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것들 중에서 들리는 것
작가는 목적을 가지고
펜을 들면 안된다
순간과 찰나
진리가 스쳐지나가는 것을
감지하여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작가의 임무이다
레이먼드챈들러_나는 왜 작가가 되었는가
인생을 살다가보면
한 순간 진리가 지나가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지금의 현상이
모든 역사에 동일하게 일어나며
하나의 깨달음이
모든 인류에게 동일할 때
갑짜기 시간이 멈추고
세상은 숨이 멎은 듯이 고요하게 침잠하면
거대한 구름과 같은
깨달음의 은하수가 내면을 가르고
개인의 역사를 열어
미래로 뻗어 나간다
순간에 말이다
삼라만상이 춤추고
백만가지의 의미들이
고개를 드는 어느 여름밤
나는 내면의 진리
살아있는 목소리를 만난다
쌓아놓은 쓰레기장 같이
이것저것 정신없는 내면의 공간
목소리가 들린다
세상에서 들을 수 없는
무엇인가 가장 나의 깊음이 울려퍼지는
메아리들이 움트는 순간
수 많은 상처와 아픔이
아우성을 친다
그런데
그 가운데 희망을 이야기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모두가 끝났다고 할 때
다시 봄길을 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모두가 틀렸다고 했는데
가만히 너도 맞다고 이야기하는 속삭임이 있다
한숨 한절
힘겹게만 산 줄 알았는데
한소절 한 고비
기쁨과 즐거움도 있었다
가쁜한 메아리에
상쾌하게 다시 걸음을 걷는다
내면을 돌아보다가
문득 희망의 목소리를 만나고
나는 다시
시나브로 이 길을 걸어간다
밝게 웃는 저녁
그래 이거구나
한 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