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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ul 20. 2017

빛과 그림자

주관적 시간의 도래

문득 하루를 지내다 보면

이상하게 빛의 양이 많은 날이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보여지는 빛들이 많아지는 때


나는 주관적인 삶의 속도가

느리게 가고 있는게 느껴진다


이런 날은 어떤 생각을 해도

기본 반나절은 할 수 있다


객관적인 속도가 아니라서 그런지

비교대상이 없어지면서


상대속도가 무의미해지고

나에 대한 고민들이 깊어지는 시간들 말이다


빛의 깊이만큼 깊어지는 고민들




플라타너스 나무 사이로

빛들이 쏟아지고


사물들은 색깔의 옷이 아닌

명암의 옷을 입는다


그래서일까?

이런날은 그림자도 더 많이 보인다


사람들의 그림자

인생의 그림자


인생의 뒤안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그림자끼지 보이면은


그 자리에 앉아서

목 놓아울어도 좋은 시간


인생의 나이테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을

살깣이 기억하고 알려준다

오히려 저녁에 더 빛이 많다




햇살이 너무 밝은 정오의 태양보다

느슨해진 비탈길의 석양에게서


나는 더욱 감사함을 느낀다

인생이 저물어가는 시간


하루의 소망과 하루의 언어

순간의 감정과 개인의 의지.


그리고 지금 내게 남아있는

더 흘러가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빛을 발견하고는

아무런 의미없던 것들에게 이름을 부여한다




빛이 많이 인식되는 시간

나는 내 안의 빛이 더욱 뚜렸해짐을 느낀다


그런날이다 오늘은.

그림자도 더 많이 보이는.


정오의 태양인데, 빛이 많은데도 빛이 별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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