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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Feb 07. 2022

시인의 생가를 다녀와서

고정희시인과 김남주시인의 생가

바로 옆마을 이었는데
나는 너무 오랜만에 김남주 시인을 만났다

역사는 기억하는 이들에게만
그 의미를 준다는 것이 아쉬웠다

한국사를 열심리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많이 모르는 것 같다

독재를 타도하도 민주화를 꽃피운 이들을
기억하고 존중하는 방법은 

그들의 발자취를 기억하고
나도 한 발자국이라도 걸으려고 하는 것이겠지


만인을 위해 내가 노력할 때 

나는 자유이다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이다 


피와 땀을 눈물을 나워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밖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제 자신을 속이고서


김남주_자유


김남주 시인 생가 앞에서 바라본 해남의 넓은 들판
어머니와 같은 초등학교를 나오셔서 새삼놀라셨다
생가는 잘 보존되어 있었다
김남주시인의 전투성과 생명력은 '을의 정치학'에서 진태원선생님이 잘 보여주고 있다
김남주시인을 기리는 시들을 모아놓았다
감옥살이를 했던 시기를 기억하면서 기념비적으로 감옥을 만들어 놓았다.


http://naver.me/5WGyCFbg





고정희의 친구이기도 한 사회학자 조한혜정은 “한편에서는 여성의 고통을 가볍게 아는 ‘머스마’들에 치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민족의 고통을 가볍게 아는 ‘기집아’들에 치이면서 그 틈바구니에서 누구보다 무겁게 십자가를 지고 살았던 시인”이라고 고정희의 삶을 평했다.

한국문학에서 어쩌면 최초로 페미지즘을 이야기하고 닫혀진 세상에 문을 두드린 고정희.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를 이제야 간다
한국문학과 예술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많아진다

해남군 송정리 고정희 시인 생가.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아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상한 영혼을 위하여_고정희



마침 해가 서산을 넘어서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어머니도 처음오신다고 한다
여름이나 봄에 찾아오면 앉아서 책도 읽고 시도 쓸수 있겠다
고정희 시인이 작업했던 책상을 보존해 놓았다
뒤로 돌아가면 시원하게 앉아서 시를 감상할 수 있다. 물론 겨울이라 시원한게 아니라 춥지만.
시인의 사진과 유품들을 보고 있으니 삼라만상이 역사를 불러오는구나


http://naver.me/GDcZam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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