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변증법적 테두리를 넘어설 수 있을까?
얼마전 '타자의 추방'이라는
신간으로 우리를 찾아왔던
한병철씨의 저자강연회에서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는 씁쓸한 소식을 들었다
피아노를 치다가 개인에게 면박을 주다가, 한국사회를 비난하다가 사진을 못찍게하거나
여라기지 상황들이 발생했고
사람들은 그 자리에 있는 것 자체로 자신들이
타자라는 것으로 느껴졌고, 그 자리에서 추방당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나는 한병철씨의 생각과 어투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 소식을 듣고, 매우 씁쓸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그의 책을 읽으면서 고민하고 발견했던 문제들이
결국 이렇게 드러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현대 독일철학이 가지고 있는
헤겔철학의 전통이 가진 맹점이라고 생각했다 이부분은 나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다시한번 해석학적으로 생각해보자
하나의 사건은 여러개의 해석을 낳았단다
철학아카데미를 드나들기를
3년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들뢰즈, 푸코, 데리다, 리쾨르와 같은
프랑스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최근에는 칸트와 헤겔과 같은 독일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독일철학은 보통은 사물의 근본을 파악하여
체계나 법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대부분의 이론들을 하나의 체계안으로 포섭시키고
그것들을 기본으로 해서 다른 이론들을 만들어 낸다
근대의 독일 철학은 칸트와 헤겔에게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칸트가 이야기한 이성의 합리성을 가지고
헤겔은 변증법이라는 방법론을 만들어 냈다
변증법의 테두리에만 있다면 모든 시스템에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게 된다
칸트는 오감을 통해서 직관되는 사실fact를
순수이성이라는 것으로 정리했고
이것들을 바탕으로 실제로 인간이 행동을 하게될 때
사용하는 실천이성을 정의했다
이러한 이성의 확실함을 가지고 헤겔은
이념과 생각이라는 '정'에서 시작해서
현실에서 실제로 변화하는 것들인 '반'을
맞아들여서 더 상위의 개념인 '합'으로 간다는
변증법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 변증법은 국가, 시민사회, 가정을
재단하고 국가를 최고의 절대진리인 '합'으로
정리함으로써 국가론을 완성한다
그 다음에는 우리가 모두 알듯이
마르크스의 등장으로 국가라는 시스템은
이미 붕괴하거나 타락한 자본주의의 표상이 되었고
이것을 노동자계급이 탈환해야 한다는 이론으로
발전하게 되는 공산주의까지 이른다
잘 생각해 보라
이 모든 것들은 항상 체계를 가지고
틀을 가지고 제도를 만들어낼때 나타나는 것들이다
어떤 감정이나 마음이나
문화의 개념은 잘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화나 사람의 문제는 프랑스철학이나
영국철학에서 많이 등장한다
문제는 시스템적인 인지능력을 자고 있지 않거나
그러한 프레임을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들은
타자가 되어서 추방되는 식이다
헤겔 이후에 나오는 현상학자들도 마찬가지다
훗설이나 하이데거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독일 관념론에서는 자연스럽다
스톡홀롬 신드롬처럼 오히려
타자를 추방하지 않기 위해서
타자를 추방해 버리는 것이 더 편한 사고에
물들어 버린 것은 아닐까
그것이 독일철학이 가지고 있는 위계질서의
자연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을까
세상은 인지적인 지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람은 항상 이성적으로만 살지 않는다
더군다나 인간은 죄를 지을 수 있는
여러가지 여백을 가지고 있기에
나는 다시 고민하면서
강의들을 돌아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