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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an 07. 2016

시대와 길

열린 길로, 그래 열린 길로 시대를 걸어가자


막걸리 한잔에 컵라면
그리고 내일의 한숨이 섞인
담배 한 모금

금요일 저녁의 기분 좋음과
한산한 여유 가운데 내일을 기다릴 때

또 한편
누군가의 한숨은 절망 가운데서
춤을 추는 인생이다

동정은 좋지 못한 것이다
연민은 자기만족이다
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이웃들의 아픔이 극에 달했다
아무리 해도 변하지 않고
아무리 노력해도 새로운 삶은 찾아오지
않는다는 이슬람식의 운명론이
인생을 감싸고 나면

결국 남는 것은
술과 아드레날린이다

잃어버린 세대들이 가지고 있던 그 허무함에
니체가 가지고 있던 허무함과는 다른
또 다른 내일의 불안함이 당도하는
밤을 맞이하는 이웃들

아!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불편함을 아무리 생각해도
평생 지고 갈 것 같다

결혼을 하면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자식들 돌보기에 바쁘다면서
나의 이상주의를 나무라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감각을 무시하고 싶지는 않지만
꼭 그렇게 살 거라고 하는 운명주의에서
사라져버린 자유를 간신히 건져낸다

시대적 현상인 것을 마치
진리인 것처럼 매몰시키는 논리를
비켜내고 나면

이제 발자국이 보이지 않는다
걸어가 보지 않은 길
아무도 안 가봤을 것 같은 길

눈 딱 감고 한 번만
이라고 하기에
장님이 되어도 모자랄 판의 모험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
어쩔 수 없지
이제 돌아가긴 글렀다

이 자유를 계속 걸어가 보자
동역자들을 만나고
동반자도 만나겠지

다시 시작하는 인생에게
축복을
다시 걸아가는 자들에게
박수를

어제와 다른 오늘과
오늘과 다른 내일을 위해서

구조 속으로 들어가서
익사한 사람들을 건져내 보자

겨울이 찾아오는
하늘에서 시간의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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