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톨트브레히트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내 자신이 미워졌다.
베르톨트 브레히트_살아남은 자의 슬픔
물론 나는 알고 있다
1년전 그 자리에 없었다는 이유로
그 수 많은 사람들보다
1년은 더 살고 있다는 것을.
토요일 오후가 되자
다시 그들의 빈자리가 물방울이 되어
창가에도 흐르고
마음에도 흘러내린다
얼마나 많은 이들의 영혼에
햇살이 비취이면 멈출까
평생 반짝이는 햇빛 한번 안보고
자란사람들처럼
무거운 갑옷같은 책임감으로
무너져 내려야 할 사람들이
이렇게 웃고 떠들며
죽은 이들에게 냉소릴 날리며
강한자가 살아남는다 아니라
힘이없는 자가 가만히 있어라라고 한다
충분히 아파하지도 못했는데
분노때문에 다시 싸움을 해야하는 사람들.
산등성이에 햇살이 반쯤은 그늘이다
사랑하자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른 밤이다
털어버리기엔 마음은 알고 있다
그자리에서 그들의 숨소리가 나즈막히
줄어들 때 나의 허파도 한쪽은
멈춰버렸다는 것을.
살아남는 자들은 살아남은 죄로
매번 애도하며 슬픔을 기념해야 한다
살아남는 자들의 슬픔이
비가 되어 내린다
낄낄거리는 이들의 비웃음소리가
자신들의 묘비에 항상 안개로 화한다
살아남는 자의 슬픔_민네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