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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ul 08. 2022

리추얼의 종말

한병철

리추얼litual은 형식form이다
삶life는 흐름flow이다

흐름속에 형식을 넣어서 삶을 기념하는 형식은
흘어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의 기억을 정박시킨다

내 23째 생일에 있었던 일
그와 만난 1000일날 나누었던 약속

아버지의 환갑잔치
부장님의 정년퇴임 기념식

대통령 취임식
3.1운동 100주년 기념식

우리는 리추얼의 도래에 의해서 삶에 의미를
불어 넣고 기억에 추억을 더한다

소비하는 삶속에서 사물이 가진 시간이
계속해서 바뀌고 소모된다

사물에 감정을 부여하는 인간은 소비와 함께
감정도 소모하고 결국 리추얼은 사라진다

형식이 가속화된 시간 속에서 사라질때
다시 말하면 리추얼이 사라지고 흐름만 가득할때

정주할 곳을 잃어버린 인간은
방황하고 우울해 한다

거주할 곳을 찾아다니는 인간의 정신은
결국 소모되는 사물이 아니라

영원히 기억될 리추얼에서 거주지를 찾는다
문제는 리추얼이 점점 종말한다는데 있다


리추얼을 회복하는 것

리추얼을 재생하는 것


거주할 인간의 항구

매번 우리의 정신이 닿는 그때


인간을 인간되게 만드는

아름다운 리추얼을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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