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믿어봐_ 로이킴
나의 웃음 뒤에 쓸쓸함이 묻어있는 건
아마도 홀로 남는 게 두려워서 그런 걸 거야
나의 뒷모습이 전보다 더 굽어있는 건
저 하늘이 아름답게만 보이진 않아서 그런 걸 거야
그럼에도 이 미소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건
가슴 구석 한 켠에 머무르는 희망 때문이야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도
진심과는 다르게 아플 때도 있을 거야
그럴 때마다 시간을 믿어봐
금세 우리도 모르게 더 나아가고 있을 거야
나의 마음속에 눈물이 많아지는 건
아마도 헤어짐의 슬픔을 알아서 그런 걸 거야
그럼에도 이 여행을 끝내질 않는 건
난 아직도 가슴 구석 한 켠엔 사랑이란 기적을 믿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도
진심과는 다르게 아플 때도 있을 거야
그럴 때마다 시간을 믿어봐
금세 우리도 모르게 더 나아가고 있을 거야
원하던 대로 모든 게 제자리로
더 나아진 우리로 함께 할 수 있을 거야
그때가 오면 이 시간들도
분명 우리도 모르게 반짝이고 있을 거야
시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시간 속에 방황하는 사람들
어디에 머무려고 해도
항상 새로운 땅으로 걸어가야만 하는 사람들
우리에게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처음 시간을 걸어갔던 시간에서
처음 만났던 것들
처음 경험했던 것들
결국 흘러가는 모래와 같이
지나가는 시간을 잡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몸에서는
여전히 시간에 기대여 살아왔네
시간을 믿어볼까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의 확고함보다
오히려 시간을 믿어볼까
다시 내일이 밀려오고
태양은 달빛에 묻어서 얼굴을 들고 올라오니깐
우리도 시간을 믿어볼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마음은
우리의 몸은 시간을 믿고 있으니
지금도 이렇게 앞으로 걸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깐 아픈 시간들도 아쉽게 흘러간 기쁜 시간들도
결국 이루어지고 또 새로워지는 것이 아닌가?
이럴때면 모든 것의 원인을 묻는 언어들이
시를 쓰기 시작하고 인생은 점점 낭만을 향해 가는
항구를 떠난 배와 같아지지
아니, 현실에서 발을 떼자는 이야기는 아니고,
여전히 현실을 살아갈려면 누구에게나 그 언어가 필요하니깐
그 언어들의 속살은
'사랑한다'거나 '이해한다거나', '기다린다거나', '함께 있다'라는 것들.
그럴 때 마음과 몸은 시간과 함께 마주해서
하나의 이야기가 되지 않던가
그럴 때 이 시인의 노래는 항상
우리의 발걸음에 의미를 더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