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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추억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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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r 07. 2018

공간과 의미

인천 배다리골목

시간은 무게가 없으면 가속도를 더해 간다

그 무게라는 것은 의미를 말한다


아벨서점에서는 의미들이 줄을 서고

자신의 무게로 내려 앉은 종이 위에


스스로의 언어로 배열을 이루고

나의 인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천에 헌책방 골백의 아벨 책방은

이름 그대로 순수한 생명의 탄생처럼


아무런 말없이 자신들의 언어를 그어내린

헌책들의 존재가 나를 자리에 앉게 만들었다


때마침 흘러나오는 클래식의 초청에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이나 헌책들을 돌아보며


인생의 의미와 시간의 흐름

그리고 해결해야할 정치적 사안들이 떠 올랐다





싸리재 카페에서는 엔틱한 가구들이 반겼다

선한것은 강하다'라며 마음을 열었다


오래된 축음기의 미세한 소리에

아득한 옛날의 낭만들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시간은 이렇게 자신의 공간을 마련하고

과거와 미래에 내어주지 않은 현재가


자신의 공간에서 무게를 더한

'영원회귀의 현재'에만 집중하게 만들었다


동인천역에서 별로 멀지 않은

싸리재 카페에서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지나간 기억은 항상

감정과 이미지의 결합이다


우리가 추억이라고 부르는 것들도 사실은

그 당시의 감정과 그 시대의 이미지의 합일 것이다


싸리재에서 카페봉봉과 함께

향기나는 에스프레소에서 작은 낭만을 또 한번 맞이했다




공간을 활용한 지역활용 공간에서는

어느 작가의 지역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고 있었다


자신이 사는 동네에 대한 감상이

표현되는 사이에 우리의 삶은 조금 더 가치를 더 해 갔다




과거와 미래에 치우치지 않고

현재가 틈입하고 들어오는 사이에


인간의 조건은 항상 자유의지의 핵심

행위의 자유를 노래한다


인생을 현상학적으로 살면서도

과거를 해석학의 영역으로 남겨놓는 사이


우리는 어쩌면 현재 자체를 잃어 버렸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길은

목적과 수단이 하나가 되는 길


우리는 그 방법을 개발해야 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낭만을 낭만주의로 만들어


사상과 현실이 하나가 되는 시공간

의미들이 결합해가는 양식을 만들어보자 했다


많은 대화 이후에 우리에게 남은 건

사람을 사랑하고 우리의 언어를 찾는 것


부정성으로 남겨진 것들에게도 여전히

관심과 인사를 하는 것


우리를 추동하게 하는 인간 내면의

자유의지의 탄생은 결국은 사랑이었다는 것이다


인생은 그렇게 깊이를 더하고

내일을 희망으로 돌려 놓았다


인천 배다리 골목에서

다큐멘터리를 찍고 돌아왔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가 거기 있었노라라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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