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과 경제성장을 연결하는 4가지의 방법론
0. 들어가기
경제성장과 기술혁신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을 지표로 알 수 있지만 기술혁신은 어떤 것을 혁신으로 볼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보통 이 분야는 기술경제학이라고 부른다. 기술과 경제의 연관성을 찾는 학문이다. 케인즈와 하이예크의 논쟁 그리고 슘페터 이후에 기술혁신은 결국 산업혁신과 경제성장률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술은 단순히 그 자체로 머물러 있지 않고 반드시 영향을 미치는데 최종적인 도착점은 경제성장률이 된다. 토지, 노동, 자본은 경제학의 기본요소가 되는데 슘페터는 이에 더해서 '기업가정신을 가진 기업가'라는 새로운 요소를 넣는다. 이러한 요소가 결국 노동과 자본의 투입이 한정적이 되고, 경제성장이 멈추는 지점에서 기업가 정신이 낳은 기술혁신이 경제성장을 낳게 된다. 이론적으로는 몇가지의 시각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신고전학파 성장론은 완전경쟁이라는 기반하에 자본과 노동의 비율이 일정하게 유지되면 기술진보 밖에는 경제성장의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1) 신고전학파 성장론
신고전학파에서는 기술혁신이 경제성장의 궁극적인 요인이라고 본다. 완전경쟁 하에서 자본과 노도으이 비율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은 경제성장이 멈췄다는 이유이다. 노동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자본이 더 투입되는 것도 아니라면 결국은 경제성장의 외생요인인 '기술진보'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술진보와 생산효율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바로 TFT라고 하는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이다.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의 성장 기여로 설명할 수 없는 나머지 요소인 잔차를 말한다. 기술변화가 성장에 미친 효과를 근접하게 표시하는 지표이면서 경제성장이 양적성장인지 혹은 질적성장인지를 가늠하는 지표이다.
총요소생산성은 쉽게 말하면 노동과 자본을 뺀 나머지 요소이다. 그런데 여기서 경제성장의 요소를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80%이상은 '기술혁신'이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총요소생산을 보통 기술혁신의 요소라고 보기도 한다. 신고전파 성장론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총요소생산성의 관점에서 경제발전을 분석한다. 예를 들면 한국같은 경우 외환위기 전 한국의 경제성장은 자본과 노동의 투입이 총요소생상성보다 높았다. 그 말은 자본이 시장에 투입되어서 인프라가 늘어나고 노동력이 증대하여 생상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노동에는 노동력의 기반인 인구증가와 비례한다. 그래서 개발도상국에서는 총요소생산성보다는 노동의 영향력이 생산성과 연결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외환위기 이후에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게 된다. 노동과 자본이 성장을 멈춘 것으로 본다면 외환위기 이후에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의 요인은 '기술혁신'이 투입된 총요소생산성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총요소생산성의 구성요소는 구성하기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견해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2) 기술역량론
기술역량론은 기존 지식을 소화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변화시키기 위해서 효과적으로 기술지식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기술이 공공재, 부분적 공동재가 아니라면 기술을 습득하는데 있어서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어갈 것이다. 따라서 기술역량이 기술혁신 연구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기술을 단순히 가져오는 것만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다른 기술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까지 기술을 사용한다면 그것이 바로 기술역량이 있는 것이다. 기술역량론과 관련해서는 '모방에서 혁신으로'에서 김인수교수님은 3단계의 기술반전 단계를 제시한다.
김연재교수, 모방에서 혁신으로 3단계
1단계 : 외국 수입기술의 '실행'으로 외국 전문가들에 의존하는 단계
2단계 : 외국 수입기술의 '소화'로 내부역량의 형성을 토대로 제품의 다각화가 가능한 단계
3단계 :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품과 공정기술 측면에서 기술을 '개선'하는 단계
신고전파의 성장론은 기술혁신의 중요성을 동일하게 여기지만 '기술을 투입'한다는 입장에서 논의이고 기술역량론은 기술을 전수 받아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를 말하는 것이다. 기술역량론은 김인수 교수의 모방에서 혁신으로라는 책에서 자세하게 볼 수 있다. 특히 기술역량 개념을 통해 한국의 급속한 기술추격사례를 삼성전자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행-소화-개선'의 연쇄로 '수입기술의 도입-점진적 개선-혁신기반 경쟁'의 과정으로 국내의 과학과 엔지니어링 역량이 형성이 진행된다. 기술추격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 인적 자원이 제품수명주기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숙련 집약적인 활동으로 전환한다. 외국 기술을 단지 사용하는 것이 아닌 습득을 해야만 진정한 기술추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술학습 채널을 제시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자본재 수입, 기술 라이센싱, 역엔지니어링, 무역전쟁, 엄격하지 않은 지식재산권 규범 등의 여러 채널을 통해 선진기술을 학스바고 획득하는 과정이 바로 기술역량론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3) 국가혁신체계론
국가혁신시스템(NIS: National Innovation System)이란 기술혁신을
국가라는 커다란 시스템 속에서 파악하기 위한 개념적 틀로서,
국가 차원에서 기술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 총체적인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기술혁신에 대 한 시스템적 접근을 통해 기술혁신의 메커니즘, 그리고 기술혁신에 영향을 주는 요인및 인과 관계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이렇게 되면 어느 정도 국가혁신시스템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게 되어, 기술혁신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국가혁신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혁신시스템은 STEPI와 같은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출연연이나 대학 그리고 기업관 관계나 교육훈련체제, 금융시스템 등의 요소들이 모두 국가혁신체제의 구성요소이며 이러한 요소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개별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1998년 이공래를 포함한 다수의 학자들이 미약한 혁신주체간의 연계, 기술혁신 메커니즘의 취약, 취약한 대학 연구기능, 기초과학능력의 부족 등에 따른 국가과학 기술 기반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공래와 송위진은 1998년에 고학력 인력의 왕성한 공급, 양호한 기업의 생산기반, 증가하는 기업연구소, 대학의 연구 잠재력 등으로 인한 기술혁신 잠재력을 언급하면서 국가혁신체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2004녀에는 송위진외의 다수의 학자들은 기술혁신 모형을 중심으로 구성요소들의 기능과 역할을 구조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한국의 혁신체제가 모방형, 각개약진형 기술혁신 모형에 기반하여 새로운 기술과 경제 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창조형, 혁신공동체형 기술혁신 모형으로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완성된 모방형 각개약진형 한국의 국가혁신체제는 외국 원천기술과 핵심 부품소재의 도입을 통한 조립 생산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한다.
2013년에는 한국과 대만의 국가혁신체제를 다른 중진국 및 선진국과 비교하여 추격형 국가혁신체제의 특성을 규명하였다. 성공적인 기술추격 국가는 기술수명주기가 짧은 분야에 특화하여 성장하였다. 한국의 경우 2000년대 이후 기술 수명주기가 긴 분야(바이오, 의료, 소재)로 진입하고 있지만 성공적인 상업화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식생산의 토착화, 기술다각화 정도, 선진국보다 과도하게 높은 집중화 정도가 개선되어야 선진국형 국가혁신체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4) 경제추격론
경제추격론은 서울대 이근교수가 '동아시아 경제와 추격경제'라는 책에서 주장한 이론이다. 이근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경제추격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슘페터적 개발론을 체계화하였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단명기술로의 성공적인 추격 경험을 일반화한 기술수명주기에 입각하여 경제추격론을 전개한다. 한국의 경우 1960년대에는 저부가가치형 장기기술인 의류와 같은 산업이 발전했고 1970년대에는 중간정도의 기술수명주기분야인 자동차와 조선들이 발전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짧은 기술수명주기를 가진 반도체나 이동전화, 디지털TV와 같은 산업이 발전했다. 이근 교수는 추격당하지 않는 경제는 결국 기술수명주기가 긴 산업군과 제품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나라는 2000녀대 이후 장수기술로서 제 2의 기술적 도약을 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와 의료 분야는 한번 기술이 발전하면 쉽게 추격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국가의 미래먹거리이자 추격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근_경제추격론
이상적 경제이론에서 보면, 나라간의 경제적 격차는 오래 갈 수 없고 좁혀져야 한다. 즉, 무역과 투자가 점점 더 자유화되고 나라간의 재화와 서비스의 이전이 점점 쉬워지는 경향에 따라 모든 나라들이 점점 더 비슷해져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균등화 현상이 일견 일어나는 듯하지만,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는 여전하거나 오히려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이 각 국가의 경제적 흥망성쇠를 결정짓는가는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하고 흥미 있는 문제이고 주제라고 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이근 교수의 연구 주제인 경제추격론 (economics of catch-up)의 문제의식이다.
경제추격론이란, 후발국 또는 후발기업이 선발국 또는 선발 기업 보다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성장하고 소득수준 면에서 따라 잡거나 넘어설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 반대로 어떤 국가는 성장이 지체되어 추락하기도 함으로, 크게 보아, '추격, 추월 및 추락의 경제학'이라고 칭할 수 있겠다.
추격을 연구하는 차원은 기업차원, 산업 차원, 국가 차원으로 나눌 수 있으며, 심지어 발명자 등 개인 차원의 추격까지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추격의 지표로서는, 우선 종합적 지표이고 국가 차원의 추격 측정에 적당한 일인당 소득이 있고, 기업 차원으로는 시장점유율, 생산성, 특허증가율 (기술추격), 매출성장율 들을 쓸 수 있으며, 산업차원으로는 산업차원의 생산성, 특허 증가율, 세계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 등을 쓸 수 있다.
추격연구의 방법론으로는 미시적 사례에 대한 질적인 연구로부터, 기업, 산업, 및 국가 자료를 이용한 계량적 실증 분석, 그리고, 이론적 모델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한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경제추격론과 슘페터주의
추격이란 말의 기원은 아브라모비츠(Abramovitz, 1986)의 논문에서 추격, 추월, 추락(catching up, forging ahead and falling behind)이란 말을 쓰면서부터이다. 슘페터는 경제성장의 원천을 혁신이라는 공급측에서 본다는 면에서, 자본주의의 핵심 문제를 총수요관리라고 하는 수요측에서 보는 케인즈와 대비를 이룬다.
슘페터를 이어 받은 신슘페터학파의 공헌은, 혁신이 단순히 설명될 수 없는 외생적인 것이 아니라 일정한 규칙성을 가지고 있어 내생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점을 구명한 것이다. 반면에 신고전학파 경제학에서는, 혁신은 설명될 수 없는 나머지 것(잔차, residual)이란 생각이 지배적이다. 즉, 혁신을 설명될 수 없는 외생적인 것으로 보는 것인가 아니면 설명될 수 있는 것으로 보는가가 신고전학파와 신슘페터학파와의 중요한 차이이다.
혁신의 내생성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은 ‘혁신체제’다. 즉, 국가적 차원, 산업차원, 기업차원의 혁신에는 일정한 규칙성이 있으며 그런 규칙성을 표현하는 개념이 혁신체제이다. 본서는 혁신이 경제성장의 주요 동인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되 후발국의 추격형 성장에 있어서도 혁신이 중요하며 후발국의 추격형 성장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모방에서 혁신의 주요 내용
우리나라는 지난 30여 년 만에 농업위주의 경제에서 신흥산업경제로 급성장했다. Ezra Vogel은 ‘세계의 어느 나라도 한국처럼 열심히 노력한 나라는 없으며, 그렇게 빨리 수공업에서 중공업으로, 가난에서 번영으로, 경험 없는 리더에서 현대적인 계획수립가, 경영자 그리고 엔지니어들로 변한 나라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어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일본 이후 스스로의 힘으로 선진 산업국이 되는 첫번째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하였다. 산업화 과정30여 년 만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떻게 이러한 경이적인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을까?
이러한 성장을 만들어 낸 주요 요인은 무엇일까? 개발도상국은 과연 어떤 상황조건에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이들 나라에게 우리나라의 성장과정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또 선진국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 책은 이러한 여러 의문사항에 대해 우리나라의 신속한 기술습득과정을 통해 답하고 있다.
즉 1960년에서 1995년까지의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학습에 대한 동태적인 과정을 밝히고 있다.
모방에서
모방의 유형을 위조(제품표절), 복제, 디자인 모방, 창조적인 응용, 기술적인 도약 및 다른 산업에의 적용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첫째로, 위조와 복제는 단순모방이지만, 그 차이는 위조는 불법이고 복제는 합법이라는 점이다. 위조는 저질의 상품에 우수한 상표이름을 진짜처럼 복사하는 것이고, 반면에 대부분의 복제는 정당한 권리를 가진 합법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모방할 기술이 성숙되어 있어 쉽게 모방할 수 있고 합법적인 모방이라면, 단순모방은 개발도상국의 초기 산업화에 적절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디자인 모방, 창조적인 적용, 기술적 도약 및 다른 산업에의 적용은 창의적인 모방이다. 디자인 모방은 시장 리더의 스타일을 본뜨지만 고유의 상표명과 독특한 엔지니어링 사양을 가지고 있다. 창조적인 적용은 기존 제품에 의해 영감을 받기는 했지만 혁신적이다. 기술적 도약이란 후발 진입자가 성장시장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통해 더 새로운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이점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적 도약을 통해 후발 진입자는 원혁신자를 능가할 수도 있다. 다른 산 업에의 적용이란 한 산업에서의 혁신을 다른 산업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창의적인 모방도 모방이 목적이지만 새로운 기능을 창의적으로 추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창의적 모방 활동에는 벤치마킹이나 전략적 제휴와 같은 활동뿐만 아니라 모방제품을 만들기 위해 실질적 연구개발 활동을 통한 괄목할만한 학습과 지식창출 활동도 포함된다. 그 결과로 원래 제품보다 훨씬 더 창의적 성능을 갖거나 생산비용이 낮은 제품을 개발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단순모방 전략을 추구하여 왔다. 즉 성숙기의 외국 제품들을 대규모로 복제하여 훨씬 낮은 가격으로 우리 상표나 주문자 상표를 붙여 판매하였다. 하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점차 창의적인 모방의 방향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혁신으로
그러나 모방 전략만으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고자 하는 꿈을 실현시키기는 어렵다. 기존의 산업에서 선진국을 따라잡고 새로운 산업에서 선진국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일본형의 창의적인 모방과 미국형의 혁신 모두가 요구된다. 혁신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출시하기 위한 근본적으로 기업의 내적 능력에 뿌리를 둔 개척적인 활동을 말한다.
그러나 혁신과 창의적인 모방의 구분은 뚜렷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어떻게 단순모방 –역 엔지니어링– 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능력을 획득하였는가?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어떻게 창의적인 모방과 혁신을 수행할 만큼 충분한 능력을 축적하였는가? 이 책에서는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기술학습의 동인
모방에서 혁신으로의 동태적인 변화과정에 숨어 있는 우리나라의 추진력은 무엇인가?
몇 가지 뚜렷하고도 독특한 우리나라만의 주요 특징들이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 사회를 변화시킨 한국전쟁, 산업개발을 지도한 강력한 정부, 엔진역할을 한 거대 재벌, 이러한 엔진들이 잘 가동되도록 기여한 우리 국민의 근면성, 우리 기업들에게 경쟁압력을 부여한 수출지향전략, 신속한 기술습득의 주요 수단으로서의 위기조성 등이다.
이 책의 목적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고, 모방에서부터 혁신으로의 변화과정에서 일어난 기술습득의 동태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이 책에서는 주로 기업을 분석단위의 초점으로 하여, 기업들이 시장과 기술의 변화에 대응하여 기술습득을 해온 동태적인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김인수 교수의 '모방에서 혁신으로'모방에서 혁신으로의 과정
우리나라의 초기 산업화는 대부분 선진기술의 모방을 통해 이루어졌다. 여기서 모방이 반드시 외국상품을 불법적으로 위조하거나 복제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한마디로 모방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비록 낮은 수준이지만 일정한 능력이 반드시 필요함을 지적한다.
모방자는 관련 기술의 특성과 기술의 원천을 파악하는 능력, 기술 이전이나 역행적 엔지니어링을 협상할 수 있는 능력, 기업이 직면한 특정 시장수요에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능력, 활용 가능한 내부자원과 기술을 적합시킬 수 있는 능력 등 상당한 내부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단순모방을 하는 모방자는 기술적으로 실질적인 경쟁우위를 가질 수는 없지만 모방자의 임금 비용이 충분히 낮다면 가격 면에서 경쟁우위를 가질 수는 있다. 따라서 단순모방이 합법적이고, 대상기술의 모방이 상대적으로 쉽다면 단순모방은 저임금국인 개발도상국의 초기 산업화에 적절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70년대까지는 단순모방에 의존했지만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창의적 모방을 할 수 있게 된다.
창의적 모방을 위해서는 벤치마킹이나 전략적 제휴 등의 활동과 실질적 연구개발 활동을 통한 괄목할만한 학습과 지식창출 활동이 필요하다. 그 결과로 원래 제품보다 훨씬 더 창의적 성능을 갖거나 생산비용이 낮은 제품을 개발하게 된다. 그러나 모방전략만으로는 선진국이 되고자 하는 꿈을 실현하기는 어렵다.
기존의 산업에서 선진국을 따라잡고 새로운 산업에서 선진국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일본형 창의적인 모방과 미국형 혁신 모두가 요구된다. 우리 기업들은 모방시대의 역행적 엔지니어링 과정에서 요구됐던, 사실상은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과정에 필요한 활동과 동일한 활동의 경험을 기반으로 혁신단계로 진입하게 됨에 따라 곧 모방단계에서 혁신활동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기술학습을 촉진한 동인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각 발전단계에서 필요한 능력 즉, 60년대의 단순모방 능력과 80년대의 창의적 모방 능력, 그리고 90년대의 혁신수행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가?
저자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독특한 우리나라만의 주요 특징 등을 기술학습의 동인으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를 변모시킨 한국전쟁, 산업개발을 지도한 강력한 정부, 엔진 역할을 한 거대 재벌, 이러한 엔진들이 잘 가동되도록 기여한 근면한 사람들, 우리 기업들에게 경쟁압력을 부여한 수출지향 전략, 신속한 기술습득의 주요 수단으로서의 위기 조성 등이다.
먼저, 한국전쟁은 경제를 20년 후퇴시켰지만, 사람들의 정신적 태도에는 또 다른 영향을 미쳤다. 과연 그것은 무엇이고 이 전쟁이 다음 수십년간 기술습득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
둘째, 어떻게 우리나라의 정부는 정부개입이 일반적으로 비효율적이었던 제3세계와 달리 상대적으로 효과적인 정부개입을 연출할 수 있었을까? 우리 정부는 일본의 경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학습했는가? 어떤 정책 메커니즘이 기술습득을 촉진하는데 이용되었는가?
셋째, 정부가 운전대를 잡고 연료를 공급했다면 강력한 엔진 역할은 대기업들이 맡았다. 그렇다면 정부는 재벌이 형성되고 성장하는 것을 어떻게 지원했는가?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술능력을 획득하는데 있어서 재벌들은 어떤 긍정적 기여를 했는가
넷째, 정부와 대기업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수준이 높고 근면한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인적자원 개발에 어떻게 투자했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게 오랜 시간 열심히 일하는가?
다섯째, 우리나라는 수입대체 초기단계부터 수출지향 산업화 전략을 추구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출에 생사를 걸다시피 매달렸다. 정부는 기업들을 채찍과 당근으로 밀고 당겼다. 이러한 수출지향 전략이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습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마지막으로, 정부는 기업에게 매우 야심적인 목표를 달성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일련의 위기를 조성했다. 기업들은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신속한 학습을 위한 창조적인 기회로 사용할 수 있었는가? 위기조성이 왜 기술학습의 유용한 수단이 되는가?
이 책의 목적은 이러한 여러가지 질문들에 대해 답하고, 모방으로부터 혁신으로의 변화과정에서 일어난 기술습득의 동태성을 밝히는 것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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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적인 산업 및 기업사례
이 책에서는 주로 기업을 분석단위로 한 미시경제 수준에 초점을 두고 기업들이 시장과 기술의 변화에 대응해 기술습득을 해온 동태적인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기업수준의 미시적인 연구결과라고는 하지만 환경분석적인 측면에서 기업이 기술능력을 축적하는 과정에서의 정부의 역할과 사회문화적인 요인, 산업 및 기술정책, 우리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교육수준이 높고 근면한 특징을 갖게 한 과정 등도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해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백미는 기술습득의 동인으로 제시하고 있는 각 요인을 가장 잘 입증할 수 있는 몇 가지 산업분야에 대한 심층적인 사례연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위기조성이 어떻게 기술습득을 촉진했는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 주는 흥미로운 사례인 자동차산업, 역행적 엔지니어링으로부터 전략적인 제휴로의 커다란 발전을 이룩한 전자산업, 메모리칩에 있어서 세계적 첨단으로 도약한 반도체산업 등을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의 기업이 모방의 단계에서 창조의 단계까지 발전해온 과정을 추적, 분석하고 있다. 단순한 일화나 기업사 형식의 사례분석이 아니라 분석의 틀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후 그 틀에 의거한 사례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신풍제지, 대한조선공사(현재의 한진중공업), 한국강관주식회사, 원일공작소, (주)메디슨 등의 중소규모 기업들이 모방성 역행적 엔지니어링을 통해 기술능력을 축적해온 과정을 사례분석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우리나라 기술학습과정에 대한 결론
이상의 환경적 요인과 기업의 노력 등을 기술한 후 결론적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두가지만의 요소로는 기술습득이 성공적으로 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기술습득이 성공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적인 혁신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갖추어져야 하는데, 이는 한 국가가 처한 상황과 문화적 배경에서 다양한 공식적ㆍ비공식적 제도들간의 상호작용을 거쳐 사회전반에 잠재적으로 형성되는 복잡한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 시스템에는 기업의 기술습득 비용을 절감시키며 경쟁력을 키워 줄 수 있는 외국의 기술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는 경제환경을 창출하는 일련의 공공 프로그램과 민간부문간의 생산적인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공급자와 구매자간의 생산적인 상호작용도 존재해야만 한다.
그리고 상호작용하는 학습과정의 행동방식을 정해주는 도덕과 사회적 규범, 관습과 전통 같은 사회문화적인 요인들이 규칙, 법률, 정부기관, 은행 및 기술지원 체계들과 같은 공식적인 제도에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다른 개발도상국들에게 주는 시사점을 제시하면서 우리나라가 급성장을 이룩했던 시기와 현재의 환경적 차이를 지적하고 다른 개도국들이 우리를 모방할 수 있는 것과 노력한다 해도 모방할 수 없는 것, 그리고 모방해서는 안되는 것을 구분해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절 제목은 이카루스의 역설이다. 과거 효과적인 기술습득의 동인으로 작용했던 요소들이 과연 앞으로도 유효할 것인가? 아니면 태양열에 녹아버린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우리나라의 부담이 될 것인가를 반추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술학습과정의 시사점
①기술제공자 즉 해외 선진국의 기업
②기술수용자 즉 개발도상국의 기업에게 주는 시사점을 제시하고
③국가정책에 대한 시사점은 교육정책, 무역정책, 산업정책으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④기업경영에 대한 시사점은 기술전략, 학습관리, 위기조성으로 나누어 조목조목 제시했으며
⑤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시사점과
⑥다른 개발도상국들에게 주는 시사점도 제시하고 있다.
오늘은 기술과 경제성장과 연결된 이론을 알아보았다. 기술혁신이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 하에서 기술의 투입이 노동과 자본의 한계성장률을 넘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고 이것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신고전파의 혁신이론을 살펴보았고, 기술을 배워서 다른 방식으로 개선하여 적용할 수 있다면 기술역량이 생겼다는 것을 뜻하는 기술역량이론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또한 기술혁신의 마이크로한 체제를 국가전체로 확대하여 살펴본 국가혁신체제는 다음 시간에 더 자세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내가 발표를 해야해서 일주일 동안 열심히 깊게 파 볼 생각이다. 아래 이근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 추격경제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추격경제와 경제성장의 연결관계를 중심으로 기술수명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른바 기술경제학이라는 관점에서 기술의 사회적 형성을 살펴본 것이다.
https://youtu.be/8aVbeWW6hRI?si=lzHr8Rh7p7RdjB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