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겸손

삶에 스쳐지나 가는 순간들

by 낭만민네이션

인생에 대한 감이 생기던

20대 초반의 어느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믾아서 잠을 잘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일단 내가 할수 있음'의 가능성 안에서

할수 없음'을 가진 이들에 대해서는


불쌍하고, 도와주고 싶고

먼가 삶을 이끌어주고 싶었다


서울역 노숙자들을 찾아다니고

불쌍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돕는다 했다


젊음의 오만은 항상

있음과 없음의 가능성의 판단이다


그래서 과거로부터 걸어온 인간의 삶이 아니라

현재 보여지는 인생의 쓴맛에 설탕을 넣는 정도로


세상을 바꾼다하고

다른 이의 인생을 변화시킨다 했다


오만은 오만을 낳고

편견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나 자신에 대한 직시 보다는

현실을 낭만화 시키는 일에 시간을 다 썼더랬다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요즘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본다고 생각했는데

현상을 움직이는 것들은 못 본 것이다


파도의 높음과 변화에만 놀랐었지

그 파도를 만들어내는 대양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


불쌍하게 보이던 이들은

사실 불쌍한 내 자신의 어느부분의 투영이었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이끌어서

잘 살게 해주겠다던 맹세는 사실은


나의 방식이 나의 생각이

옳음을 전제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할 수 없음과 할 수 있음의 가능성은 사실

잠재된 것들 안에서는 같은 의미였더랬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직시하는 것이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세상이 어떤지 알고

영원히 현재에만 머무를 수 있는 인간의 한계에


직면하자 젊음의 오만은

존재의 겸손으로 바뀌었다


인간은 같은 곳에서 태어났고

시간은 모든 것에서 공평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미덕은

아니 반대로 우리가 멀리하는 악덕은


자기자신이 알아차리면

금방 그 속성을 잃어 버린다


일원론의 차원에서 하나이던 것이

정신과 분리되어 이원론이 되면


자기것이 아니게 되는 이유는

시간위에 존재는 두개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기에.


자신이 오만하다는 것을 알면

오만은 순간 인생의 시간 위에서 멈춘다


자신이 겸손하다고 느끼는 순간

겸손은 연기가 되어 휘발되어 버린다


모든 시간 위의 존재들의 특성이다

오직 현재, 영원한 현재에서는.




나는 잘 살고 있을까

나는 나 자신을 제대로 직면하고 있을까


그 많던 꿈들은 어디갔을까

그 많던 열정은 어디에 있을까


다만

묵묵히 주어진 오늘의 시간에 집중하며


흘러가는 대지의 향기를 만들어내는

들에 핀 꽃 한송이에 만족하는 것


시대의 현상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시대정신에 담아


함께 걸어가는 것

함께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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