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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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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Feb 24. 2017

봄과 바람

당신이 오신답니다

먼 바다에서 불어오는

살랑 거리는 바람이 마침내


얼어 붙은 육지에 닿아서

씨앗들의 잠재성을 일깨웁니다


살금살금 봄이 오는 소리가

온 동네를 감고 돌면은


이내 얼어 붙은 내 마음에도

당신이 오신다는 희미한 희망이


가슴에서부터 얼굴의 미소까지

하나의 길을 만들어 값니다




지난 겨울은 너무 추웠지요

삶이 이렇게 끝까지 치닫는 경우는


보통 사람이라면 평생의 한번일 텐데

우리네 시대에는 참 깊은 겨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 위에 존재들에게

울음을 그치고 하늘을 볼 수 있는 바람


그 바람이 불어오는 시간이 온다니

설레발로 까치발로 밖으로 나아갑니다


당신의 소식 당신의 미소

당신의 따스함 당신의 말들


아아 언제였던가요

너무 오래된 과거에게서


당신을 다시 불러 오고

조각난 기억들에서 당신의 마음을 찾습니다


맞아요 우리가 그런 사람들이에요

그치요 우리는 희망의 사람들이니까요


사람이 희망이 없으면 못살지요

무언가를 가지려고 하는 희망보다는


누군가와 만난다는 희망은

언제나 내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것 같아요


당신이 오신다니

바람이 불어와서 내 마음에


봄이 찾아옵니다

봄이 찾아옵니다




당신과 함께 희망을 걸으며

당신과 함께 미래를 이야기할래요


우리의 젊음이 색깔을 다하기 전에

나는 어쩌면 마지막이란 느낌으로


당신의 손을 잡고

흐드러진 꽃발길 사이로


살며시 걸어가 볼려구요

당신이 온다니 벌써 바람이 부네요


당신이 불어오는 계절

봄이 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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