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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Nov 10. 2024

그런사람

한웅재

착한 사람들은 우리 곁을 늘 먼저 떠나고

가장 수고한 사람들 얘긴 늘 숨겨져 있어


그때 했어야 할 말은 끝내 나 하지 못했고

해맑았던 네 얼굴만 환한 달처럼 기억해


항상 지나고 나면 뒤늦게 알 것만 같아

그땐 왜 그리 힘이 들었는지


하루하루 살아가며 쉬운 날이라는 건 없겠지

남의 삶은 다 쉬워 보이니까


내가 모든 순간 너의 곁에 있을 순 없지만

하나님 늘 너를 떠나지 않으신다는 것을


너의 가장 가까이서

늘 다시 말해주는


그런 사람이 될게

내가 그런 사람이 될게


한웅재_그런사람




한참을 앞에 앉아있는 동생의 이야기를

귀기울여서 듣는 중에


갑짜기 생각났다

예전에 내가하는 말을 이렇게


깊이 담아두고 소중히 여겨주었던

사람들의 눈빛과 목소리가.


언제까지 나는 철부지일까 고민하다가

문득 철부지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아무런 판단없이 듣고서는

마음을 쏟는 나의 모습에 놀란다


착한 사람들은 늘 우리곁을 빨리떠나고

수고한 이들의 이야기는 비밀처럼


언어로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그 현장에 있는 사람들만 알거나


아주 오랜시간이 지난 후에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뿐이다


역사는 언제나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이

쓰려져간 폐허 위에서 건축되었고


누구라도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은

가차없이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항상 신앙을 가져왔을 때부터

그들의 뒷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요즘에는 나의 뒷모습을 기억하려는

젊은이들의 헛기침이 들리는 것 같다


쓰러질 만큼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그마한 쉴 곳이라도 될 수 있도록


높지는 않은 걸터 앉을 수 있는

의자라도 될 수 있으면.


그런 사람이 될께.

그렇게 편하게 앉아서 쉬어도 괜찮은


다시 한번 큰 숨을 쉬고서

걸어갈 수 있는 작은 쉼터가 될께.


영혼의 무게만큼 깊게 패인

발자국을 더듬어서 찾아가는 나의 모습


조금 더 중심으로 다음에 오는 이들을 세우고

나는 가장자리로 한걸음씩 물러나야지.


하나님은 너를 절대로 떠나지 않으시고

언제나 사랑한다고 말하시지.


나는 이 음성을 30년이나 들었고

이제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걸어가고 있다


혹시나 내가 걸어간 길의 흔적이

다음 사람에게 작은 이정표라도 될 수 있게


최대한 똑바로 지긋이 눌러 담고

한발 한발 걸어간다


이제는 들어주고 세워주고 기다려주고

더 멀리 디디고 갈 수 있게 더 낮아져야 한다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7mnnjnR7A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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