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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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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r 08. 2018

삶과 중심

중심의 내밀함이 더해갈 때

자신의 도덕적 행위에 흡족해하며

자만심에 빠져서


보통사람들을 업신 여기는 사람들에게

예수께서 다음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

한 사람은 바리새인이고


다른 사람은 세금 징수원이었다

바리새인은 자세를 잡고 이렇게 기도했다


'오 하나님, 내가 다른 사람과 같지 않으니

감사합니다. 강도나 사기꾼이나 간음하는 자나


행여 이 세금 징수원과도

같지 않으니 감사합니다


나는 일주일에 두번 금식하고

모든 수입의 십일조를 드립니다


한편, 후미진 곳에 구부정하게 웅크려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던 세금 징수원은


감히 고개도 들지

못한 체 말했다


'하나님, 불상히 여겨주십시오

이 죄인을 용서해 주십시오'


예수께서 설명을 덧붙이셨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가 되어서 돌아간 사람은


다름 아닌 세금 징수원이다

너희가 고개를 쳐들고 거만하게 다니면


결국 코가 납작해지고 말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너희는 너희 존재보다

큰 존재가 될 것이다


누가복음 18장_유진피터슨 메시지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

다른 이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인정하는 것


다른 사람에 비해서 내 자신이 뛰어나고

어떤 이에 비교해서 훌륭하다고 하는 건


사실 허상에 불과하다

무엇에 대한 관점은 항상 그렇다


바른 관계를 맺는 것은

중심과 중심이 만나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우리의 존재는 어떤 것으로도

정의될 수 없는 것들이다


누구도 그 사람 속에 들어간 본 적이 없기에

항상 현상학적으로만 다른 이를 볼 뿐이다


그러므로 누군가와 비교해서

자기 자신의 정당성을 삼는 이들은


사상누각의 터 위에서

자신을 짓고 있는 셈이다




보이는 것들로도

보이지 않는 것들로도


다른이들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기 시작하면서


내면에서는 이상하게

자기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


신기하게 다른 이를

나와 그것이 아니라


나와 너로 대하는 순간부터

'나'라는 존재에게도 자유가 허락된다


그러한 자유에서 일어나는 우리의 행동은

자유에 의한 의지의 행동이기에


자유의지의 향연에서

인간을 더욱 큰 기쁨을 맛보고


드디어 누군가의 욕망이나

사회의 인정이 아니라


존재자체로서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움으로 살아갈 때


아 진짜 인간이구나

우리는 그래서 사람이구나 한다


이러한 사람이 걸어가는 길을

'삶'이라고 한다




예수님은 항상 내게

그렇게 삶으로 걸어오셨다


다른이와 비교해서

내가 더 큰 믿음을 가졌다하지 않으셨고


나를 그대로 받아주시는

그 흘러넘치는 사랑 안에서


나는 항상 자유로운 의지로

삶을 걸어갔던 것 같다


'이 죄인을 용서해 주십시오'라는 기도에

경인아 사랑한다'라고 응답하시는


그런 인격적이고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예수님을 통해서 흘러 나온다


나는 이런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고

사랑할 수록 더더욱 내 자신이 될 수 밖에 없다


중심의 밀도가 점점 깊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영광의 무게'이다


그런 무게 만큼 목소리는 빛이 나고

얼굴에는 평화가 넘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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