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타자

이중의 발견, 너와 나

by 낭만민네이션

다른 사람과 참된 대화를 나누는

창조적인 순간에 나는 이중의 확신을 갖는다


즉 ‘나를 발견했다’는 확신과

‘나는 변했다’고 하는 확신을 동시에 갖는 것이다


나는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 순간 이후로 나는 지금까지의

나와는 다르게 된다


또한 나는 내가 이전과 동일한 인격이라는

확신도 동시에 갖게 된다


새로이 솟아나오는 생명도

역시 동일한 생명이고


이 동일한 생명과 인격은 어제의 인격 속에도 틀림없이 포함되어 있었음을 느끼는 것이다


어제의 존재 속에서는 오늘 내가 발견한 것을 상상하게 하는 것조차 하나 없었음에도.


인간의 가면과 진실_폴 투르니에




그런 사람이 있다

내 이야기를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자신의 모든 인격을 동원해

생각하고 기억하려고 하는 사람


이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나는 잘하고 있다, 나는 멋지구나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아! 내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걸까

좀 더 진실하게 말하고 싶다

정말 기쁘고 즐겁다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사람도 있다

내 이야기가 너무나 듣기 싫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하면서

귀담아 듣지 않고, 마치 내가 없다는 듯이 대화하는 사람


이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아 어떻게 하면 대화가 될까, 어떻게 마음에 들까

라는 생각보다는


나는 왜 여기 있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을 나는 사랑하고 있는가

나는 누구에게 어떤 사람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화는 일차적으로 타자를 발견하게 하지만

이차적으로는 나를 발견하게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나는 잘하고 있나


이런 고민들은 자기 스스로 고민하면서

깨달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

너와 나를 발견하는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언제 한번

누구에게 따뜻한 사람이었는가


나는 언제 한번

누군가의 눈물에 같이 울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언제 한번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듣고 공감하면서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무릎을 탁 치던 때가 있는가


대화는 타자를 발견하게 하지만

자아도 발견하게 한다


우리는 만들어져가는 존재이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확인하는 가운데


비로소 무엇에서 누구가 된다

인간에 이르는 길은 대화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투르니에의 평범한 이야기가

오늘 따라 나의 입술을 실룩거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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