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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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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Dec 28. 2021

내가 보는 것을 그가 똑같이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누가복음 2장_메시지 성경

높은 하늘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을 기쁘시게 하는 모든 사람에게 평화


천사 합창대가 하늘로 물러가자

목자들이 서로 의논했다


어서 베들레헴으로 가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계시해주신 것을


우리 눈으로 직접보자

그들은 그곳을 떠나 한달음에 달려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를 찾았다


목자들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믿었다

그들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천사들이 그 아기에 대해


말해준 말을 전하였다

목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깊은 감동을 받았다


누가복음 2장_메시지 성경





들은말보다 본 것이 오래간다

본 것이 쌓여서 기억을 이룬다


기억은 이미지와 감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좋은 이미지에 좋은 감정이 연결되면


좋은 추억이 되고 인간은 이 추억때문에

인생이 의미있고 아름답다고 여긴다


영원한 현재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인간은

현재가 감옥일 수 밖에 없을지라도


추억을 통해 과거로 여행을 떠나고

기대감을 통해서 미래로 떠난다


누군가에게 듣는 말보다 내가 경험한 말을

누군가에게 전할 때 오래간다


복음은 들음에서 나지만 그 들음 자체로는

오래갈 수 없다


직접 두 눈으로 보고 경험한 것들 때문에

우리는 오랜 믿음을 가질 수 있다




하나님이 죽은 사람처럼 혹은

여기에 안 계신 것처럼 혹은 무생물처럼


생각하는게 자연스러워진 일상에서는

반대로 생각하지 못한다


하나님도 우리의 믿음을 보시고

내가 하는 것을 경험하시고 나를 기억하시지 않을까


인간사는 모두 반응과 대응으로 이루어져있는데

하나님이 무반응이라고 생각하는 건


하나님을 살아계시다고 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고백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실까

우리가 하나님의 이미지로, 성품으로 만들어졌으면


우리처럼 말로 하시지 않을까?

그럼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는 방식은


대화이고 마음을 터놓고 수다떠는 것이고

그에 대해서 하나님은 반응하시지 않을까


말씀하시지 않을까?

그 옛날 이스라엘 민족이 '듣는 민족'이었던 것처럼.


요즘에는 듣지 않고 말하기만 하다보니

신앙도 삶도 '주체적'이란 미명  하에 '이기적'이 된다




길었던 크리스마스 내내 암 속에서

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하나님의 반응이 마침내 내 귀에 들렸고

나는 찾아갔다 성경 속에 나오는 그곳으로


예수님은 말구유에 누워 있었고

현장의 온도는 꽤나 춥고 비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내가 왔다, 이 세상 속에 내가 태어났다'


하나님의 반응을 직접 보고 들으면서

나는 믿음을 갖게 된다


그가 오셔서 우리와 함께 경험하시고

함께 걸어가시고 함께 고난 받으시면서


마침내 나도 부활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시시때때로 걸으면서 그를 본다


힘겹게 뒤돌아가는 이의 발길을 만류하시며

포기한 이들의 어깨를 두드리시며


전쟁이 일어나는 곳에서 절둑거리는 이들을

부축하면서 피난하는 모습을.


무능한, 무생물의 하나님이 아니라

현상 속으로 뚫고 들어오시는 은혜의 하나님을 본다


내가 보는 것을 그가 똑같이 보고

내가 느끼는 것을 그가 똑같이 느낀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의 삶이

그와 함께 걸음으로써 더 무게가 생겨간다


그 발자국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와 함께 걷는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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