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1장_메시지 성경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자
바리새인 하나가 그 분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예수께서 그의 집에 들어가 식탁 앞에 앉으셨다
바리새인은 예수께서 식사전에
손을 씻지 않는 것을 보고 기분이 언짢았다
그러자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바리새인들이 햇빛에 반짝일 정도로
컵과 접시 겉에 광을 내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너희 속에 탐욕과 은밀한 악이
득실거리는 것도 알고 있다
미련한 바리새인들아!
겉을 지으신 분께서 속도 지으시지 않았으냐?
너희 주머니와 너희 마음 둘 다 뒤집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후히 베풀어라
그러면 너희의 그릇과 손 뿐 아니라
너희의 삶도 깨끗해질 것이다
누가복음 11장_메시지 성경
세상의 질서는 그냥 놓아 두면
무질서의 형태로 확산된다
악은 더 악하게 창궐하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무질서에서 질서로 잡고 싶은
인간의 선한 마음은 처음에는 좋았다
무질서를 질서로 바꾸는 것
대충하던 것을 체계로 만드는 일은
누가 해도 보람이 있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체계가 잡히고 난 후
그 질서가 만들어지고 난 뒤의 일이다
질서를 만들어가던 사람들의 열정이 식어버리고
만들어진 질서에 갖힌 이들이 하는 일은
질서를 흐트러트리거나
문제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색출하는 것이다
체계를 지키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을 감시하며
길을 통제하는 게이트키퍼가 된다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통제의 일을 자신의 인생의 목적으로 삼았다
어느날 아침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누가 이 '구조'를 만들었을까?
누가 이 '질서'를 재단했을까?
누가 이렇게 체계를 잡고
누가 이렇게 정했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원인을 찾기 시작하고
그 원인의 확산되면서 그것에 반응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게 된다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하나의 길을 만든 이들이
고금분투하면서 그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애를 쓰느 모습이 보이고
더욱이 자신의 땀방울의 의미를
그 곳에, 그 시간대에 도착한 나에게
알려주려고 조용히 말을 건내는 경험을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자신과 같이
너도 길을 만들라'라는 것이었다
나의 길을 따라서 이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고 너의 길을 만들라고 말이다
물론 '개인'을 위한 길이라면
그것은 지금까지 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를 위한 길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그 당시의 마음은 '내 것이 전부다'가 아니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하나의 질서를 만들어간 이들은
이러한 질서의 다양성을 다음 세대가
만들어주길 원했다
살아가는 다양한 인생의 방법이 있듯이
무엇인가를 움직이는 수만가지의 질서가 있다
길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들이
통제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꿈도 잃어 버리고
결국에는 마음도 닫혀서, 아무것도 희망할 수 없고
무의미한 질서를 반복할 뿐이다
그리스도가 오셔서 체계를 흔드셨다
예수가 오셔서 질서를 새롭게 했다
그 전에 질서를 지키는 자들이 체계의 도전자인
그리스도를 죽일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것 또한 그리스도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질서와 체계를 꺽을 수는 없었다
그의 제자들이 그의 마음을 알고
그의 시작을 본받아서 새롭게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십자가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고
예수의 죽음은 마지막이 아니라 처음이었다
그렇게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는 이들은
어디 가나 체계를 만들고 길을 만들지만
다른 이들이 그래서 이 길을 따라가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그리스도를 따라가라고 한다
자신들의 만든 질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함께 걸으면서 새로운 길로
날마다 무한의 가지가 뻗쳐 나가는
희망의 대로로 걸으로가 한다
그것은 자신들이 주는 것이 아니라 혹은
자신들이 만든 체계가 주는 안정감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매번 걷는 모험에서 얻게 되는
함께 걸으면서 길을 만드는 기쁨이다
이 모든 형태의 질서가 시간과 공간의 무한에서
보면 아름다운 하나의 그림이 되어 가고 있다
이 길을 걸어본 사람마다 자연스럽게
자신이 누린 자유만큼 다른이에게 자유를 선사하고
더욱이 그 자유의 근원인 예수와 함께
걷기를 청하고, 권유하고, 선포한다
그 길을 걸으라
그러면 새로운 자유의 길이 열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