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못보는데 어디로 걸어갈까
빛 가운데 있다 하며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지금까지 어두운 가운데 있는 자요
그의 형제를 사랑하는 자는 빛 가운데 거하여
자기 속에 거리낌이 없으나
그의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두운 가운데 있고 또 어두운 가운데 행하며 갈 곳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어두움이 그의 눈을 멀게 하였음이니라
요한일서 2:9-11
나도 안다
미워할 수 밖에 없는 거
정말 너무 큰 잘못을 한거
이해되지 않는 그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질서가
가득히 넘쳐나는 사회에서
그들을 상대하기란 너무 힘들다는 것을.
진보라고 하는 수 많은 정의를 넘어
앞으로 나가가는 사람들을 진보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질문과 고민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먼저 발걸음을 내딛는다면
어디로 갈 것인지 방향은 정했는가
길이 있는 곳을 따라가는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인가
어떻게 걸어갈 것인가
달려갈 것인가 기어갈 것인가
누구랑 같이 걸어갈 것인가
같이 갈 사람이 있는가
현대사회를 이루는 수 많은 운동은
행복 / 정의 / 자유 / 윤리
라는 차원에서 진행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진보운동은
정의와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진행된다
정의를 위해서 부조리와 싸우고
잘못된 사람을 비판하고 처벌한다
자유를 위한 행진을 하고
개인의 자유와 공공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토론도 하고 모임도 갖고
대안을 찾아 나선다
가끔 이런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열정적인가
나는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서 이렇게 처절한가
무엇이 나를 움직이고
어떤 것이 나를 멈추는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보면
마주치게 된다
나는 사랑하고 있는 걸까
나는 미워하고 있는 걸까
열정의 근원이 다르기에
운동의 방향이 달라진다
만일 누군가를 미워함으로 시작한 운동이면
이것은 사랑할만한 사람만 사랑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지켜야 할 것들이 생기고
꼭 해야하는 것들이 생기게 된다
결국 진보로 시작해서
보수로 돌아선다
좋은 걸 지키는 보수가 아니라
너희와 반대되는 우리를 지키는 보수 말이다
사랑하면 보이나니
인간이 되는 길과 인감됨의 자리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어디서나
아름다움을 끌어낼 수 있으리라
사랑은 숭고하고 아름다움을 향하고 있기에
언제나 새로운 길을 알려주면서도 즐거움을 내어준다
앞이 보이는가
사랑으로 앞이 보이는가
우리가 볼 수 있을 때는 언제나
우리 마음이 사랑이 가득한 때이다
걸을 때
걸을 수 있을 때
사랑으로 자신의 마음이
가득차서 정말 이것들을 나와 너로 마주하고 싶으로 때
진보는 진짜 보물이 되리라
사랑없는 진보에게 한 번을 말하고 싶었고
방향성 잃은 나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