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추억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민네이션 Sep 17. 2016

과거와 역사

남도 여행을 가족과 함께

해마다 명절이면

남도의 끝자락 해남으로 여행을 간다


80이 넘으셨지만 아직 정정하신

할머니와 고모 그리고 친척들이 있는 곳


어릴적부터 항상 전라도는 내게

황토흙과 고구마의 고장이면서도


나의 어린시절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인생의 요람과 같았다




이번에는 고산 윤선도

생가를 다녀왔다


윤선도의 생가에서는

조선시대 정조를 지키면서


사람들을 돌보고

나라를 살폈던 윤선도와 윤두서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과

후손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유난히 유배지가 많았던 해남의 특성 탓에

항상 여기저기 해남에는 시와 노래가


여유롭게 흘러넘친다

귀향와서 할 일이 없어던 듯도 하다


아니면 그제서야

당위의 시간대에서 자유의 시간대로 들어섰던가.


고산윤선도 생가를 다니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이라는 것과 마주했다


그리고 그 전통이 정체성을 만들고

회귀할 수 있는 역사의 구실을 만드는데


오우가와 어부사시사를 쓴 이들의

관점을 엿보다가 문득


전통 안에 스며들어 있는 인습과

사대부들의 신분제도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고는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학벌주의는 전통적인게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두륜산 케이블카는

한국에서 2번째로 길다


매번 해남에 갈 때마다 찾는다

관점과 시선이 다른 차원으로 승화하는 느낌이다


오감이 만족하는 자연의

풍성함과 신비함들


역시 산은 좋구나

산은 산이구나한다




예정에는 없었으나

뜻하지 않게 나주 반남고분에 다녀왔다


광주로 올라가는 길

나주박물관은 국립인지라 그 위용과 이미지가

매우 훌륭했다


옛날 마한의 풍습과 시신보관 방법

그리고 그것이 주는 의미까지


어느덧 부모님도 즐거워하신다

어머니께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으신 후


관광보다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다니는 것이 더 즐겁다고 하신다


추석이나 설마다

겹겹이 추억이 나무테처럼 쌓인다


순간에 불어오는 바람에서

나는 역사를 감지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모님과 광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