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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지식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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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r 11. 2018

지식과 서재

이 세상의 지식을 만났던 그 때

어느 시점이 지나고 나서는

당연한 것들이 고개를 들고서는  


자신들의 이름의 정당성을

나에게 묻는 시간이 생긴다


그럴 때 나는 그들에게

그건 원래 그랬었다고 나도 들어서 안다고 말하고


돌아서서는 대답은 못했는데

정말 왜 너의 이름은 그런걸까라고 되내이기 시작한다


사물이 자신의 가치에 맞는

자신의 이름을 찾을 때에는


흔히 말하는 ‘아우라’가 생기고

오직 비교할 수 없는 가치로 자리잡는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나에게 이름을 물어보는 사물들에게


내가 다시 이름을 지어주겠노라고 말하고서는

그럼 너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일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야 나는 가치라는 것이

인식의 중첩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나의 인상이 어떤 감각의 길을 내고

그러한 감각의 길이 깊어지면서 인식이 생긴다


그 인식이 생긱 후에는 이제는 사물을 보자마자

바로 이것은 ‘이런것 같아’라고 말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이름’을 붙여서 한번에 감각과 인식을 합쳐놓았다


이 세상의 문명이 발달할수록

그러한 인신된 이름들은 서로 결합되기 시작했다


이름과 이름이 만나서 문장이되고

문장과 문장이 만나서 문단이 되었다


문명이 자신만의 바벨을 쌓아가는 것과 맞물려서

이름과 이름은 자신만의 지식의 탑을 쌓아갔다




생각하는 존재인 사피엔스에게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의 바벨이 쌓여져 갔다


높은 도시의 탑들이 세상을 내리보았고

고차원적인 지식의 위계들이 인간을 정의내렸다


지식은 점점 자신의 성을 짓고

거대한 가치의 왕국을 만들어 냈다


여기 왕국에서는 가장 많은 가치를 소유한자가 왕이되고

어떤 이름도 갖지 못한 이들은 종이 되었다


점점 경쟁은 치열하게 되었는데

가치와 가치를 누가 더 독특하게 하는가에 따라서


새로운 가치가 부여되었다

가치를 다루는 사람들은 보이는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다


어느순간 새로운 발명이 생겨났다

가치를 보이도록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면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의 가치의 왕국이

보이는 세상에서의 제국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이런식으로 세상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결합해 갔다




사람의 가치는 얼마나 고귀한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순간 비교가 생겨났다


고귀한 사람이 있는 반면

고귀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가치를 많이 가진 사람을 고귀하다고 하는 반면

사물을 많이 소유한 사람을 고귀하닥도 했다


이 두가지를 모두 가진 사람이 있는 반면에

한가지도 가지지 못한 사라들도 있었다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의 가치는

점점 비교가능한 것으로 바뀌어갔다


경제적으로 존재하던 가치의 순위는

정치적으로도 발전하고 있었다


누군가보다 더 가치를 많이 가지거나

사물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은 사람들의 대표가 되었다


대표가 된 사람들은 합법적으로

다른이들의 가치를 자신에게로 모아놓고는


그것을 권위라고 표현하고

권력으로 사용했다


보이지 않는 권력인 권위를 가진 이들은

보이는 사물의 가치를 권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치는 이렇게 타락해갔고

사람들은 정치가 자신들의 가치를 빼앗아 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합법적이고

그것 밖에는 방식이 없기에 체념했다




권력은 자신의 이름에 가치를 더해줄

지식을 생산해내도록 유도했고


역사는 이것을 기록하고

정당성과 정통성을 부여했다


승리자의 기록들은 후세로 전해졌고

이들이 사용했던 가치들도 역시 전해졌다


사람들은 지식을 배우면 무엇인가

자신이 위대한 사람이 된다고 했던 말은 바로 이것이다


과거의 지식이 가진 가치들이

자기것으로 되어져가는 기분 말이다


지식은 그렇게 글로 기록되어져

서재에 쌓여가게 되었고 그것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학자나 지식인이라는 영예가 주어졌다

길이길이.




여기까지 생각이 미지자

내가 하고 있는 공부는 무엇인가를 물어보게 되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리도 가치를 찾아다니면서

지식을 쌓으려는가


이것은 분명히 존재의 위기이면서

위기를 만들어내는 비판이었다


위기가 사라진, 부정성이 사라진 자리에는

할 수 있음이라는 굳건한 담만 만들어진다


나는 지금 위기이다

내 삶을, 내 생각을 뜯어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


다른이들의 가치를 빼앗아오는 지식에 맞서서

자기자신들의 가치를 비밀로 놓아두는 세상을 위해서


비판적으로 가치를 분절하고

원래 그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지식의 서재에 쌓여 있는 가치를

동시대를 걸어가는 이들에게 다시금 선물하고


지식인에서 함께 걷는 친구로

함께 배울 수 있는 사람으로 돌아가야 한다




다시 나의 숙제는 나의 이름을 찾았기에

사물들의 가치와 이름을 찾으러 가는 것.


사람으로 다시 돌아온 지점

지식과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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