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1장_메시지 성경
마리아도 마리아와 함께
온 유대인들도 울었다
그 모습을 보시며,
그분 안에 깊은 분도가 북받쳐 올랐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그를 어디에 두었느냐?"
사람들이 말했다
"주님 와서 보십시오"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셨다
유대인들이 말했다
"보시오, 저분이 그를 얼마나 깊이 사랑하셨는지"
"어서 돌을 치워라"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명령하셨다
그런 다음에 큰 소리로 외치셨다
"나사로야, 나오너라!" 그러자 나사로가 나왔다
요한복음 11장_메시지 성경
사회의 부조리에 한참 분노하다기
문득 그 부조리를 만드는 모든 사람도
결국에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임을,
태어남과 사라짐은 생명이 있는 모든것들의 귀결임을
깨닫고는 측은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부조리를 만드는 이를 적으로 만들지 않고
잘 달래서 이 운명을 받아들이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어쩌면 나는 그것이 가장 갈급했고
그 방법이 나에게도 마음을 쓸어내리는 행위였다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사이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과 사라져버리는 것들은
때론 기억에 남고 가끔은 기록으로 남지만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현재'를 찾으려는 노력은
그래서 항상 실패한다
현재는 과거에 쫓기면서 미래에 끌려가기에
그 시간 위에 서 있을 수 없는 존재가 없다
그런데 가만히 오늘의 말씀 속으로 들어가면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왠지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예수님이 우신다는 것이
왜 이렇게 위로가 될까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서 우신다는 것은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말이고
그 사랑으로 결국 자신이 이 현실을
해결하신다는 의지가 돋보여서였을까
성경은 정말 알 수가 없다
언제는 슬프고 언제는 기쁘고 언제는 무섭다
그러나 오늘의 말씀이 오늘 살아나는 건
오늘 읽고 만나는 하나님이 지금도 살아 있다는 것
살아 있어서 지금도 대화하시고 지금도 함께
이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외치신다
"나사로야!! 나오너라!!"라고.
이제 그만 어둠의 장소에서
우울함의 마음 한구석에서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버려진 희망에서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미움의 공간에서.
스스로 나올때까지 하나님은
계속해서 나에게 판단할 거리를 남겨 놓는다
계속해서 문제의 중심에 나를 두시고
결국은 내 스스로 걸어나올때까지 기다리신다
내 삶이 돌이 걷어지고
나는 이제 걸어 나간다
의지가 회복되고 삶의 모습들이 하나씩
빛나기 시작하는 아침의 기운으로
한걸음 한걸음 현실로 걸어간다
나사로의 시력이 돌아오듯이
현실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바라보는
믿음의 시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는 그 옛날 예언자들과 같이 꿈을 꾸고
미래를 내다보는 상상력으로 충만하다
이러한 상상력을 가지고 부조리 속으로
삶의 문제 속으로 걸아 나간다
동굴을 나와보니 더 큰 동굴과 같은 현실이지만
삶과 죽음사이에서 포기하지 않고 꿈을 꾼다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말씀이 살아 있고
지금 생명이 붙어 있기에
사라진 시간 속에 하나님의 시간이 임하고
나는 그 시간 속으로 오늘도 구름에 달가듯이 걸어간다
부활한 생명으로
부활한 상상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