 사라지고 어느새 주식과 주주들의 입김에 얼었다가 녹았다가 하는 눈사람이 되어 버린다. 



어느시기가 지난면서 인간의 영혼은 쓸모없는 것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실용주의와 실증주의의 급습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모두 헐값에 인간 외부로 팔려나간 것이다. 과학이라는 미명하에 영혼의 능력이 모두 신체와 지성의 능력으로 바뀌면서 인간은 계속 배터리처럼 소모하는 인생을 사는 기계가 되었다. 일명, 기계론적 세계관에 입각해서 인간 자체가 기계의 하나의 부속품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인간에게 신념이나 가치, 기쁨이나 즐거움의 원천은 숭고한 영혼이 아니라 재산의 소유와 자신의 위치였다. 그리고 한 세대가 지나가자 그러한 삶이 오히려 원래부터 그런 것처럼 살아가게 되는 2세대가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세대가 지나가면서 완전히 교환과 매개에 의해서 인간이 정해지는 경쟁의 시대를 자연스럽게 맞이하게 되었다. 자신이 있는 모든 곳은 전쟁터이고 운동장이며 이겨야만 살아 남는 정글이 되어 버렸다. 



영화 '잡스'를 맥화면으로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커튼처럼 눈을 덮는다. 그리고 내 안에 숨쉬는 고귀한 영혼에서 제시하는 신념의 길을 더듬거리면서 찾는다. 인간은 그랬다.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 열정은 영혼의 능력에서 나오고, 제대로된 길을 걸어가아면 그 열정에도 기름이 부어진다. 내가 만들어내는 일의 결과가 나랑 분리되고, 더군다나 그 일로 누군가는 희생하거나 다치게 되는 제로섬의 결과가 나온다면 나의 영혼은 나도 모르게 타락하고 부패한다. 어느날 만나는 사람의 눈빛이 게슴츠레 해지더니 평가와 충고의 눈초리로 바뀌는 것을 본다. 그리고 그것은 항상 무엇에 대하여 계산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혼이 타락한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게슴츠레한 눈빛에서는 일종의 냄새가 난다. 섞고 있는 냄새 말이다. 심하게 말하면 악취가 난다. 



잡스도 한 때는 자기확신에 차서 자신의 신념을 실현하는데 열중하던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모든 사람들을 자신보다 하수로 보고 막대하던 시절이 있었다. 스스로도 썩어가는 영혼을 붙잡느라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다시 일어서서 자신이 푸르고 바라보았던 그 하늘을 생각해 보면 영혼이 다시 호흡을 하고 생명의 숨결로 가득한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나서 눈을 떠보면 다시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이길려고 하는 순간 그 사람은 '대상'으로 전락하고 '타겟'이 되어서 뽑아먹어야 하는 객체가 된다. 다시 생각해야 한다.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하버드법학과의 유명한 철학자 로베르토 웅거는 말했다. "우리는 좋은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함을 끌어내는 여정에 있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 것이 재밌고, 새롭고 즐겁다면 그 사람과 함께 걷는 사람은 분명히 '인간의 위대함'을 추구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위대함 가운데 만들어진 기술과 제도, 제품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더 깊이있게 만든다. 사람의 신념이 만들어낸 제품과 콘텐츠와 서비스는 사람들을 더욱 깊이있게 만든다. 기술은 이미 그 도구, 방법, 프로세스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가치선택이 이루어진 단계이기 때문이다. 



가끔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회사들은 미션을 먼저 정하고 그 미션을 이루기 위해서 비전을 만든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반대 인것 같다. 미션을 정하는 가운데 해결해야하는 문제에만 급급해서 우리 영혼이 숨쉬어야 하는 열정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에 우리가 무엇인가를 했을 때 반짝거리를 미래를 만나게 된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비전'을 본 것이다. 그 비전은 분면 아름답고, 따뜻하고 무엇인가 매혹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 비전을 꼭 이루겠다는 열정이 생기고 그 다음에서야 비로소 그럼 어떻게, 무엇을 해야하지라는 고민이 생긴다. 이 때 '미션'을 찾는 것은 엄청난게 쉽다. 



어디에 남아 있는 것이 족쇄를 찬게 아니라면, 돈때무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내가 여기에 남아 있는 이유, 설령 돈 때문이라도 내 인생의 80%의 시간을 쓰고 있는 이곳에 남아 있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 이유를 내면에서부터 찾아서 외부로 가지고 나가야 한다. 사실 돈은 목적이 아니다. 방법이고 과정이다. 그 돈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 것이다. 결국 교환해서 자신이 얻고 싶은 진정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물건을 사는 것도,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도, 주식을 사고 파는 것도 어떤 매개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비전과 연결되어 있다. 다시 영혼이 호흡하는 소리가 들리기 싲가하는 지점까지 가려면 내가 왜 여기에 남아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애플의 신념은 'think different'였다. 혁명을 믿는 히피들이 기술영역으로 넘어가서 만들 여러 회사들 중에서 애플은 조금 더 세련된 디자인과 변화의 방식을 택한 것이었다. 스티브잡스는 자신의 젊은 시절에 만들어진 신념과 디자인에 대한 감각으로 애플을 이끌어 왔다. 세상은 지금의 방식으로 하면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이미 지속하고 있는 것들은 그 자체로 시스템을 이루고서 균형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바꾸려면 새로운 것이 필요하고, 새로운 것을 하려면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 새로운 생각을 하려면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 그럼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곳, 누군가가 아파하는 곳, 어떤 이가 땀을 흘리는 곳, 나무에 매달린 사람들이 울부짖는 곳, 이것저것 냄새나는 곳, 마시고 즐기는 곳도 물론 가보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신념이 보여주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을 찾는 즉시 내 영혼이 빛나기 시작할 것이고 나의 눈빛은 바뀌게 될 것이다.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그 무엇


아직 늦지 않았다. 찾아야 한다.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도 바꾸지 않을 그 무엇을. 비록 세상은 더욱 어두워져 가서 빛을 잃어 버리고 있지만 내 안에 숨쉬는 위대함을 꺼내서 세상을 밝히어야 한다. 사람들과 함께, 우리들이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세상을 만드는 것은 우리야. 


https://www.youtube.com/watch?v=KDHb1zJpw_o

1984년 애플광고

https://www.youtube.com/watch?v=SLYg6yATzCo

1997년 전설의 그 광고, 잡스의 나래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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