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일기에서
1. 시간, 역사 - 한 개인의 역사가 이렇게 흘러간다. 그리고 나는 33년의 인생을 통시적으로 느끼면서 공시적으로 깨닫고 있다. 아 그렇구나.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의 문제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개인의 역사와 국가의 역사 그리고 세계의 역사를 생각한다. '총균쇠'를 쓴 제라드 다이아몬드 교수님처럼 무엇인가 인간 전체를 꿰뚫어 보는 혜안을 가진 착각을 하고 있는 것 보니깐, 모든 것을 다 할 줄로 착각하는 30대가 맞긴 하나보다. 개인의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서 어느덧 승천할 지점이 이르는 구나
2. 고독 - 한나 아렌트로부터 고독의 개념을 배운다. 다른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외로움이며, 사물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소외이고, 자아와의 단절감에서 오는 것이 바로 고립이다. 그러나 자아와 소통하면서 자신의 가장 본질적인 것까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은 오직 고독이다. 그리고 영적발돋움에서 헨리나우웬도 이러한 고독을 찬양한다. 고독에 지친건 아닌데, 익숙해져 간다. 갑짜기 자신의 고독에 다른이가 들어오는 것을 견딜 수 없다는 지인의 말도 생각난다. 나는 항상 고독했고, 그래서 남들보다 더 많은 것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항상 사물과의 소외를 느끼면서 자본주의를 저주했고, 다른이들의 사랑과 인정이 없으면 죽을 것 같았던 외로움의 시간도 지났다. 작년이었겠지, 그러한 외로움과 직면하고 드디어 임마누엘되신 하나님을 경험하고는 이렇게 건강한 고독을 하고 있다. 그래 고독함, 이러한 고독함을 제대로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겪는 고립감에서 출발한 수 많은 감정의 물결들에, 제대로 삶을 못 살 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 모두는 외롭고, 무엇인가 부족하고, 무엇인가 하고 싶지만 이루지 못해서 좌절하고, 무엇인가를 즐겨보지만 항상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가 아닌가? 존재를 규정하려고 하다보면 더 모르겠는게 인생이란게 아닌가? 고독을 예찬하는 나를 보면서 30대가 익숙해지는 것 같다.
3. 공부 - 집에 오자마자 자연스럽게 아무책이나 펴 놓는다. 그리고 무턱대고 읽는다. 누군가의 말처럼 문자중독처럼, 책이 없으면 살 수가 없을 듯 한 이 느낌을 4년전 나 자신이 보았다면 '야 너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이랫을 것 같다. 그렇다. 나는 원래 그렇지는 않았다. 그리고 조금 지나서 영어책을 펴고 그냥 무작정 원서를 읽으면서, 단어를 동시에 외우고 있는 나를 볼 때, 대견하기도 하지만 무엇인가 홀린 듯한 느낌도 받는다. 비전이 나를 이끄는 것인가? 분명 무엇이 되고 싶은 욕망은 뛰어넘었는데, 수치심에 대한 방어기제인가? 지식에 대한 피해의식 혹은 지직에 대한 열등감인가? 아무튼 간에, 공부가 너무 재미있는데ㅡ 요즘은 무엇인가를 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본질로 무섭게 파고드는 자아를 느낀다. 이렇지는 않았는데, 가끔 나는 프란시스쉐퍼가 말한 '절망선'-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너무 접근해 있는 것은 아닌가?한다. 참 몇년 사이에 민네이션 많이 변했다, 조은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다. 33세가 되었다니, 말한대로 메타인지력을 기르면서, 무엇인가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나를 볼 때...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게, 교만에 침전하지 않게, 잘 자신을 돌아보아야 하겠다. 나는 사실 더 아름답고 싶다.
4. 결혼 - 그래 벌써 33세이다. 세상이 쥐어준 나이이지만, 나는 이제야 조금은 준비가 된 것 같다. 내 안에 누군가의 자리를 마련해 놓고, 내 삶에 누군가의 공간을 준비해 놓고, 그 사람이 함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 반짝반짝 그 녀가 빛날 때, 달빛에 반짝이는 그녀의 눈빛이 보이겠지. 그런데 생각해 보면 머 인생이 내 뜻대로, 그리고 내 계획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 학교도 그랬고, 군대도, 기아대책도, 그 동안의 모진 시험들도 그랬다. 다 내 계획에 없었고, 나의 어떤 것이라고 이야기할 것도 없었다. 자존감의 붕괴가 아니라, 나는 원래 부터 nothing에서 출발한 사람이라서 그 무엇보다 인생을 결정짓는 요소가 누군가와 함께 만들어 가는 관계'라는 것을 안다. 무엇인가를 안다고 계속 이야기하는 나 자신을 볼 때, 벌써 30대를 훌쩍 지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그녀가 나타나겠다. 반짝 반짝, 나만 알아볼 수 있겠지 ,나만 사랑할 수 있겠지. 백마탄 왕자도 아닐 테고 신데렐라도 아닐테다. 잃어버린 갈빗대 한쪽 에서 태어난 그 사람, 곧 만날 것 같다. 왠지 느낌이 좋다. 이번 연도에는 결혼을 해야 할 것 같다. 어느정도 준비가 된 것 같다. 그러나 하나님이 진짜 나 아시니깐 오히려 안달복달하는 것보다 더 하나님을 신뢰하기로 한다. 결홈. 집과 집의 만남.
5. 고민 - 요즘에도 역시 3개의 독서모임을 하면서, 사실 내가 제일 혜택을 받고 있다. 나는 여기저기서 공급을 받는다. 독서모임의 지식의 아카이브에서도 그렇고, 만남의 다양성에서도 그렇고, 통섭이 이루어지는 머릿속에서도 그렇다. 참 감사할 따름이다. 아직도 이 세대에는 희망이 많다는 생각을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는 동역자들을 보면서 느낀다. 아무튼. 요즘의 고민은 당근 기아대책 안에서 팔로워로서 어떻게 멀티플라이어-능력을 배가시키는 사람-이 되는가이다. 다시 말하면 윗 사람을 섬기면서 어떻게 그 사람의 역량이 최대로 나오도록 돕겠는가?이다. 이제 윗사람 욕하기에도 지쳤고 허물을 들쳐내는 합리화 하는 과정도 식상하다. 오히려 그 문제로 정면돌파해서, 그 사람이 변할 수 있도록 발터벤야민과 같은 구제비평을 해 볼 참이다. 팔로워십이라는 책과 멀티프라이어라는 책의 유합이라고 하면 좋을 듯하다. 머 고민은 많지만 항상 인간에 대한 고민이 먼저다. 왜 이 사회는 이렇게 되어버린 건가? 왜 지나가는 총각의 입에서 담배냄새는 사라지지 않고, 주저앉은 아저씨의 콧바람은 알콜이 없으면 안되는가? 언제부터 우리는 땅땅땅 그랫고, 언제부터 집집집 이랬나? 바보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속에 소리없이 살라는 것이다. 예수님이 그랬지 사실!!그래서 고민은 사실 매우 큰 기획인데,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이 가진 자본주의 비합리적 체제와 맞짱 뜨는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현실과 사실들에 대해서 나름의 해석을 하는 것에서부터.
6. 관심사 - 사실 어제부터 보타이를 출시했다. 이번주 내내 보타이를 착용하려고 한다. 마음의 전환이 되고 나름 재미도 있다. 관심사라고 한다면, 그래서 이번에 가게 되는 선교원정대에 대한 생각과 캄보디아에 대한 생각이 교차한다. 많은 관심들 특히 어떻게 선교원정대 사람들에게 voc의 이론을 어떻게 나누고 강의할 것인가?가 아직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사람이 어떤 변화의 계기를 맞이한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어떻게 지속될 수 일는가에 대한 물음이 먼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