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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

주관적 시간의 도래

by 낭만민네이션

문득 하루를 지내다 보면

이상하게 빛의 양이 많은 날이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보여지는 빛들이 많아지는 때


나는 주관적인 삶의 속도가

느리게 가고 있는게 느껴진다


이런 날은 어떤 생각을 해도

기본 반나절은 할 수 있다


객관적인 속도가 아니라서 그런지

비교대상이 없어지면서


상대속도가 무의미해지고

나에 대한 고민들이 깊어지는 시간들 말이다


C360_2016-09-29-22-45-00-948.jpg 빛의 깊이만큼 깊어지는 고민들




플라타너스 나무 사이로

빛들이 쏟아지고


사물들은 색깔의 옷이 아닌

명암의 옷을 입는다


그래서일까?

이런날은 그림자도 더 많이 보인다


사람들의 그림자

인생의 그림자


인생의 뒤안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그림자끼지 보이면은


그 자리에 앉아서

목 놓아울어도 좋은 시간


인생의 나이테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을

살깣이 기억하고 알려준다

C360_2016-10-28-19-25-18-598.jpg 오히려 저녁에 더 빛이 많다




햇살이 너무 밝은 정오의 태양보다

느슨해진 비탈길의 석양에게서


나는 더욱 감사함을 느낀다

인생이 저물어가는 시간


하루의 소망과 하루의 언어

순간의 감정과 개인의 의지.


그리고 지금 내게 남아있는

더 흘러가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빛을 발견하고는

아무런 의미없던 것들에게 이름을 부여한다




빛이 많이 인식되는 시간

나는 내 안의 빛이 더욱 뚜렸해짐을 느낀다


그런날이다 오늘은.

그림자도 더 많이 보이는.


C360_2017-07-19-13-22-09-310.jpg 정오의 태양인데, 빛이 많은데도 빛이 별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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