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율과 시선

일상의 여행 속에서 만나는 벗님들

by 낭만민네이션

보첼리의 시선이 느껴지는 듯한 하루

아침부터 선율에 잠긴다


인간이란 얼마나 실수 투성이에

부족하고 연약한가 오판도 자주하지만


무엇보다

얼마나 서로를 미워하는지


말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곧 사는대로 말하게 되겠지


머나먼 고독의 창문에서

빛이 들어온다


살면서

살면서


포기할 수 없다고 느끼는 때는

이러한 빛을 보는 순간이다


보첼리의 음성이

아마노아마노 울린다




트로이의 전쟁에서 비명에 쓰러지던

아킬레우스의 뒷끔치가 보이는 듯하고


행주산성의 그 야심한 밤

살금살금 기어오르는 적진의 사다리를 아래로


더운물 퍼다나르는

사람들의 땀방울이 보이는 듯하고


기계음 소리

바쁘게 움직이는 공장 속


멍하니 서 있는 소녀의 깊게 페인 눈가 주름사이

흐르는 눈물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역사는 단절되지 않고

항상 일상 안에서 연속인데


시간의 조각들과 함께

역사라는 것도 사건으로개져서


누군가가 의미를 전해줘야만

우리에게 진짜 존재했던 것 같은

역사 의식이 생기는 듯하다


은하수 흐르는 밤

아름다운 하늘 밑


욕망의 도시에서

내일을 꿈꾸는 게 때로는 속절없이


어제도 내일도 존재했을 지금의 별들처럼

부질없어 보인다만


태양이 뜨고

구름이 가끔 해를 가리우는 오후 한낮


어느 청년의 흘리는 땀방울 즈음에서

미래는 과거에서 부터 오지 않고

지금의 연속이란 생각에


처음에 주어진 자유의지를 생각한다

거의 모든 것들의 상황이 있다


모든 것들은 상황이 있고

항상 context는 text를 기반으로 하지만


일단 발생한 상황은 이미 text 자체가 된다

한말은 이미 하는 말의 text가 되는 이치다


이런저런 생각에

항상 핀잔만 주던 어떤이들이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말에 귀를 닫으면

비로소 나는 들리기 시작한다


하늘빛

구름여음


빗소리

개울여울


단어들이 살아나서

가슴 속에 맺혀지는 밤


깊게 드리는 눈꺼풀과 함께

기울어지는 그림자는


어느것 하나 자기자신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 새로운 변화이다


너는 나가 아니고 나는 너가 아니지만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이다


반복과 아이러니는 친구라서

반복하는 가운데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아이러니가 반복되어 일상이 되는 시간들이 지나면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원래 그랬던 것처럼 행동하고 생각한다

나는 원래 그랬다가 아니라

모든 것이 낯설었다


낯설어지는 요즘 나는 즐겁다

사실 모든 것이 낯설었다


낯설움이 더할수록

익숨함과는 결별이다


누군가는 이것을 진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그냥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겠다


원래 모든 것이 낯선건데

낯설지 않은 척 하느라 우리는 스스로 상처를

내고 있었지 않았나 한다


답을 찾다가

더 많은 질문을 발견해 버리고는

물러설까 다가갈까 고민하듯이


삶이란게 답을 찾다가

더 많은 질문들 투성이에


일상의 의미로 깊숙이 들어갈까 혹은

도망갈까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도망가면 곧 청춘은 스스럼없이

당신의 그림자 속으로 숨어버리고


다시는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조용히 읖조린다만


나도 도망치고 싶었던 수 많은 시간들을

뒤로하고 고독과 함께 그 앞


그 빛이 나의 일상을 밝혀 주던

그 때 그 곳으로 오늘도 하염없이 간다


친구들이 많다

아마노아마노 보첼리와


고갱과 필립할스만과

푸치니와 베르디


그리고 김동인과 꺼삐단 리는

다 같이 막역한 친구들이다


인간이 되어가는

이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