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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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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Dec 06. 2023

엉겅퀴가 자란 숲

마태복음 13장_메시지 성경

하나님 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심은 농부와 같다


그날 밤, 품꾼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밀밭 사이사이에 엉겅퀴를 뿌리고는


동트기 전에 자취를 감췄다

푸른 싹이 처음 나고


낱알이 영글려고 할 때에

엉겅퀴도 함께 나왔다


일꾼들이 농부에게 와서 말했다

주인님, 좋은 씨만 가려서 심지 않았습니까?


이 엉겅퀴는 어디서 왔습니까?

주인은 '원수가 그랬구나'라고 대답했다


일꾼들은 '엉겅퀴를 뽑을까요?'라고 물었다

주인이 말했다 '아니다. 


엉겅퀴를 뽑다가 밀까지 뽑아 버리겠다

그냥 추수 때까지 같이 자라게 두어라


그때에 내가 추수하는 

사람들에게 엉겅퀴는


뽑아따로 묶어 불사르고

밀은 곧간에 넣으라고 하겠다'


마태복음 13장_메시지 성경




어떤 생각을 하면 그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의 무의식 속으로 가라앉는다


어떤 느낌을 가지면 그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무의식 속으로 가라앉는다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 결과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의 몸 속으로 내려 앉는다


어떤 다툼이 발생하면 그 영향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의 기억 속에 내려 앉는다


삶을 살다가 사건이 발생하면

그 동안 자신은 몰랐지만 몸은 알고 있던


생각과 느낌이 그때 남겨진

몸의 반응을 가지고 기억 속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해서 누군가에는 트라우마가 생기고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추억이 생긴다


사라지지 않고 남겨진다

망각될지언정 우리의 무의식은 알고 있다


남겨진 것들의 회귀할 때

곤혹스러운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삶에 남겨진 것들, 그것이 우리이다




가치라는 것은, 의식이라는 것은

방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중립적이라는 말은 두발 자전거가

움직이지 않아도 곧바로 서 있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하나의 가치가 생기고

가치를 따라가다보면


다른 가치를 추구할 때에 얻을 수 있는

생각과 느낌, 사람과 사건을 만날 수 없다


이 때는 그 가치의 결과가 남겨지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게 되지만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된다


그러면 그 자리만큼 빈자리가 되어서

허전함을 느끼게 되고 이것이 욕망으로 바뀐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느끼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 두 마음을 품고 하나 밖에 하지 못하는 인간의 굴레에서


결과로 자리잡은 '욕망'이란

어쩌면 우리에게는 엉겅퀴일지 모른다


욕망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있고

부축여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사람이 있고


또 애써 부정하면서 자신은 욕망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 말을 꺼낸 것 자체가 욕망의 무의식임을


모든 이에게 알리고 자신은 모르는 사람이 있다

애초에 욕망이 가지는 자리는


다른 가치를 추구함으로 어쩔 수 없이

이룰 수 없던 것들의 결과이다




엉겅퀴가 자란 땅에서 좋은 씨도 자란다

푸르른 만큼 사나운 엉겅퀴도 자란다


어쩔 수 없이 영겅퀴를 인정하자라는 말보다

영겅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살아가는 삶은


엉겅퀴가 자라는 땅에서도 충분히

삶의 희망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아무런 잘못도 없는 자신의 삶일지라도

엉겅퀴가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엉겅퀴는 나중이 되면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가지고 살아야 한다


엉겅퀴가 사람들의 마음을 헤치지 않고

다른 이의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잘 관리하고 계속해서 그 밑둥을 처 주어야 한다

자신의 엉겅퀴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마다 앞에서 볼때

좋은 씨가 자란 아름다운 초원인데


뒤에서는 모든 것들이 상처나고

깨어지고 싸우게 되는 것을 본다


자신의 엉겅퀴를 인정하고

자신이 움직일 때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고


마지막 날에는 그 엉겅퀴가 사라질 것을

기억하면서, 기대하면서 사는 사람


우리는 이런 사람을 겸손한 사람이라고 한다

혹은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한다




오늘도 은은하게 뒤를 돌보아주시며

나의 엉겅퀴를 가지치기 하시는 예수님을 만난다


그 보드라운 손길을 만나면

아름다움이 무성하게 자라난다


엉겅퀴를 덮을 만큼 자라나서

큰 숲이 될 정도가 된다


그럼에도 그 숲 언저리에는

엉겅퀴가 한웅쿰씩 빠져 있다


어떤 이의 마지막을 듣는다

그 곳에는 큰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모인 엉겅퀴가 활활

모든 산을 태우듯이 타고 있던 것이다


이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삶의 걸음은 조금은 더 깊이 있고 무거워질 것이다


추수때가 다가옴을 느낀다

밀을 어서 추수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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