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에 서서 나누는 생각
뜨거운 태양이 지난 오후 4시쯤
햇살은 점점 자신의 영역을 잃고
수 많은 그늘들이 그림자왕국의
도래를 알린다
빛들의 잔치에서 칭찬받는 존재들은
이제 어두울 때 빛이나는 이들에게
자신들의 왕관을 넘겨줘야 하는 때
비로소 사물들의 위치는 균형을 이룬다
그들이 드리우고 숲속의 온도는
서늘해지는 시간
역시나 바다의 온도와
육지의 온도는 균형을 맞춘다
그렇게 주고 받고 음과 양의 조화로움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었다
인생의 그들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항상 그런 건 아니고
인생의 밝은 빛을 보고 뛰어 놀던 시절이
지나가고 어느덧 태양이 지는 시기에
인생은 잠시 앉아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
삶의 의미를 하나하나 꺼내어서 들이 마신다
그늘의 온도도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가지고
사람들을 토닥거린다
뜨거운 태양의 온도만을 즐겨찾는 이들은
차가운 달빛의 시간이나
해질녘의 그늘의 온도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의 온도는 한곳에만 머물러 있다
그늘의 숨어있는 것 같은 이들이
불연듯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그림자왕국의 전설이 전해지는 시간
나는 다른 온도의 사람들을 그리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