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걸어가보자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 마음 구석
하나의 불꽃이 타오른다
기억 속 저변에 묻혀 있던
조그만 이야기를 꺼낸다
아름답고 선명했던 그 기억
행복을 만끽하던 얼굴빛에서
과거의 영광을 끌어내어
다시 항해를 시작한다
험난한 물결이 인생을 쓸어버리고
내가 누군인지도 모를 만큼
차디찬 바닷바람이 영혼을
덮쳐버리는 밤하늘이라도
나는 다시 일어서리
나는 다시 시작하리
여기서 다시 한 발을 내밀고
무릎을 일으켜 세워서
운명이 가져다 준 역사의 무게를
마침내 들어 올리고
인생의 대서사시
문명의 기나긴 이야기에
다시한번 어깨를 나란히 하고
고독하게 걸어가노니
달과 태양이 만나는 자리
인간의 의지가 정신과 만나는 그 지점
내가 보는 것과 아는 것이
하나가되는 시간
내게 타오르는 조그만 의지를
커다란 불꽃으로 꽃피우리
자 걸어가자
자 앞으로 가자
절망을 삭혀두지 말고
희망을 기대하면서 한발짝이라도 가자꾸나
문명과 정신이 머문 그 자리에서
우리 다시 인생의 꽃을 피우자꾸나
당장 포기하기에 아직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너무 많기에
나는 다시 역사를 등에 엎고
험난한 인생의 바다로 뛰어든다
오딧세이아
다시 한걸음 걸어가는 인생의 항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