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일기같다, 끄적끄적
가을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나이를 더 먹어서 그런가? 요즘에는 자꾸만 멈추선 시간이 많아진다. 이런 저런 생각을 골몰히 하는 것도 아닌데, 순간 멈춰져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시간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뭐랄까? 성장에 골몰하던 시간대에서는 외형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무엇인가를 계속 먹어야하고 인식하고 빨아들여서 내껄로 만드는 것에 목숨이라도 걸듯이 열심히 살았던 것도 같다.
그런데 어찌보면 내게는 이제 성숙의 시간대가 찾아온 것도 같다. 이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 내 것이 아닌 것들을 바깥으로 배출하고 정말 내 것이 왜 내것인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도래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은 말, 책에서 읽은 말들도 좋지만 내 마음속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말, 내가 정말 살아보고 싶었던 삶. 그리고 내가 정말 기쁜 시간들이 언제였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 그렇게 깊은 의미를 준다는 것을 이전에는 왜 몰랐을까? 사람은 그래서 다 때가 있나 보다.
요즈들어서 자꾸 우울한 기분이 많이 드는데, 그것은 부모님의 노화가 내게 큰 충격을 주는 것도 있지만, 사람들이 생각보다 너무 힘들게 산다는 것이다. 그렇게 힘들 게 사는 이유를 그들이 노력을 하지 않아서라고 쉽게 치부해버리기에는 억울한 일도 많고, 도움이 필요한 일도 많고,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미래의 희망을 잃어버리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느끼면서 더더욱 우울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우울함을 피하려고 오락을 즐길 수도 있고. 책으로 도피할 수도 있고, 그게 뭔 상관이냐 내 인생인데! 이러면서 현실을 외면할 수도 있지만. 이런건 왠지 내게 맞는 처방은 아닌 것 같다.
마음에 큰 빚을 지고 있는 것처럼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삶에 '감정이입'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은 정말! 그래 정말! 어떻게 해결할까? 정말 어떻게 하면 내일이 우울함이 오늘로 종말하고 내일의 희망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다. 물론 나도 아직도 답을 잘 모르겠고,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을려고 한다. 이러한 감정과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바보같은 생각도 들고, 그냥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만족하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정도로 삶을 마감하고자 하는 마음도 일부는 있다. 그런데 조금 외면하고 살다보면 또 눈에 들어오는 현실들에서는 그럴수가 없는 일상들의 범람이 일어난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정말 나는 정치를 하려고 하는건가? 가을이라서 그런가? 센티해지면서도 놓치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사람이 어느정도 인생을 살다보면 이건 정말 옳은 것이라서 꼭 해야한다는 신념이 생기는데, 나는 그런 신념이 생기는 계절이 찾아온 것 같다. 멋있고 먼가 있어보여서라기 보다는 정말 필요하고 '오늘 하루 한명이라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만 있다면'이라는 비전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워낙 희망없이 살아온 시간들이 많았기 때문일까? 나는 희망이 없으면 삶을 살수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혼자만의 희망이 아니라, 함께 꿈꾸는 희망이 아니면 더더욱 안될 것 같다. 이러한 신념으로 여러가지를 도전해봐야겠다. 휴! 아직 천둥벌거숭이처럼 혹은 구름에 달가는 나그네처럼, 때론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시인처럼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즐겁다. 그래도 기쁘다. 내일에 희망이 있다. 내일은 더 나은 내일이, 더 깊어지는 계절이 우리에게 찾아온다고 믿기 때문이겠지.
끄적이는 말들이 점점 많아지는 군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