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숲, 아들이라는 나무
처음에는 무슨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니만 몇 페이지 넘어가니까
잼있더라...
어머니는 그렇게 만델라 평전을 읽고 계셨다
아들이 사다 준 책들을 읽어가시는 어머니
노무현대통령 자서전
김대중대통령 자서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대를 바꾼 개혁가들
목민심서
...
어머니는 초등학교도 겨우 졸업하셨다
외가집은 가난하진 않았지만
큰 딸인 어머니가 감당하기에는
땅끝마을 해남의 논밭들에 일들은
쉬지않고 해도 넘쳐났다
손에는 굳은 살이 베기고
이마에는 기미죽은깨가 처녀시절부터 있었다
언제나 어머니는
사람이 먼저라고 했다
나쁜마음을 먹으려할 땐
그렇게 마음먹지 말라고 하셨다
...
언제나 어린시절 하면 떠오르던
연희동 산동네의 정경에서
어머니는 궃은일을 도맡아하며
사람들을 대접했고
항상 손해보는 결정을 했었더랬다
그래서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고
때론 어머니에게 따져묻곤 했다
...
냄비에 콩자반이 무르익고 있다
산동네시절 옆집살던 아주머니께서
믾이 아프셔서 어머니가 밑반찬을 준비하고 계신다
머 우리에게 잘해준것도 없잖아요
그러니깐
굳이 그렇게 까지...
라고할때
어머니의 마음은 이미 그 집에 가 있었다
땀방울이 말해주고 있었다
사람은 가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부모님의 그림자를 느낄 때가 있다
그 때 많이들 겸손해진다
어머니의 손은 여전히 굳은살 투성이고
이마에는 잡티와주름이 넘쳐나시지만
그 마음은 소녀때 보다 더 맑아지신듯하다
...
만델라평전을 논하며
모처럼 주일낮 어머니와 식사는 하는 내내
나는 행복했고 즐거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놓았다
그리고 아들은 또 시간이 없다며
약속시간에 맞혀 열심히 뛰쳐나간다
남아공에서 오신 선교사님 만나러 간다고
하니 잘다녀오라시면서
남아공을, 만델라를 떠올리시는 듯하다
...
나는 언제나
부모님을 생각하면
역사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어머니의 땀방울을 생각하면
지난간 이들의 선함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부모님이 남겨주신 유산은
아름다운 마음이다
그 아름다운 마음은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할 때만 나오는 것들이다
책에서 배울 수 없고
전해들어서 알 수 없다
같이 살면서 느끼고 경험하는 수 밖에
...
이번 휴가는 그래서
어머니와 땅끝마을로 떠난다
휴식이란 가족과 함께
인생을 돌아보며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다
만델라같이
마음이 선한 사람이 될께요!
라고 다짐하면서
못난 아들은
집을 나서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