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만나는 부끄러움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
가끔 부끄러움을
잊고 살 때가 있다
대부분 나만의 정당성과
확증편향이 충만한
나르시즘이
퇴근하는 오후 쯤이다
그러다가
문득
지나가는 어떤 중년의
땀 냄새를 맡는다거나
폐지를 줍고 있는
어느 할머니의 어깨에 시선이
머물거나
늦은시간
지하철을 나오는데
전선을 가득메고
그제서야
야간 작업을 하는 한 청년의
눈빛과 만날 때
나도 모르게 부끄러움이
고개를 든다
일상에서는 항상 상황이 만들어내는
일들을 처리하느라 부지런히
골몰하다가
불현듯 고개를 들면
일상은 다채로움 가운데
무료함과 지저분함
따가움과 힘듦의 실타레가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는 것을 깨닫는다
일상을 낭만화할 시간도
여유도 없는 이웃들에게
왜 그렇게 사는지 모르겠다며
핀잔아닌 우월의식으로
낭만주의 시인같은
마음 한구석의 나르시스를 만났기
때문이겠지
삶이 온통 가능성의 투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외치는 가운데
나는 힘들고 지겹다고
정말 못해먹겠다고
울부짖는 이들의 목소리를
지운 까닭이겠지
부끄러운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시인의 마음으로
나 역시 살아있는 것들을 노래해야지
나르시즘에 만족한
일상이 아니라
사랑으로 바라 본
이웃을 위한 진정한 관심이
별stella처럼
반짝이는 오늘 밤을
맞이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