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는 빛이 나는 때가 있다. 말하는 사람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 때가 있다. 말하는 사람의 눈에서 빛이 나는 때가 있다. 마음에서 원하는 것과 머릿속에서 그리는 것이 하나가 될 때 무엇을 하든 빛을 내게 되어 있다. 그 빛이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 영혼이 그것을 알아채고 설명할 수 없는 매력에 빠지게 된다. 영혼은 원래 하나의 흐름이라서 사람이 존재하는 방식이 하나로 연결될 때 영혼이 막힘없이 흘러다니면서 빛이 나게 되어 있다.
영혼을 담은 글, 영혼을 담은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변화되거나 감동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이다. 살아있는 글, 살아 있는 말을 듣는 이들마다 살아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시대에는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 그리고 중요한 것과 상관없는 것들 사이에서 인지부조화를 겪는 일이 다반사다. 마음과 정신이 따로 놀면서 영혼은 계속 생각 속에 머물거나 마음속에 갖혀서 스트레스로 쌓이면 암이 되기도 하고 정신병을 앓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속성을 벗어나는 것들은 항상 인간에게 문제를 만들어낸다. 요즘들어서는 심지어 영혼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기에 영혼의 질병은 정신과 몸의 질병으로 이어져도 잘 치료되지 않는다. 영혼을 담은 글을 읽고 영혼을 담은 말을 들을 때 영혼은 비로소 방향을 찾고 숨을 쉬기 시작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책은 영혼의 빛을 담은 글들로 가득한 책이다. 영혼이 스며들어 있어서 영혼을 열어놓고 읽으면 그것이 영혼을 살게 만드는 것이다.
가끔 영혼이 맑은 사람을 만난다. 그런 사람들의 눈에서, 목소리에서,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을 본다. 더불어 나의 영혼도 숨을 쉬는 것을 느낀다. 영혼이 맑은 이들과 나누는 대화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불연속적으로 살았는지, 얼마나 흐름을 막으면서 영혼을 억압했는지를 깨닫게 만든다. 그렇게 그들을 만나다 보면 나 역시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그럴 때면 자연스럽게 '시'를 쓰고 있는 나를 만난다. 영혼이 자유로울 때에만 쓸 수 있는 시. 영혼을 담은 글, 영혼이 가득 담긴 시.
시를 쓰는 이들의 영혼은 날개가 있어서 여기저기를 날아 다니다가 마음이 열린 사람들 영혼에 앉아서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고 자유를 물어다 준다. 시는 잠근 문을 여는 열쇠이고 막힌 담을 넘어서는 여유이다. 영혼이 가득 담긴 시를 읽는 이들에게 자유와 함께, 용기와 사랑이 넘쳐나게 되어 있다. 그러니깐 처세술의 한계는 진정성의 부족인데, 진정성은 몸과 마음이 영혼과 하나가 될때에만 일어나게 된다. 그 하나되는 과정에서 영혼을 담은 시는 하나의 열쇠가 되는 것이다.
인빅터스_굴하지 않는 이들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나를 감싸고 있는 밤은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온통 칠흑 같은 암흑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나는 그 어떤 신이든, 신께 감사하노라
For my unconquerable soul.
내게 정복 당하지 않는 영혼을 주셨음을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잔인한 환경의 마수에서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난 움츠리거나 소리내어 울지 않았다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운명의 몽둥이에 두들겨 맞아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내 머리는 피 흘리지만 굴하지 않노라
Beyond this place of wrath and tears
분노와 눈물의 이 땅을 넘어
Looms but the Horror of the shade,
어둠의 공포만이 어렴풋하다.
And yet the menace of the years
그리고 오랜 재앙의 세월이 흘러도
Finds and shall find me unafraid.
나는 두려움에 떨지 않을 것이다.
It matters not how strait the gate
비록 문이 좁을지라도
How charged with punishments the scroll,
아무리 많은 형벌이 날 기다릴지라도 중요치 않다.
I am the master of my fate:
나는 내 운명의 주인
I am the captain of my soul.
나는 내 영혼의 선장
영혼은 처음에는 의지를 불러 일으켜 세우고 자유롭게 의지가 생동감을 가지면 인간은 누구나 '사랑'을 선택하게 되어 있다. 영혼은 처음부터 사랑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었음으로, 사랑안에서 영혼은 더욱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사람들을 불러 일으킨다. 사랑은 다시 용기를 불러내고 용기는 결국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체를 만들어 낸다. 하나의 시가 불지핀 영혼의 우물은 가득채워져서 결국은 다른이들에게도 퍼줄 수 있는 넉넉함을 가지게 넘쳐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